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우리집에서 추석에 제사를 지내나 안지내내나 궁금해서
전화를 걸어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사는 지내지만 나는 참여를 안한다고 했다. 물론
처도 제사음식 장만을 하지 않고 신항에 있는 동생과 제수가 와서 음식도 조리하고 제사를
모실 것이다. 사연인즉슨, 지난 금요일 당진에 사시는 바깥사돈(76세)께서 췌장암으로 별세를
하셨고 우리 내외가 문상을 다녀왔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제사를 모시지 않는 집안도 많다고 한다. 일부는 돈을 주고 절에대 기제사며 명절 제사를
모신다고 한다. 절에 모시는 비용도 만만찮다고 한다. 진주에 사는 내 친구는 조부모 제사를 진주
인근의 암자에 모시기로 했는데 향후 30년간 300만원이라고 들었다.내 주변의 친구들도 조부모나
부모 제사는 어느 한쪽으로 모아서 지내는가 하면 어던 친구들은 기제사는 생략하고 명절제사만
지내기로 햇다고 한다. 금년 추석에 인천공항을 빠져 나가는 해외여행객 수가 사상최대라고 한다.
예전에는 조상의 음덕을 입기 위해 풍수지리가 좋은 명당을 찾았지만 지금은 명당도 사라지고
한치 땅이라도 차자하면 다행이다. 대부분 수목장이나 바닷가에 흩뿌려져 바람에 날려가기 마련이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게 순리에 맞는지도 모른다.
바깥 사돈은 두어달전에 병원에 검지 받으러 갔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고 입원했는데 암판정이 나오지
않아 몇차례 검사를 받고서야 암이 뼈까지 전이된 것을 알았다. 암환자는 국가에서 의료비를 95% 지원
하며 본인부담은 5%라고 하는데 사돈의 경우는 수술및 치료비가 1300만원이나 나왔는데 암판정이 늦어
한푼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어쨌든 이번 추석에는 나와 처가 문상을 다녀왔으므로 추석 제사를 모실 수는 없다. 제사는 몸과 정신을
정갈한 상태에서 모셔야 하므로 절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음식도 마련해서는 안된다. 예전에는 제사가
든 달에 상가나 좋지 않은 일에 다녀오면 제사에 참여할 수 없었는데 요즘은 편의상 일주일로 단축되었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도 간편화가 된 셈이다. 예전에는 대가족이 모여 나눠 먹으려면 음식을 풍족히 장만
했으나 지금은 핵가족화가 되어 음식을 나눠먹을 사람이 없어 결국은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자식들도 제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이의가 없지만 언제까지 내려갈지는 모르겠다.
기제사는 보통 밤늦게 12시 넘어서 지내지만 명절제사나 시사는 아침에 지낸다. 그러므로 촛불도 필요없다.
기제사 때 읽는 축문도 필요없다. 설에는 밥 대신 떡국을 끓이는데 떡국제에는 나물이 필요없다.
추석때는 그해 나온 합쌀로 밥을 하고 상에 올리는 과일도 햇과일을 올린다. 올해는 작년 과일값의 영향으로
사과와 배 기타 다른 과일값도 비싸다. 물론 작녀 설 때 보단 조금 내리긴 했으나 배 하나 사과 하나가 각각
7천원 꼴이다. 물가가 덩달아 많이 오른 셈이다. 제수 마련에도 비용이 상당히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