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를 지난지도 꼭 한달째다. 추석에도 열대야가
계속되는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후다. 기온이 수그러들지 않고 무더운
날이 계속되니 모기들이 밤에 기승을 부린다. 어젯밤에는 자다가 '왱'하는 모기
소리에 벌떡 일어나 모기 소탕작전을 펼쳐 두 마리나 잡았다. 피가 벌겋게 묻어
나왔다. 팔 다리가 가렵고 피부가 불쑥 부풀어 올랐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내가 해군에 복무할 때는 아해군에 잠수함이 없었다. 반면에 북한에는 서해쪽에
유고제 소형잠수함이 여러척 있었다. 서해는 수심이 얕아서 대형잠수함은 다닐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잠수함이 없는 해군작전은 반쪽짜리 작전이다. 따라서 해군에서는
미국에 잠수함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해도 허가해주지 않자 몰래 독일에
주문을 내어 해군 인수요원이 미리 독일로 갔었다.
오래전 영화 '상과 하'에서는 미국 구축함 함장과 러시아 잠수함 함장간의 불꽃 튀는
두뇌게임이 전개된다. 구축함은 본래 항모를 호위하고 잠수함을 잡는 킬러가 주임무다.
공중이나 수상에서는 스컹크(미지의 목표물)를 전파를 이용한믄 레어더로 포착하지만
수중에서는 소나(음파)로 탐지한다. 내가 있을 때 잠수함 탐지 레인지는 겨우 10km였다.
북극해에서는 지금도 '상과 하'의 게임이 북극 곰과 물개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기도 이동할 때는 날개짓을 해야 한다. 공기 속에서 날개짓을 하면 마찰소음이 발생한다.
모기도 상대방이 모르게 소리를 죽이고 싶지만 자연현상이므로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잠수함도 제일 큰 과제가 프로펠러의 소음을 줄이는 것이다. 누가 먼저 상대를 탐지하여
공격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모기가 겨울에도 공격해 오므로
전기 모기채라도 사다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