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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예쁘다. 처음 보는 옷이네! 괜찮다~ 얼마 줬어?”
평소 꼼꼼하게 돈 쓰기로 유명한 친구가 처음 보는 옷을 입고 나타났다. 핏이 제대로 사는 모습에 역시 사람은 옷이 날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으로 넌지시 가격을 물어봤더니 의외로 저렴해서 놀라고, 50% 할인 받았다는 데서 또 한 번 놀란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 "어디서 샀는데? 아직도 살 수 있어?"
그날 꼼꼼한 친구에게 전수받은 쇼핑의 꿀팁을 나름대로 정리해봤다. 포인트는 수많은 세일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세일을 챙기는 것! 세상에는 수많은 '세일'들이 있다. 그리고 모든 세일은 각자의 이름과 특징이 있다. 나에게 필요한 세일을 놓치지 않고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본문에서 계속한다!
세일이라고 다 같은 세일이 아니다!
세일은 생산 또는 유통 혹은 보관 과정에서 예고치 못한 사고로 손상이 발생한 제품, 또는 제때 판매하지 못해 남은 재고를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흠집 또는 긁힘, 철 지남은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기에 의식하면 결점이지만 용인한다면 싸게 사들일 기회다.
그런데, 세일이라고 다 같은 세일이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세일도 종류가 굉장히 많다. 무슨 세일, 무슨 세일. 그냥 대충 가져다 붙이는 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각자 뜻이 다르고 특징도 다르다. 아래에서 살펴보자.
▶ 시즌오프 세일
계절이 바뀌는 이맘때 돌입하는 대표적인 세일 행사다. 지금은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시기이므로 여름 시즌오프(Summer Season Off Sale)라 부른다. 반대로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기는 윈터 시즌오프(Winter Season Off Sale)에 해당한다.
시즌오프 세일은 신상을 저렴하게 득템할 기회이기도 하다. 재고제품도 덩달아 나오긴 하지만, 주로 세일하기 직전까지 진열대에서 손님의 눈길을 끌던 주력 상품이 시즌오프 세일 대상일 확률이 높다. 쉽게 말해서 상품들이 제때를 놓쳐 이월상품이 되기 전에 적당한 할인율로 아직 신상인 물건들을 판매하는 세일. 그것이 바로 시즌오프 세일이다. 그러므로 유행에 민감하여 '신상' 위주로 구매해야 한다면 시즌오프 세일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
시즌오프 세일
특징 : 제철 신제품이 이월상품으로 넘어가기 전에 할인하는 행사
할인율 : 20~40% 가량
장점 : 최신 트렌드의 신상품을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
단점 : 물건이 많지 않고 할인율이 다소 낮은편
시즌오프 세일 제품만의 단점도 존재한다. 많이 나가는 인기 치수 혹은 선호하는 색상은 수량이 없거나 있어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바로 직전까지 주력이던 상품인 데다가 팔고 남은 수량만큼만 준비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 취향이 독특하거나 혹은 체형이 유독 도드라질 경우 의외로 선택권이 풍족할 수 있다. 할인율은 평균 20~40% 사이로 보면 된다.
▶ 이월상품 세일
시즌오프 세일로도 팔지 못하고 남겨진 상품은 이월상품이라는 명칭으로 새 삶을 시작한다. 제때 팔지 못한 재고상품들, 상시 할인의 대명사인 아울렛에서 파는 제품에 이월상품들이 많이 섞여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시즌오프 세일도 지나간 다음에 이월상품 세일을 하기 때문에 여름에 겨울 제품을 팔거나, 겨울에 여름 제품을 팔기도 한다. 당장 쓰기 위함이 아닌 이르면 반년 뒤 늦어도 내년에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촉을 세워야 쓸만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이월상품 세일
특징 : 제철이 지난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판매
할인율 : 30~50% 가량
장점 : 적당한 할인율, 잘 고르면 최신 트렌드에 따라갈 수 있음
단점 : 창고에 있던 물건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먼지나 오염에 주의
이월상품 세일에서는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의 제품을 건지면 만족도가 높다. 창고에서 묵힌 제품이 가판대로 나온 상황이라 먼지나 오염이 발생할 수 있어서 구매 시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도 요령이다. 보통 할인율은 30~50% 수준.
▶ (이월상품) 초특가전
이월상품 세일을 거친 후에도 안 팔리고 남은 물건은 악성 재고가 된다. 창고에 보관하는 물건이 많아지면 물류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악성 재고는 빨리 해결해야 한다. 이런 물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세일이 '초특가전'이다.
초특가전
특징 : 이월상품 중에서도 오랫동안 안팔리는 제품을 저렴하게 처분
할인율 : 40~80% 가량
장점 : 가장 높은 할인율
단점 : 유행이 지난 제품이 많고 제품 관리상태가 좋지 않아 점검 필수
일명 ‘떨이’가 목적인 파격 할인 행사인데 제철을 두세번 지나서 유행이 끝난 제품들이 주로 나온다. 기간으로 분류하면 대략 2년 정도 묵힌 제품이 이때 새 주인을 찾는데 이들 제품의 할인율은 보통 60%에서 최대 80% 이상도 자주 볼 수 있다. 1+1이라는 미끼로 구매를 장려하는 경우도 있다. 재고를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파는 데 목적이 있다.
▶ 기획상품전
▲ '식료품 기획상품전'과 같은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보통의 세일은 팔고 남은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진행한다. 하지만, 기획상품전은 조금 다르다. 기획상품전의 콘셉트를 미리 결정하고 여기에 맞춰 상품을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추석 명절이 코앞이라면 추석 명절에 어울리는 콘셉트로 기획을 하고, 적합한 상품을 구성해 판매하는 일련의 활동이 기획상품전으로 전개된다. 상품을 고민한다는 말에는 완전히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기획상품전
특징 : 특정한 주제와 콘셉트에 해당하는 상품을 모으거나 만들어 전시하는 행사
할인율 : 10~40% 가량
장점 : 특정 주제와 관련된 물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예: 추석 기획전)
단점 : 할인율이 높지 않다
'무슨무슨 브랜드 설립 몇 주년 기념'처럼 특정한 브랜드나 쇼핑카테고리를 주제로 제품을 구상하고 판매에 돌입하는 방식도 기획상품전이라고 부른다. 이때 한정판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재고가 아닌 신상이 포함되기도 하고, 기획상품전 전용 신상을 만들기도 한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이슈 아이템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기획상품전만 찾아다니는 마니아가 있을 정도다. 대신 기획상품전은 다른 세일에 비해 할인율이 높진 않다.
▶ 브랜드 세일
패션 아이템. 특히 SPA 브랜드가 시즌별로 하는 행사가 대표적이다. 일정 할인률을 제시하고, 신상도 선보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싼값에 새로운 아이템을 사들일 수 있어서 좋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쓰지 않고도 대중의 호기심도 유도할 수 있어서 좋다.
브랜드 세일
특징 : 특정 브랜드가 자사의 제품을 할인하여 판매
할인율 : 업종별, 업체별 상이함
장점 : 평소 관심있었던 브랜드의 세일이라면 만족도가 높다
단점 : 다른종류의 세일과 큰 차이가 없다
브랜드 세일은 비단 패션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아이템이 대상이며 주력 브랜드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행동에 임하는 활동이다. 자동차 회사는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브랜드세일이라는 방식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량 증대를 동시에 꾀한다.
뻔한 세일 말고 요즘 뜨는 세일을 알아보자!
위에서 설명한 세일이 대중을 상대로 펼치는 공개적인 활동이라면 특정 타깃만을 상대로 전개하는 비공식 세일도 있다. VIP 고객을 대상으로, 또는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세일은 보통의 세일보다 더 파격적인 구매 혜택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 패밀리 세일
▲ 보통은 비공개라서 참여가 쉽지 않은 패밀리 세일
패밀리 세일의 원래 취지는 브랜드 위상 증대 또는 소속된 회사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하던 세일이다. 제품이 제철을 지나 이월상품, 악성재고가 되면 브랜드 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약 시장에서 제품이 안팔릴 경우 소수의 VIP 회원에게 초특가로 판매하거나, 제조업체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판매하여 브랜드 가치 하락을 막고 재고를 정리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게 바로 패밀리 세일이다.
패밀리 세일
특징 : VIP 회원 또는 제조사 임직원에게 오픈하던 비공개 특가 세일
할인율 : 40~80% 가량
장점 : 매우 높은 할인율, 초특가전보다 다소 나은 물건 관리/진열 상태
단점 : 참여하기 어렵고 이름만 패밀리 세일인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원래 패밀리 세일에 들어가려면 특별한 VIP 전용 초대장이 있거나, 해당 브랜드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가족 혹은 지인이어야 한다. 일반인은 경험하지 못하는 초특가 비공개 세일이 있다는 것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나도 저 세일에 가보고 싶다'는 목적의식을 자극한다. 요즘은 패밀리 세일이 유명해지면서 서서히 비공개에서 반(?)공개로 바뀌고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패밀리 세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한 이월상품전을 패밀리 세일이라고 이름 붙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 역시즌 세일
최근 업계에서 가장 핫한 세일이다. 무더운 날씨가 한창인 여름에 겨울에만 필요할 것만 같은 패딩 점퍼의 구매를 유도하거나, 한여름에 전혀 필요 없는 난로를 구매하게 만드는 세일링 기법이다. 추워서 벌벌 떠는 겨울에 반팔 티를 사게 만들거나 여름에나 쓰일 법한 다양한 아이템의 구매를 장려하기도 한다.
역시즌 세일
특징 : 제철이 아닌 정반대 시즌의 물건을 판매하는 행사
할인율 : 얼리버드의 경우 10~30% 가량, 이월상품 역시즌의 경우 30~80%
장점 : 저렴한 이월상품과 얼리버드 신제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단점 : 얼리버드 상품이 없을 경우 일반적인 이월상품전과 큰 차이가 없다
특정 계절에 정반대 시즌의 상품을 내민다는 것은 일단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구잡이로 철지난 물건을 내었다가는 고객의 반응을 못 얻고 망하는 세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역시즌 세일이 핫한 것은 왜일까? 그저 저렴한 이월상품만 내미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상품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얼리버드 쇼핑의 기회임을 어필하기 때문이다.
▲노스페이스의 일명 '소지섭 롱패딩', 역대급 더위였던 7월에 출시했다. 안 믿기겠지만 여름 신상(?)이다
남보다 한발 먼저 구매하는 제품이 이월상품이 아니라 완전 신상인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노스페이스에서 올해 7월 출시한 소지섭 롱패딩 신제품. 출시하자마자 얼리버드 세일로 정가보다 약간 저렴하게 판매했다. 이후 찬바람이 불어오면 세일가가 아닌 정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얼리버드 할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이월상품도 역시즌 세일에 함께 팔리다보니 할인율도 좋고, 신상부터 이월상품까지 물건도 풍성하고, 미리미리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역시즌 세일이 뜨는 것 아닐까?
알뜰살뜰 불경기에 더욱 뜨는 세일, 기억해두면 돈 버는 기회
아무리 자린고비처럼 졸라매도 한계가 있다. 생필품 소비를 줄일 수는 없기 때문. 그래서 최대한 세일을 잘 이용해야 한다.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제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약간의 번거로움을 감소한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곧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데, 이때 주목할만한 세일은 기획상품전과 역시즌 세일이다. 명절 관련 콘셉트로 짜여진 기획상품전을 잘 이용하면 명절에 꼭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고, 역시즌 세일을 이용하면 다가올 겨울 대비를 저렴하게 할 수 있다.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김현동 news@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