국가대표선수 출신으로 최초로 체육 주무부처 차관을 맡기까지 필자는 평생을 스포츠와 함께 해 왔다. 우리나라 스포츠가 발전하고, 이를 통해 국가 브랜드가 높아지는 역동적인 순간을 늘 함께 해 왔다. 때로는 현장의 선수였고, 때로는 선수들을 지원하는 감독이나 체육 행정가였다. 돌이켜보면, 맡은 역할은 시기에 따라 달랐지만, 스포츠를 통해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각오만은 늘 한결같았던 것 같다. 익산에서 태어난 필자는 어린 시절에는 학교 선생님을 꿈 꿨으나, 이리동중, 이리농림고 등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군인의 길에 매력을 느껴 해병학교를 거쳐 해병대 장교가 되었다. 체육인과는 거리가 먼 길이었다. 그런데, 1970년 베트남전 참전을 앞두고 갑자기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발탁되면서 운명처럼 체육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제 2회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1971년)'를 유치하면서, 당시 경호실장이자 대한사격연맹회장을 맡고 있던 고 박종규씨가 몇 차례 군대 사격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필자를 사격선수로 지목한 것이다. 이후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78년 방콕, 82년 뉴델리, 86년 서울 등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을 기록하는 등 적지 않은 수상의 영예를 누렸고, 선수생활을 은퇴한 뒤에도 국가대표 사격팀 감독, 대한체육회 임원 등으로 체육인의 삶을 떠나지 않았다. 2011년부터는 2년여 간 태릉선수촌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맡아 역대 원정 대회 최고 성적인 종합 5위를 달성한 것은 가장 뜻 깊은 기억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무한경쟁 시대에 스포츠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포츠를 통해 통해 국가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킨 대표적인 나라다. 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의 통합된 힘과 우리나라의 발전된 모습을 세계에 널리 각인시키면서 국가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인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4대 스포츠 축전을 모두 여는 세계 6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스포츠대회에서의 경기력도 세계 상위권에 섰다. 아마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이라는 데는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를 통해 국가브랜드를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이제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면, 스포츠 선진국은 어떤 모습일까? 필자는 '국민 누구나 스포츠를 통하여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는 나라'가 스포츠 선진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는 국정의 중심을 국가가 아닌 국민 개개인에 두고 국민행복을 추구하는 박근혜정부 체육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새 정부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스포츠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종합형 스포츠 클럽과 스포츠 교실은 물론 각종 생활체육시설을 연차적으로 늘려나가는 등 100세까지 누구나 집 가까이에서 건강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국민 모두가 1인 1기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를 제안한다. 이는 새 정부 체육정책의 지향점이며, 우리나라가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지름길이다. 스포츠를 통해 또 다시 국가브랜드를 높일 새로운 기반이기도 하다. △ 박 차관은 고려대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국가대표 사격감독, 대한체육사 이사, 태능선수촌장 등을 역임했다. 기고 | desk@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