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도 어제로 넘어갔다.
어릴 때는 그렇게도 손꼽아 기다리던 추석이 아니었던가?
왜냐하면 설이나 추석이 되어야 새옷과 고무신이라도 새 것으로
얻어 신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제사음식과 떡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고.
관혼상제를 비롯하여 인간사 대소사에는 떡이 빠지지 않는다.
한가위에는 송편을 빚지만 송편뿐만 아니고 다른 여러가지 떡도
만들어 식구들과 나눠 먹기도 하고 이웃들과 나눠 먹는다.
양반가에선 집집마다 독특한 문양을 넣어 떡만 보아도 어느 집에서
만들었는가를 짐작케 하였다. 그리하여 떡은 음식의 한 종류를 떠나
문화를 창조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말에 '떡'이란 말이 본래의 의미를 떠나 제법 다양하게 쓰인다.
가령 '떡뫼치듯이 친다'고 하면 아주 고되고 힘든 일을 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고, '떡뚜껍이 같은 아들을 낳았다'고 하면 아주 사랑스럽고
건강한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떡은 본래의 의미를 떠나
뒤에 오는 낱말의 강조 기능이 강하다.
최근에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에서 퍼지고 있는 '떡상'도 마찬가지로 급상승
또는 폭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확장하여 시험점수가 크게 오르거나
게임에서 캐릭터 레벨이 올라갈 때도 쓰인다. 반대로 급격한 하락은 '떡락'
이라고 한다. 완전히 녹초가 되었을 때 '떡실신'이라고 하고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를 비유적으로 '떡칠을 한다.'고 하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