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4일 주님 공현 대축일 미사 강론
- 주님을 향한 여정, 동방박사의 마음으로 걸어가기 -
2026년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우리는 저마다의 마음속에 작은 결심 하나씩을 품고 한 해를 시작합니다. 평소와 다른 내 모습을 꿈꾸거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어지는 것은, 우리 삶에 어떤 '표징'들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거나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생길 때, 우리는 비로소 변화가 필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별을 따라 길을 나선 사람들
아주 오래전, 밤하늘을 연구하던 동방의 박사들도 우리와 비슷한 표징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인류의 위대한 인물이 탄생할 때 나타난다는 신비로운 별을 발견했고, 그 별이 이끄는 길을 따라 무작정 발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역시 인생의 어둠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맬 때, 길을 밝혀주는 별빛 같은 존재나 조언자가 간절히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마음속의 헤로데와 동방 박사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 세상은 두 갈래의 마음으로 나뉘었습니다. 동방 박사들은 새로운 구세주를 만날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헤로데 임금은 자신의 기득권이 흔들릴까 봐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이것은 변화를 꿈꾸면서도 동시에 편안함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우리 내면의 모습과 참 닮아 있습니다. 새로운 결심을 방해하는 나태함과 욕심은 마치 예수님을 없애려 했던 헤로데의 마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세 가지 보물
긴 여정 끝에 아기 예수님을 만난 박사들은 황금과 유향, 몰약을 예물로 바쳤습니다. 이 예물들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세상의 왕이신 분께 드리는 감사의 '황금', 그분의 신성을 찬미하는 기도의 '유향', 그리고 우리 삶의 고통과 희생을 함께 짊어지겠다는 다짐의 '몰약'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 자체가 바로 동방 박사들이 걸었던 그 신앙의 여정입니다.
다시, 별을 향해 나아가는 한 해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버려 낙심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비록 우리 앞길에 많은 유혹과 걸림돌이 있더라도, 동방 박사들이 험난한 길을 뚫고 아기 예수님께 가 닿았던 그 용기를 기억해야 합니다. 올 한 해, 우리 교우분들 모두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소중히 간직하며, 서로에게 따뜻한 별빛이 되어주는 풍성한 시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동방 박사들의 이야기가 오늘 당신의 마음에 어떤 별을 띄웠나요? 이번 주에는 내 삶의 길을 비추어주는 '고마운 별' 같은 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송용민(사도요한) 신부
첫댓글 신부님, 은혜로운 강론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한 주만 지나면 새 임지로 가시겠군요. 누구든지 첫 마음은 설렘과 두려움이 겹치겠지요. 논현동 성당에서 사목을 잘 하셨으니 가좌동 본당에서도 따뜻한 사제, 화목한 성당 분위기로 신자들을 행복하게 해주실꺼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2012년 삼산동 성당 계실 때 주님 공현 대축일 강론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어제 다시 읽었답니다.
구구절절 은혜롭고 신학적이고, 또한 철학적이라 다시한번 신부님의 글에 감동이었어요 ㅎㅎ
저희 대구대교구는 내일 네분이 새 사제로 서품을 받습니다. 갈수록 줄어드는 성소자로 인해 우리 신자들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라 여겨집니다.
신부님이 계셔 영적으로 풍요로운 은혜를 받습니다.
새해에도 주님의 선하심으로 사랑받는 신부님 되시길 멀리서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신부님, 새 부임지가셔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