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이지만 상대편 얘기도 들어보는게 괜찮을 듯하여 올립니다.
일단 제과계 종사자이고 양산, 윈도우 둘 다 경력의 반 정도씩 경험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왕 카스테라의 제과 레시피로써의 완성도는 둘째치고, 기름량이나
버터를 식용유로 과연 대체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일단 식용유는 유지입니다. 쉽게 말해서 기름이죠. 구성은 불포화 지방산입니다.
버터 또한 유지, 즉 기름입니다. 포화지방산이죠.
이렇게 보면 느끼셨겠지만 건강 뉴스 등에서 뭐라고 했지요??
포화 지방산은 몸에 나쁘다, 불포화지방산은 몸에 좋다.
???????????????
뭐래??? 그럼 지금 왜???
제과적인 면에서 보겠습니다.
버터는 특유의 달콤한 향내와 풍미를 가지고 있으며 유지가 필요한 것 즉 생과자, 케익의
소위 말하는 빵 부분(시트 혹은 스펀지라고 부릅니다)쿠키, 크림 등에 쓰여집니다.
수분이 적기에 아웃컴이 보송보송하며 완전 촉촉함이 요구되는 레시피에는 우유와 짝을 지어
들어가거나 합니다. 이 경우 쉽게 마릅니다.
식용유는 깔끔함과 가벼운 고소함이 특징입니다. 수분이 없기에 반죽에 첨가했을 시 부들부들함이
오래 가지만 반죽에서 분리되기가 쉽습니다.당근케익이나 쉬폰 등에 쓰여지는 걸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 것 뿐만이 아닙니다. 일반 케익시트에 넣었을 경우 보돌보돌하고 매끄러운 식감을 주게 되며 잘 안마릅니다.
가격은 버터가 물론 비쌉니다. 왜요?? 우유를 원료로 하여 원심분리로 지방을 분리하여 굳혀
만들기 때문입니다. 유제품이라 유통기한도 짧습니다. 식용유는 보통 크게 콩, 옥수수, 유채꽃씨, 팜 등에서 압착하여
만듭니다. 가공이 쉽고 원료도 쌉니다. 유통기한도 깁니다. 밀봉했을 때 기름이 산소와 만나 산화하기까지
아주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아무 언질 없이 두가지 다른 유지를 사용하여 만든 스펀지를 먹었을 경우 과연 알아맞출 수
있을까요?
거의 모릅니다.
그럼 내가 식용유를 써서 시트를 만들 경우 손님이 그걸 드시고 버터가 아니라며 클레임을 거신다면 내가 잘못한
걸까요?
네라고 대답하셨다면, 아니 왜요????
나는 이 촉촉함과 부들함을 위해 "식용"유를 썼고, 원료표기에 해당되는 규모의 제과점이라면 원료도 제대로 표기해놓았을 텐데,
그거 안읽고 단순히 빵이라면 계란밀가루버터를 써야 한다!! 라는 희박한 관념으로 사서 먹고 나중에 식용유가 들어갔다고
알았다고 해서 속았다고 한다면, 도대체 그게 제과사의 잘못입니까?
자세히 들어가면 한없이 자세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만, 짧게 줄이겠습니다.
카스테라는 "빵"이 아니며 케익입니다.
케익과 빵의 가장 큰 다른 점은 "발효하는가?" 입니다. 빵은 이스트를 써서 발효하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긴 한데 그건
극히 소수니까 넘어가고, 케익은 계란에 공기를 혼입하여 부풀리는 것입니다.
부풀리는데 순수 계란만 써서는 내가 원하는 포옹-한 식감 안나와요. 포옹-하고 촉촉 부들부들하고 안단 케익은
"밀가루, 계란, 버터" 만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일단 설탕 어디갔어 설탕??? x파일 보면서 넘 짜증나더라구요.
계속 광고 문구에 안들어간 재료 썼다고 징징거리던데, 그럼 국내산 팥과 우리밀을 써서 만든 붕어빵은 팥과 밀가루만으로 만들었냐!!!
저 피디 밀가루 계란 버터만 써서 저놈이 원하는 반죽으로 만들어 구워서 한판 다 쳐먹이고 싶다구요!!! 설탕 안들어간 밀가루 계란버터
반죽의 맛을 보라지!!!!
그러니까 전통적인 시트, 스펀지, 쉬폰 등은 베이킹 파우더를 씁니다. 이건 베이킹 소다에 약간의 조건을 더 달은 물건인데요.
기본적으로는 식소다와 같은 물질입니다. 베이킹 소다는 옆으로 퍼지고, 수분이나 열, 둘 다에 반응합니다. (바꼈을 수 있습니다ㅎㅎ;)
베이킹 파우더는 둘 중 하나만 있어도 반응합니다. 위로 팟-하고 팽창하는 느낌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가스를 발생시켜
조직 내에 쨔근 공기방을 여러개 만들어 부풀리는 거죠.
이야기가 자꾸 늘어지니 죄송합니다;;
x파일이 뭐가 잘못됐는지 최대한 설명하려니 길어지네요.
이상 첨가제라고 방점을 찍었던 베이킹 파우더에 대한 설명이었구요.
다음은 슈가 파우더입니다ㅎㅎㅎ 개쉑 곱게 간 설탕에 전분 10:1로 섞은 물건을 첨가제라고 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ㅋㅋㅋ
그 다음은 분유입니다. 우유맛을 강하게 내고 싶을 때 들어가는데요. "전문가들"이 싼 물건이라고 했죠.
왜게요????? 유통기한이 길고 적재장소가 적게 필요하니까 그렇지!!!!!! 우유의 수분을 말린 것뿐이잖아 이거!!
심지어 지방분 분리해서 버터 만들고 남은 지방 없는 우유를 말린 거니까 그렇지!!!
선배님들 좀 오해 좀 불필요하게 만들지 말라고!! 님들이 기술이 좋은 건 알겠는데 왜 제대로 설명도 못할 거면서 대중에게
오해를 살 말을 하냐고!!!
중간에 이상한 원형통에 들은 반투명한 크림같은 거 나왔는데 그거 sp입니다. 홈베이킹 하시는 분들 다 아실 거구요.
재료는 glycerin esters of fatty acid, 뭔가 어려운 것 같지만 걍 지방에서 뽑아낸 글리세린입니다. 뷰게 분들 다 아실 거구요.
계란 노른자에 들은 물건입니다.
물론 기술 있으면 sp나 분유 등 안넣고도 잘 만들 수 있구요. 오히려 그게 잡맛이 안나서 좋습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가 뭘까요?
기술이 없어도 쉽게 창업하고 만들 수 있게, 레시피화 한 물건을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우리 주변에 정말 많죠? xx짬뽕, yy떡볶이, T레j르, p리b게뜨 등요. 그렇다면 이 곳들은 이런 것 전혀 안넣고 순, 수, 한,
밀가루계란버터만 가지고 빵과자, 짬뽕떡볶이 뭐 이런 것들 만들고 있을까요??
왜 대기업은 전혀 손 안댈까요? 왜 신생창업만 건드릴까요??
전 그게 되게 궁금합니다. 사실 알만은 해요. 그렇지만 물증이 없지요ㅎㅎ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배님들, 그러시는 거 아닙니다.
특히 최xx선배님, 본인이 한번도 베이킹에 식용유를 써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면 묻겠습니다.
쉬폰에 정말로 안넣으셨어요?? 아니아니, 다시 묻겠습니다.
슈가공방 하시잖아요. 폰단트나 이런 걸 올리기엔 묵직한 스폰지가 주라고 알고 있습니다.
거기엔 물론 버터가 들어가는 게 정석이겠죠. 비싸게 받는 제품이니 원가 걱정도 다른 데보다 적게 하실 거구요.
그럼 저 정도 크기의 카스테라를 소위 말하는 정석으로 고급 제품만 쓰셔서 오천원 칠천원 받고 파실 수 있으세요????
저 대왕 카스테라 그렇게 만드셔서 그 가격 받고 팔아서 남길 수 있다면 별 말 안하겠습니다만
제과업계 파이 좁아질까봐 창업주들 쳐내는 짓은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이런 제품들이 범람하다 보면 사람들이 과자에 더 익숙해지면서
더 좋은 맛, 나쁜 맛, 좋은 감촉, 나쁜 감촉, 좋은 원료, 나쁜 원료를 잘 구분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날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에서 좋은 비린내, 나쁜 비린내와 감칠맛 등을 잘 구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예는 걍 제가 생선 좋아해서 드는 걸로)
그렇게 된다면 제과업의 총 파이량은 더욱 커지게 될 겁니다.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일본, 프랑스는 홈베이킹 시장도 크고, 디저트 시장, 식사빵 시장도 큽니다. 생활화돼있죠.
우리도 장기적으론 그렇게 가야 하는 겁니다.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차라리 장려하세요.
아 모르겠다 막 써갈기다 보니 삼천포로 빠졌네요.
막줄은 걍 평소에 생각하던 겁니다. 전 기승전결의 결이 젤 쓰기 어렵더라구요.
제가 평소 제품을 만들 때 마음에 걸린다면 차라리 전체 제품공정의 위생 문제죠.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배탈날수 있는거.
혹은 제조시 제대로 도구나 손이 깨끗한 지 그런 겁니다.
어쨌든 제 의견으론 재료적인 문제로는 대왕 카스테라 별 문제 없습니다.
요점...어제 빵을 생크림넣어서 쓴 그 가게는 잘못된게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영세업자들의 빵이 본인 입맞에 맞으면 그냥 드셔도 됩니다. 냠냠.
물론 전 2개 먹고 질려서 안먹어요.
첫댓글 무슨 문제든 양쪽을 다 들어봐야하는거긴하지요...
매체만 보다보면 이세상에 먹을거 없고 못먹을것만 수두룩 한 듯 해서 안타깝습니다ㅜㅜ
뭐가 진실인지 원...?!
음...근데 식용유만의 문제가 아니지않나요? 계란도..뭐 아무튼 찝찝한건 어쩔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