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x년 7월 xx일 AM.2:00….
습도가 차서, 무척이나 짜증날 정도로 비가 쏟아진다.
창문 유리에는 또르르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며칠 째, 비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아마도 여름이면 줄곧 찾아오는 장마란 것이겠지.
새벽 2시면 잠이 올만도 한데, 잠이 오질 않는다. … 이 빗소리 때문에.
그리고… 비오는 날이면 씁쓸한 미소를 보였던 그 남자 때문에.
그 남자는 지금 쯤 잠자리에 들어 있을까?
그가 내 옆에 없는 한, 난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고양이도 잠에서 깼는지, 계속 내 품에 안겨 야옹거렸다.
조금은 배가 고픈지, 내 팔을 핥기까지하는 고양이.
그래서 고양이에게 우유를 접시에 담아 내밀었다.
그러자 핥짝 거리면서 맛있게 우유를 마시는 고양이.
나는 고양이를 보며 살포시 미소를 짓고는 다시 비가 내리는 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 그는 나를 질책할까?
더 이상은 기다리면 안된다고 화낼까?
항상 미소를 짓던 그의 얼굴에서 화내는 얼굴을 상상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한 번도… 내게 사랑한다고 해주지 않았다.
나를 안아주지도 입맞춰준 적도 없었다.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으므로.
… 그의 맑은 눈에는 내가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나를 향하여 미소조차 지어주지 않았다.
그의 사랑이… 어째서 내가 아니지 않으면 안되었을까.
그 남자와 헤어질 때도… 그래, 그 때도 아마도 이런 새벽의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 … 그만하자, 더이상은 상처따윈 없을 거다.
그 남자는 그렇게 헤어지면 상처를 받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더이상은 자신과 같은 사람 때문에 아파하지 않을 거라고, 그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그 남자를 보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싫다고 말했었지.
그가 없는 내 나날을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 알고 있었잖아? 네게 미소를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단 사실을. 너를 사랑한 단 한 순간도 없었다는 걸.
알고 있어, 당신이 하는 그 말처럼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하지만, 나를 향하지 않지만… 의미가 전혀 없지만… 그래도 당신의 미소를 보고 싶었어요.
나를 사랑하진 않지만… 그래도 당신이란 남자가 내 옆에 있길 바랬어.
비가 그쳤다.
새벽이라서 아직 어둡기만 하다.
고양이는 내 무릎 위에서 잠이 들었다.
장마도 거의 끝날 때가 다가왔다.
본격적인 한여름의 무더위는 아마도 이제부터 시작되겠지.
여름이 끝날 때까지 난 아무래도 제시간에 잠이 들지 못할 것이다.
그 때, 그 남자와 헤어졌던 그 때를 떠올리며.
… Insomnia.
뜻은 불면증.
나는 여름이 될 때면, 골치가 아프곤 한다.
… 그건, 내가 불면증에 걸려버렸으니까.
잊혀지지 않는 그날의 이별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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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서 끄적끄적 쓴 내용.ㅇㅅㅇ
오랜만에 짧은 단편 들고 왔답니다./ㅁ/
Nightmare이랑 Kara, The red hyacinth 라는 소설 썼었어요.<ㅡ
소설 내용이 영 별로고 짧지만,
아잉, 돌은 사절.<ㅡ
첫댓글 잼있고 인상적이예요// 작품성이 짙은 단편같아요^-^
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