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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형 지옥문 전략’은 어떤 양상일까?
▲ 대만해협에서 충돌하는 중국과 대만 양국의 무인기 충돌 상상도 | DALL·E 이미지 생성
최근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샤무엘 파파로 제독은 중국 제1도련(first island-chain) 내인 대만해협에 입체적 소형 무인체계를 구축하여 중국의 대만에 대한 침공을 저지하는 ‘지옥문 전략(Hellscape Strategy)’을 구축한다고 공개하였으며,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군이 진입할 제2도련(second island-chain) 내 필리핀 근해에 ‘중국형 지옥문 전략(Hellsscape Strategy with Chinese characteristic)’을 구축하고 있다고 대응하였다.
지난 6월 10일 싱가포르 샹글리라 대화에 참가한 파파로 해군대장은 미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군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침공을 원천적으로 저지하고, 대만해협을 지나는 중국군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만을 지원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 지옥문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파파로 제독은 지난해 8월에 자신이 태평양 함대 사령관으로 재직시에 창설한 지옥문 전략 개발팀이 대만해협에 적합한 소형 군집 무인작전(small swarm umanned operation) 개념을 연구하고 있으며, 약 30종류의 소형 무인기를 선별하여 이들의 군집 무인작전을 지휘통제할 인공위성 기반의 지휘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각종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빠르면 2025년부터 작전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지난해 11월에 미 해군 제1무인수상전대는 4척의 대형 및 중형 무인수상함을 호주에 파견하여 군집 무인작전을 실험하는 통합 전장 문제점 식별연습(IBP) 23.2를 실시하였고, 올해에 IBP 24.1 연습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개하였다. 또한, 지난 6월 19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대만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이 이례적으로 대만 국방장관에 고위급 장성 출신이 아닌,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민간인 웰링턴 궈(郭立淸)을 임명하였으며, 신임 민간인 국방장관은 중국의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 국가중산과학기술원(NCSIST)로부터 약 1,000대의 무인기 구매을 라이칭더 총통에게 제안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홍콩 SCMP는 이를 파파로 제독의 지옥문 전략을 대만이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을 암시한 후속조치라고 평가하였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지옥문 전략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매우 파격적이다. 우선, 그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해협 위기 상황시에 개입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략적 애매모호성(strategic ambiguity)으로 대신하였으나, 이번 지옥문 전략 구축으로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을 보였다.
다음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15회로 늘리면서 대만해협을 콕찍어 이곳에 입체적 소형 무인기를 설치하여 군집 무인작전을 실시하여 중국군의 대만에 대한 침공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또한, 그동안 미국은 중국과의 전략경쟁 국면에서 대만카드를 사용하는 정치적 대결을 하였으나, 갑자기 중국에 대해 구체적으로 군사작전 조치를 취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지옥문 전략 구축 배경을 그동안 재임 기간 중에 조 바이든 대통령 별다른 미 국방력 혁신에 성과를 내지 못하자, 임기 마감을 앞두고 대(對)중국 견제 군사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후속조치로 선언한 ‘리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 프로그램(Replicator Initiative Pregram)’ 일환일 것으로 평가하였다.
2021년 1월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별다른 미 국방개혁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미 국방부 내 개혁성향의 캐서린 힉스(Kathenrin Hicks) 부장관을 중심으로 지난해 8월부터 미군의 현행작전에 무인체계를 적극적으로 용합하는 리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Replicator Initiative) 추진을 선언하면서 2025년까지 약 10억 불 예산을 배정하는 파격적 조치를 취하였다.
이에, 미 해군은 미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선언 이전부터 유인 해군력과 무인 해군력을 융합하는 ‘유령함대 대군주(Ghost Fleet Overlord)’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었는 바, 이번에 리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 프로그램과 유령함대 대군주 개념을 연결시켜 이를 ‘지옥문 전략’을 구체화하였으며, 이를 주도한 파파로 제독이 인도-태평양 사령관으로 취임하자, 이를 공개하여 미 국방부로부터 동력을 받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중국은 반응은 1) 중국 국내 문제에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정치적 개입을 한다는 비난, 2) 중국군의 변화된 군사전략을 소홀히 한 한 발 늦은 군사전략을 채택했다는 전략적 실수, 3) 중국도 필리핀 근해에 중국형 지옥문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전술적 실수라는 비난으로 니타났다.
우선, 지난 6월 11일 環球時報(Global Times)는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그동안 가만있다가 갑자기 대만해협에 지옥문 전략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일종의 ‘희망사항(wishful thinking)’일 뿐이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여 중국 국내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실수를 하였다고 비난하였다.
다음으로,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마치 중국이 2027년에 대만 침공한다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 집착하여 마치 중국군이 대규모 상륙작전을 준비하여 대만해협을 가로지른다는 마구잡이식으로 해석하여 대만해협에 입체적 소형 무인기를 배치한다는 것은 미국 내 반중국 정서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미 국방부가 그동안 대만에게 보이던 전략적 애매모호성을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으로 전환하기 위해 말도 되지 않는 지옥문 전략을 무리하게 추진하여 대만에 전략적 부담을 주려 한다고 주장하였다. 지난 6월 11일 環球時報는 미국이 대만에게 지옥문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대량의 무기를 갖추도록 전략적 부담을 준다는 ‘만화’를 본문에 삽입하면서 향후 지옥문 전략으로 대만만 부담을 더 갖게 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실제 지난 6월 19일 대만 신임 정부는 국가중산과학기술원(NCSIST)로부터 약 1,000대의 무인기를 구매한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무인기와의 상호운영성을 강조하였다.
지난 6월 27일 中國日報(China Daily)은 中國 國務院台湾事務辨公室 中共中央台灣工作辦公室 대변인의 비난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번 지옥문 전략은 대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닌,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이익만을 위해 강행된 군사전략이고, 대만에게는 전략적 부담만 준 잘못된 군사전략이라고 평가한 기사를 보도하였다.
예를 들면 미국의 지옥문 전략이 대만을 안정화시키기보다 더욱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잘못된 군사작전이라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에 합의한 대만 민진당 정부가 왜 미국으로 하여금 개입을 하도록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이는 대만 민진당 정부가 대만 국민의 민의를 무시한 정책적 실책이라고 비난하였다.
필자는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대만해협에 대한 지옥문 전략을 구축한다고 공개하기 이전에 중국군은 이미 ‘중국형 지옥문 전략’을 다음과 같이 수립하였다고 평가한다.
첫째, 중국군이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상륙작전을 단념하였다. 이는 중국 해군이 건조한 대만에 대한 상륙작전의 핵심전력인 Type 071형 대형 상륙함(LPD) 대부분을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남해 함대 사령부에 배치하였고, 상륙작전 기함인 Type 075형 대형 강습상륙함(LHA)를 남해 함대 사령부에 먼저 배치한 것에서 찾을 수 있었다.
심지어 대만에 대한 군사작전을 주도할 동부 전구 사령부가 북부 전구 내 대형 민간 카페리선까지 동원해 약 1,000마일 이상 이동시켜 동부 전구 사령부 주도의 대만 상륙연습에 투입하였으나, 중국 陸戰隊(해병대) 여단급 상륙작전 역량 조차 채우기에도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판명하였다.
중국군의 제2차 세계대전 시 노르망드 상륙작전 포기는 중국 동부 전구 사령부의 대만에 대한 상륙작전 포기를 가장 잘 아는 중국군 고위급 장성이 동부 전구 사령관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中軍委) 부주석으로 파격적으로 승진한 허웨이동(何衛東) 상장이고, 대만 국내 상황을 가장 잘아는 정치인은 시진핑(習近平) 당 중군위 주석이라는 구도하에 있는 당 중군위의 실용주의적 군사력 운영 결정로 평가된다.
둘째, 중국군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양상 변화이다. 중국군은 대만 신임 라이칭더 총통 취임 이후인 5월 22일부터 24일 간 대만 전방위 5개 작전구역을 설정하고, 이곳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한편, 대만에 대해 정보전, 사이버 공격과 심리전 등을 동시적으로 구사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였다.
중국군의 하이브리드 전략은 대만 국민의 전쟁 피로감을 증폭시키고, 대만 민진당에 대한 불만을 증폭시키어 대만 스스로가 항복을 선언하여 중국과 타협점을 찾도록 하는 대만 고사(枯死)의 정치적 목표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는 미국 주재 호주대사 케빈 커드 박사가 주장하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관리(managed strategic competition)” 논리에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커드 대사는 중국군은 쓸데없이 중국군이 대만 본토에 상륙하여 지구전(prolonged war)을 우려하며 단기전(short of war) 또는 속전속결(clear of war)을 선호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대만해협에 대해 지옥문 전략을 구축한 반면, 중국군은 대만해협을 넘어 필리핀 근해에 ‘중국형 지옥문 전략’을 구축하여 한다. 그동안 중국군은 필리핀 해역에 다양한 무인기를 투입하면서 점차 이들을 군집 무인작전으로 승화시키려는 의도를 보였다.
지난 6월 12일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 군사 전문기자 엠버 왕(Amber Wang)은 중국군이 그동안 제2도련에 다양한 무인기를 투입하여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지옥문 전략과 유사한 ‘중국형 지옥문 전략’을 구현하였다는 기사를 보도하였다. 홍콩 SCMP 엠버 왕 군사 전문 기자는 중국 베이징에 주재하는 SCMP 주재 기자로서 이마도 지난 6월 10일 워싱턴 포스트 기사 보도 이후 중국군의 군사적 대응이 아마도 중국형 지옥문 전략으로 승화될 것이라는 현지의 인식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대만해협에 소형 무인체계 위주의 지옥문 전략을 구사하려 한 반면, 중국군은 필리핀 근해에 대중형 무인체계 위주의 지옥문 전략을 구축하려 한다.
우선, 공중 무인체계이다. 그동안 중국 해군은 Type 001형 랴오닝 항모와 Type 002형 산둥 항모를 남해 함대 또는 동해 함대 사령부에서 북해 함대 사령부에 있는 조선소로 이동하는(enroute)중에 대만해협을 통과하였지, 별도의 대만해협에서의 상륙작전 또는 원정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연습과 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었다. 대부분 중국 항모들은 대만 북부 마야코 해협을 통과하여 대만 동부 먼거리 해역에서 함재기 이착륙 훈련 또는 제한적 해상 공중작전 훈련을 실시하면서 일부 무인기를 동반하여 공중 감시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하였다.
예를 들면, 중국 해군 항모 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CSG) 구성 전력으로 텡켄 TB-001형, 청두 WZ-10형 스텔스 무인기, CASIC의 WJ 계열 무인기, 하얼빈 BZK-005형 무인기 등을 투입함으로써 미 공군과 해군 공중전력들의 필리핀 근해 진입을 저지할 ‘중국형 지옥문 전략’ 구현을 준비하였다. 이는 최근 중국 군사 매체들이 상기 무인기들의 대만 동부 해역 공역에서의 ISR 임무와 동시에 미 해군 핵항모와 대형 강습상륙함에 대한 기습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증명되었다.
다음으로, 중국군은 수상 무인전력을 배치하여 대만 동부 해역와 필리핀 근해에서 미 해군 항모타격단(CSG), 원정타격단(ESG) 또는 상륙준비군(ARG)들의 제2도련 접근을 거부하는 반접근(A2) 군사전략을 구사하려 한다. 지난 2월 14일 Naval News는 2월 4일∼8일 간 개최된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Riyadh 국제 방산전시회에서 중국 CSSC가 Thunderer A2000형 무인 수상함 모형을 전시하였다며, 함수와 함미에 총 24개의 수직발사대를 갖추었으며, 함미 비행갑판에 무인 수직이착륙 헬기를 탑재하는 제원을 보였다고 보도하였다. 무인 수상함이 이정도면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과 유사하다.
또한, 지난 4월 4일 The Diplomat은 중국군이 우크라이나군이 저가의 무인 수상정을 흑해에 투입하여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부 전력을 항구 내에 몫어두는데 성공한 교훈을 바탕으로 다양한 무인 수상정 또는 무인 수상함을 운영하는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해상전을 교훈으로 제2도련 공해에서 중국군의 다양한 무인수상정 또는 무인 수상함을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지난 1월호 중국 해군 및 민간선박 잡지는 무인 수상정/함 개발에 따라 전통적 수상전 개념이 변화하였다면서 중국군은 무인 수상함을 제2도련에 배치하여 미 해군 대형 수상전력들의 제2도련 접근을 저지하는 지역거부 전략을 구사해야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지난 4월 4일 The Diplomat은 중국군이 이를 위해 중국군의 무인 수상정/함을 제2도련에 배치하여 1) 감시 및 정찰(ISR), 2) 중국 해군 항모타격단, 원정타격단, 상륙준비군을 보호하며, 3) 미 해군 수상함 전단(SAG), CSG, ESG, ARG에 기습 자살공격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한 논단을 보도하였다.
마지막으로, 수중 무인기 전력이다. 지난 5월 13일 Newsweek는 중국이 미국의 수중 무인기 만타 레이(Manta Ray) 수중 무인정 개발에 맞추어 UUV-300계열의 수중 무인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수중 작전거리 약 450마일(834㎞) 주행에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지난 5월 9일 Covert Shores의 해군 전문가 에취 아이 수톤은 중국 해군이 Type 093형 핵추진 잠수함의 380㎜ 어뢰발사관으로 투사할 수 있는 UUV-300CB형 수중 무인정이 수중에서 약 5노트로 약 450마일(834㎞)를 항해할 수 있는 자체 베터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수심 300m까지 내려가 미 해군 잠수함과 동맹국 잠수함에 의해 탑지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였다.
현재 중국 국영선박조선소(CSSC)는 약 5종류의 대형 UUV를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 해군은 이들을 유인 잠수함에서 수중으로 투사하거나, 인공지능(AI)에 의해 수중에서 자율 항해를 하여 적에 대한 정보수집, 중국 해군 수상전투단을 보호하거나, 수중 전력에 대한 자살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10일 環球時報는 중국 내 북서폴리테크닉 대학 연구진이 460㎏ 중량으로 수심 1,000md에서 자율 수중작전을 하는 바이오미니메트릭 소형 수중무인정을 개발하여 남중국해에서 시험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제2도련으로 운영 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보도하였다.
지난 5월 2일 EurAsian Times는 중국군의 공중, 수상, 수중에서의 다양한 무인전력을 개발해 필리핀 근해에서 실험하는 것은 중국군이 제2도련에서 ‘중국형 지옥문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조치인것이라고 보도하였다.
궁극적으로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중국군이 상륙작전을 접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만해협에 대규모, 입처적 소형 무인전력을 투입하는 지옥문 전략을 추진하는 실책을 한 반면, 중국군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공중, 수상, 수중에서의 다양한 무인전력들을 필리핀 근해에서 시험하여 중국형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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