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의 밀선(꿀샘) 이야기
1, 종명 : 벚나무
2 학명 : Prunus serrulata var. spontanea(Maxim.) E.H.Wilson
3, 생물학적분류
ㅡ계 : 식물계
ㅡ문 : 속씨식물문
ㅡ강 : 쌍떡잎식물강
ㅡ목 : 장미목
ㅡ과 : 장미과
ㅡ속 : 벚나무속
꽃색 : 흰색
개화기 : 4월 ~ 5월
분포지역: 중국 일본 한국 등
형태 : 낙엽활엽교목
크기 : 10~20m
4, 개요
벚나무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교목으로 잎자루는 길이 2~3cm이며 2~4개의 꿀샘이 있다. 꽃은 4~5월에 분홍색 또는 흰색으로 핀다.
벚나무 꽃은 꽃봉오리가 열리기 시작하여 일주일 정도, 한꺼번에 피었다가 진다. 벚꽃은 동백이나 무궁화처럼 통째로 꽃이 떨어져 나무 밑에 굴러다니는 것이 아니라, 벚꽃은 5개의 작은 꽃잎이 하르르하르르 한 장씩 떨어져, 산들바람에도 멀리 날아간다.
벚나무는 천년을 거뜬히 넘기는 은행나무나 느티나무와는 달리 백수를 채 넘기지 못하며, 인간의 수명과 비슷하다. 꽃이 한꺼번에 피느라 정력을 너무 소모하고, 잎이 곤충의 애벌레에게 공격을 받기 쉬운 탓도 있다. 벚나무의 줄기엔 입술모양의 수피가 많이 생겨나 있다. 이 입술모양 수피는 숨쉬기 위한 숨구멍이다. 손으로 문지르면 입술에 연지를 바른 것처럼 붉게 변하기도 한다.
5, 벚나무 밀선(꿀샘)
벚나무 잎을 자세히 보면 노랑색 동그란 벌레 같은 것이 있다.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개미를 끌어들이려 만들어진 벚나무 이파리의 꿀샘(밀선)이다. 꿀샘은 잎자루 끝부분에 꿀샘이 있다. 어린잎에는 잎의 톱니 부분에도 꿀샘이 있다.
벚나무는 벌을 위한 꿀샘과 개미를 위한 꿀샘을 따로 가지고 있다. 이 중 개미를 위한 꿀샘을 밀샘(단물샘)이라고 하는데, 잎자루에 난 2개의 혹 모양으로 자세히 보면 가운데 구멍이 있는 동글납작한 형태다. 밀샘의 목적은 개미를 불러서 꿀샘을 통해 개미에게 꿀을 내어주고, 해충(애벌레)이나 새의 접근을 막고 벚나무에 기생하는 진딧물을 제거하는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정말로 기발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벚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물이 맺혀 있는 붉은 밀샘으로 개미들이 부지런히 오르내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밀샘이 생긴 모양, 위치가 제각각인데다 개미의 움직임도 워낙 자유로워 벚나무 아래에서의 밀샘 관찰은 시간 가는 걸 잊을 정도로 매우 재미가 있다. 달콤한 밀샘으로 개미를 유인해 다른 벌레들이 달려들지 않도록 하고, 개미는 달콤한 밀샘을 먹을 수 있어 좋으니 서로 상호협력작용을 셈이다. 개미는 벚나무의 보디가드인 셈이다.
6, 스토리텔링
벚나무는 봄에 한꺼번에 꽃이 왕창 핀다. 다른 나무들은 조금씩 피는데 유독 벚꽃나무만 한꺼번에 피는 이유는 무엇일까? 벚꽃의 냄새를 맡아 보면 향이 나질 않는다. 향이 나지 않는 벚꽃이 조금만 피면 벌과 나비가 오질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꺼번에 왕창 피어 벌과 나비를 유인하는 것이다. 아울러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은 산벚나무로 만들어졌음이 최근 과학적인 조사에서 밝혀졌다. 산벚나무 65%, 돌배나무 15% 이밖에 박달나무,단풍나무, 후박나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7, 왕벚나무와 산벚나무 구분
왕벚나무와 산벚나무는 구별이 매우 어렵다. 다만 도시에 가로수로 많이 심어지는 것은 왕벚나무들이다. 산벚나무는 주로 산에서 자생하는 것들이다.
왕벚나무는 잎뒷면과 잎자루에 털이있다. 반면 산벚나무의 잎은 털이없다. 꽃자루도 마찬가지로 왕벚나무만 털이있다.
8, 밀선을 만드는 나무
벚나무와 앵두나무, 복숭아나무는 잎저에 밀선(꿀샘)을 만들어 당을 저장해 놓는다. 그렇다면 왜 밀선을 만들까? 그 이유는 벚나무와 앵두나무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나무들은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을 제압하기 위해 이 밀선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밀선에 들어있는 당, 즉 꿀을 누가 좋아하느냐? 바로 개미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나무들은 개미에게 밀선에 들어있는 꿀을 제공하고. 개미는 이 나무들을 공격하는 포식자들을 쫒아내고 물리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개미들은 꿀을 얻는 대신에 이 나무들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개미와 벚나무의 관계는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벚나무가 유전자를 전달하며 지금까지 존재하는 동안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유전자를 계속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진화해 나간 것이다. 유전자의 전달과 생존은 숲을 이루는 모든 생물의 목적이며 소통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생존하는지, 어떻게 나의 유전자를 전달하는지, 어떻게 수분과 생식이 이루어지는지 살펴 보면 같은 종이 없다. 모두 자신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계를 사랑하고 숲을 사랑한다는 것, 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생물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과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숲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시발점인 것이다
□동화(벚나무공주와 개미장군)
옛날 벚나무 나라는 아주 평온하고 화사했습니다.
봄이면 환한 꽃을 피워 나라 전체가 축제였고 이 것을 보러 많은 새와 곤충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열매가 맺히면 열매를 따 먹기위해 예쁜 꾀꼬리, 비둘기, 너구리, 다람쥐가 찾아왔습니다. 사람들 나라에 사는 아이들과 가족들도 함께 찾아와 가지를 휘어잡고 벗나무 열매를 따먹었습니다. 검정 버찌를 많이 먹은 계절에는 모든 벚나무나라 손님들은 검은 똥을 누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벚나무 나라 공주는 걱정이 생겼습니다. 벚꽃을 구경하고 버찌를 따먹는 것은 좋은데 여러나라에서 찾아온 곤충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눌러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버찌를 따먹다 줄기에 난 상처속에 들어가 살았습니다. 벚나무는 몸에 상처가 나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끈적끈적한 액체를 뿜어 내는데 이것을 먹기 위해 벌레들이 몰려들고 속살까지 파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해 부턴가 벚나무 나라에는 병들어 죽어가는 나무가 많아지고 벚꽃도 제대로 피워내지 못할 정도로 나라 전체가 시름시름 앓고 있었습니다. 벚나무 나라 공주는 고민을 하다 묘안을 생각해 냈습니다. '아하, 개미나라 장군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겠다.' 벚나무나라 공주는 개미나라 장군을 찾아갔습니다.
"개미나라 장군님, 저희 벚나무 나라 좀 도와주실래요?"
"아니 무슨 일이요? 어떤 일을 도와달란 말이시오."
"다름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 많은 벌레들이 찾아와
벚나무 줄기를 파먹고 사는데 이 벌레들좀 물리쳐 주세요." "으흠, 그 벌레들을 물리치는 것은 어렵지 않소만, 우리 개미나라에서 그 일을 해 준다면, 벚나무나라에서는 우리 개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소?"
벚나무 나라 공주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언제든지 원하실 때마다 맛난 꿀을 듬뿍 드리겠습니다"
"정말이요? 그런데 항상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꿀을 준다는 말이오?"
"걱정하시 마세요, 꿀을 원하실 때는 언제든지 벚나무 가지에 달린 잎파리로 오세요."
"잎자루에 두개의 꿀이 나오는 샘을 만들어 놓을테니 언제든지 그곳만 건드리시면 꿀을 드리겠어요"
"다른 벌레들이 알지 못하도록 더듬이로 똑똑똑 또또독 건드려 주세요. 이것이 암호예요"
"흐흠, 좋소! 그렇게 꿀을 준다면야 우리 개미나라도 좋은 일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벚나무 나라 공주는 돌아가 개미나라 병정들이 찾아오는 진군 나팔 소리가 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며칠이 지나 개미나라 병정들이 움직이는 진군 나팔소리와 함께 끝없이 이어진 개미들의 행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많이 오는지 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병정개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개미, 일개미, 수개미, 여왕개미까지 있었습니다. 너무나 놀란 벚나무 공주는 개미나라 장군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찌된 일인지요? 왜 모두 벚나무 나라로 오는 것인지요?" "허허허, 그것은 벚나무나라 공주가 돌아간 다음, 개미 병정들이 벚나무 나라에 들어가 조사를 해보았소. 그랬더니 정말 꿀샘을 나뭇잎마다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오. 그래서 아예 우리 개미나라를 벚나무 밑둥에 만들어 벚나무 나라의 땅속과 땅위 모두를 지켜주기로 한 것이오. 우리의 생각이 어떻소?"
벚나무 나라 공주는 너무도 신나고 고마워 그만 자지러지게 웃고 말았습니다. "오호호, 오호호호." 이 웃음소리를 들은 모든 병든 벚나무 들이 놀라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자신의 상처에 붙어 있던 벌레들을 개미들이 모두 입으로 물어 땅바닦으로 떨어트리고 가지마다, 잎마다 개미들이 올라와 보초를 서주고 있었습니다. 벚나무 들은 모두 신이 났습니다.
그 후로 벚나무들은 다시 화사한 꽃을 피우며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벚나무와 개미는 함께 살며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 합니다.
벚나무 잎자루에 붙어 있는 두개의 꿀샘은 아직도 꿀을 내보내고 벚나무 아래에는 유난히 개미집이 많은 이유도 서로 지켜주며 도움을 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랍니다. ㅡ코딱지가 써보는 생태동화(광명시민신문, 2002. 11. 13.에서 발췌)
□출처
ㅡ다음백과사전
ㅡ네어버백과
ㅡ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식물
ㅡ코딱지가 써보는 생태동화 (2002년 11월 13일광명시민신문)
ㅡ위 벚나무 사진은 2021년 7월 15일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주공1단지 아파트 광장에서 촬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