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은 살벌한 무역전쟁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때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6~7년은 넘은 일입니다. 그야말로 총과 대포만 동원되지 않았지 미국과 중국은 무지막지한 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중은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국 이른바 동맹국이라는 나라들까지 동원해 서로의 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호주 일본 그리고 한국을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무역전쟁이 자칫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세계는 우려속에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 산업과 관련해서는 더욱 더 강한 충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미중이 갑자기 양국 긴급회의를 개최하게 됩니다. 다름아닌 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합성마약인 펜타닐 문제를 공동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문제가 많았으면 무역전쟁중에 양국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은 베이징 댜오이 국빈관에 거창한 단상까지 차려놓고 미국측 실무단을 맞았습니다. 중국측은 중국 경찰을 총괄하는 공안부장을 대표로 내세웠습니다. 마약문제가 심각한 만큼 경찰력을 대표하는 책임자를 전면에 배치한 것입니다. 미국이 백악관 국토안보 부보좌관을 단장으로 파견한 것보다 격을 훨씬 높힌 것입니다. 미국이 그동안 중국 기업이 펜타닐 원료를 제조해 멕시코 등지로 보내고 그곳에서 대량의 펜타닐이 제조된 뒤 미국으로 넘어온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미중 갈등이 마약갈등으로 비화하고 새로운 충돌 우려가 생기자 미중 정상은 지난해 (2023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급하게 열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첫 실무회의가 중국에서 개최된 것입니다.
미국은 지금 펜타닐로 인해 폐해가 너무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이 18~49세 사망원인의 1위가 될 정도입니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는 대낮에도 비틀거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마약 중독자들이 널려있는 모습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멕시코 마약조직에 펜타닐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 기업들을 처벌하라고 중국에 여러차례 요청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10월 펜타닐 전구체라는 펜타닐 합성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하거나 관여한 곳으로 추정되는 중국 기업과 기업 관련자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중국에 근거지를 둔 기업 12곳과 관련자 13명이 제재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중국기업 8곳과 해당기업의 직원 12명을 기소했지만 중국 정부의 부실한 수사 협조로 체포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펜타닐은 정말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펜타닐의 약효는 다른 진통제인 모르핀의 50배에서 100배에 달합니다. 강력한 효과때문에 원래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나 대형 수술 환자용 진통제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는 미국에서 마약으로 잘못 사용되면서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미국에서는 마약성 진통제가 제약업체의 로비로 제재가 완화되고 의사들의 무책임한 처방으로 수많은 오남용자를 양산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게 된 것입니다. 싸게 제조되는 펜타닐은 거리의 마약상들에게 흘러들어갔고 그것이 젊은층에게 쉽게 전달됨에 따라 현재와 같은 미국내 가장 골치아픈 현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의 오남용이 비단 미국의 일만이 아닙니다. 남미와 유럽 그리고 동남아시아 급기야 마약의 청정지역이라는 한국에까지 물밀듯이 흘러들어 오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다하다 못해 눈에 불을 켜고 싸우던 미국과 중국이 이런 문제로 긴급 회의를 열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전세계가 마약에 중독되고 말 것이라는 깊은 우려감이 반영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전세계는 왜 지금 마약의 늪에 빠져들고 있을까요. 한번 봅시다. 뉴스를 들여다 봅시다. 무엇이 보입니까. 온통 부정적인 사안밖에 보이지 않지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벌써 2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사생결단의 전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세계를 이끈다는 미국과 중국은 벌써 몇년전부터 서로 치고 받고 정신없이 싸우고 있습니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잃었다는 소리도 많습니다. 미국 젊은이들은 이미 미국정치에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와 미래를 위해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는 미국의 건국이념은 지금 박물관에 박혀 있습니다. 세계의 리더로서 아메리카 드림을 리더했던 미국의 후예들은 이제 비젼과 꿈을 잃었습니다. 미국의 정치는 희망속에 있지 않습니다.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는 그 아름다운 전통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자신들의 생각과 틀리면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서슴치 않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민주 공화 공화 민주 양당 지지자들은 서로 결혼도 시키지 않을 정도로 초강력 갈등속에 놓여 있습니다. 인종 갈등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닙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인종차별로 인한 폭력사태가 발생하는 속에서 세계 리더국가의 이미지는 이미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런 속에서 젊은이들은 길을 잃었습니다. 자포자기하는 부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취해 세상을 잊는 것에서 위안을 찾는 듯 합니다.그런 환경속에 손싶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펜타닐입니다. 싸고 구입하기도 쉽습니다. 호기심 등으로 펜타닐에 접촉한 사람들이 마약중독자로 변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지금 경제혼돈 상태입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극심한 실업속에 놓여 있습니다. 중국 대졸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실업상태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진핑만 우상화하면 세계 1위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었던 중국 젊은이들이 대단한 패닉상태에 빠졌습니다. 천하의 중국몽에서 이제 깨어나야 하는데 워낙 오랜기간동안 세뇌당한 젊은이들은 그 꿈에서 깨어나는 것조차 두려워합니다. 물론 중국은 강력하게 마약을 단속하기에 미국보다는 덜하지만 중국의 상당수 젊은이들이 청나라 말기처럼 마약에 손을 대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상한 이유로 마약성분이 든 음료수나 주사를 맞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강력한 마약단속을 편다고 하지만 지금 한국에 마약중독자들은 더욱 늘어만 가는 추세라고 합니다. 한국 젊은이들도 길을 잃었습니다. 태어나서 오로지 강한 경쟁속에 자라 정신적 내공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나라가 저출산 세계 1위국에 자살률 1위국에 노인빈곤율 1위, 노령화 속도 1위, 세계 성형수술자 세계 1위라는 요상한 세계 1위속에 비젼과 희망을 잃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 마약이 느는 것은 갈등과 극도의 경쟁속에서 자그마한 위안을 찾으려다 순간의 착각으로 마약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마약이 무서운 것은 마약이 남용되는 것은 세기말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인 강국을 붕괴시킨 주 원인은 나라 구성원들의 찰라적인 정신상태와 일확천금 심리 그리고 세상 시름을 잊기 위해 보다 강력한 성분을 찾는데 있다고 합니다. 지금의 펜타닐은 과거 청나라 시대 중국을 멸망시킨 바로 그 아편과 차원이 다릅니다. 아예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실로 전세계를 중독속에 빠뜨릴 정도의 막강한 펜타닐이 지금도 엄청난 규모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 등이 그 원료를 만들고 그것이 멕시코 등 마약제조세력에게 넘어들어가 생산된뒤 싼 값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정말 답답한 마음입니다. 미국과 중국 실무진이 긴급하게 만나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는 모르지만 실효가 있는 대책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또한 마약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해야겠지만 왜 마약이 그렇게 광범위하게 펴져 나갔을까 또는 왜 마약의 해악을 잘 알면서도 그 마약에 손대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대책마련이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4년 2월 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