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그래, 모든게 변해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어제는, 단지 2년이나 지난 과거일 뿐이었다.
나는 17살 한경원이 아닌 19살 한경원이 현실이다.
병원에서 그렇게 일주일 동안 넋나간 사람처럼 입원해 있다가
돌아온 우리집 마저도...
내가 제일 아끼던 곰돌이인형도 이제는 내방 침대에 놓여있지 않았다.
내방 액자속엔 언제 찍었는지 기억엔 없는 가족 사진이 새롭게 걸려있었고
내 옷장에 걸려있는 옷가지들 전부다 다른 사람들의 옷처럼 낮설기만 하다.
내가 기억하는 7살베기 남동생 주원이도 지금 초등학생 9살이다.
언제 초등학교에 입학했는지 .. 그날은 얼마나 기뻤을지,
내 머릿속에 없는 2년이란 세월동안 나는 얼마나 행복했을지,
퇴원하고 나서 처음오는 우리집,
내방에 들어오고서야 나는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린듯 털석- 주저 앉고 말았다.
어제까지의 내방이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변해버린 내방.
우리 식구들, 그리고 달라진 내 모습..
'부분 기억 상실증이에요,
자신도 모르게 가장 힘들었던 기억을 지우는 현상이에요.
교통사고로 인해서 머리를 크게 다친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했던 의사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 부분 기억 상실증..
... 가장 힘들었던 기억을 지우는 현상..
..지난 2년이 나한텐 얼마나 힘들었길래, 얼마나 괴로웠길래..
정말 단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건지.. 무슨일이 있었길래..
"누나.."
".... 어.. 주원아.."
"... 괜찮아?"
나즈막이 묻는 주원이의 눈동자에 맺힌 이슬,
............ 아니, 전혀 괜찮지 않다..
세상이 무너진듯 가슴이 철렁하고 지금도 마냥 꿈이길 바라고 있다..
".. 우리 주원이 키 되게 많이 컸다..머리도 많이 자랐구,
근데 어떡하지? .. 누나는 주원이 초등학교 입학하는거 전혀 기억을 못하는데.."
"... 아니야, 내가 다 얘기해줄께! 사실 별로 재미도 없었어.."
아무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떨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았다..
그러면 주원이는 조용히 쥐고 있던 핸드폰을 내 앞으로 내려놓았고,
"이거 누나 핸드폰이야,"
.. 내 핸드폰..
고등학교 입학했을때 아빠가 입학선물로 사주던 그 핸드폰이 아니었다.
역시나 처음보는거다, 그런데.. 이게 내 핸드폰이란다..
주원이가 방문을 닫고 나가면
그제서 핸드폰을 조심스레 쥐었고,
때마침 울리는 핸드폰 진동소리,
눈물 때문에 흐릿해져버린 시야, 언른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서 폴더를 열었다,
그리고 발신자 이름에 적혀있는, '대한건아 만세!'
(경원아..)
".........."
대한건아 만세, ?
그리고 폰에서 들리는 낮선 남자의 목소리,
(... 미안하다.. 미안하다 한경원..)
"...."
(그냥 듣기만해, 욕하고 죽여버리고 싶어도 지금은 그냥 들어.
.... 다시는 니 앞에 안나타날거니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한테 사과하는거거든?)
.. 울고 있었다..
서글프게 흐느끼고 있었다.
폰에서 흘러나오는 놈의 목소리는 .. 가늘게 떨리고 있다는걸 알수 있었다,
내 이름도 알고 있고,
분명히 나에대해서 잘 아는 놈인게 확실한데,
나는 모르겠다, 왜 나한테 미안하단말을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 놈에게 욕을 할만큼 화를 내야 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 마지막으로 꼭 해야 될 말이 있어서..)
"......................"
(졸라!! 염치 없는거 아는데,
..... 내가 지금 너한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말을 할거거든?
... 그니까 듣기 싶으면 지금 끊어..)
..... 누군데...
.... 니가 도데체 누군데 나 때문에 우는거야...
(한경원..)
"................"
(...... 나, 너 사랑한건 진심이다,)
...............................
..................................................
...........................................................
(..... 미안해 경원아..)
".........."
(........... 허락도 안맞고 사랑해서 존나게 죄송하다고.. 씨발..
.... 강은표랑 잘먹고 잘살아라..)
- 뚝,
"은표.."
끊기는 전화,
나는 , 끊긴 후에도 몇분동안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지 모를 전화, 낮선 남자 목소리, 낮선 핸드폰 번호,
서럽게 흐느끼던 남자, 도무지 이해안가는 말들만 늘어 놓는 남자,
그리고, 나를 사랑한다는 , 사랑했다는 남자...
허락도 안맞고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남자..
...... 그 목소리가 너무 서럽다, 너무나도 애달펐다,
나를 알던 사람이고, 어쩌면 이남자가 내 지난 2년을 돌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
\ 다음날,
뜬금없는 핸드폰 알람소리 덕분에 아침 7시부터 눈을 떴다
그리고 나도모르게 향한 화장실,
아함- ...
있는데로 입을 찟어가며 개운하게 하품을 하고 찬물로 세수를 하고나서
반쯤 감긴 눈으로 거울 앞에 서서 양치질을 해보였다,
그제서 다시한번 현실을 깨달아버렸다.
- 씻고 난 다음엔 어떡해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일단 1층 거실로 내려왔다, 그런데 2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는건
매일 아침 바쁘게 일어나서 부엌에서 있는 엄마 모습 이다,
"엄마, "
"경원이 일어났구나,"
"... 나도모르게 눈이 떠지더라구,"
"경원아, 변한건 아무것도 없어,
그냥 오랜 잠을 자다 일어났다고 생각해,
니가 입학교 고등학교는 일주일 전에도 다니고 있었고,
니가 알던 가족들도 그대로야, 알았지?"
요리 하다 말고 내 두손을 지긋이 잡는 엄마,
나는 애써 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 였다,
"엄마."
"응?"
"... 내 교복 어딨어?"
"뭐?!"
엄마는 갑작스런 내 물음에 당황한듯 놀랐고,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교복을 찾았다,
엄마 말데로 나는 긴 잠을 자다온것 뿐이었다,
지금은 어디 한곳 아프지도 않는데 학교를 빠질 이유가 없었고
나는 전혀 괜찮은 표정을 지으며 교복을 찾았다,
"일단 학교는 다음에.."
"싫어, 오늘 갈래, 내 기억에만 없을뿐이잖아 얘들은 나 알아볼꺼야,
학교 갈래요 나, "
....
............ 가고 싶었다..
.... 아니, 가야말 할것 같았다.
\ 대월고등학교 정문
한사코 학교를 가지 말라고 말리던 엄마 아빠의 말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멋데로 대월고 정문까지 아빠 차를 타고 와버렸다,
오랜만에 입어보는 교복에 오히려 다시한번 굳게 마음을 먹었다,
같은 대월고 교복을 입은 남자얘들 여자얘들,
간간히 아는 얘들이 섞여 있다,
"경원아!!!!!!!"
어디선가 내이름을 우렁차게 부르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고,
소리가 들리는 곧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 은재랑 현서가 저 멀리서 고래고래 내이름으로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래 맞다! 은재랑 현서다!
중학교 1학년때 부터 친했던 정은재,
그리고 대월고 1학년이 되서야 친해진 안현서,
"경원아! 너 괜찮아?!! 연락도 안되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은재야, 현서야!"
"너 사고 났었다면서?! 은재 이 기집애가 절때 말을 안하잖아!"
"그거 니가 알아서 뭐할려구!
무튼, 너 진짜 괜찮은거지?!"
"응, 아무렇지도 않아, 오랜만이다!"
"오랜만은 무슨, 겨우 일주일이다 뭐! "
"그렇지, 일주일지? ..하하.."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으면 은재랑 현서는 내 양쪽 팔을 하나씩 붙들었다,
그리고는 당당하게 정문에 서있는 선도부들을 통과했다,
아마, 은재랑 현서는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을텐데,
현서는 몰라도 은재만큼은 내가 왜 병원에서 누워있었는지,
왜 사고가 난건지 정도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야! 니네둘이서만 놀지마라?!
나 쉬는 시간 마다 찾아올꺼니까!"
3학년이된 지금, 현서는 나랑 같은반이 아닌지
먼저 이층 계단으로 내려가버렸고,
남은 은재는 내 팔짱을 꼭 끼고 3학년 10반으로 들어왔다,
1학년때 그대로 은재랑 또 같은반이 됬었나 보다,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바로 3학년이 되버린 지금,
나는 최대한 티 내지 않으려고 자연스럽게 은재를 따랐고,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맨 앞자리 아무곳에다 가방을 올려 놨다,
"한경원, 너 그새 니자리도 까먹었냐?
너 맨날 은표랑 수업시간에 문자한다고 맨 뒷자리로 쫒겨났잖아!"
"어?!"
"잘됬지 뭐!"
.. 은표....
............... 또 은표라는 이름..
그러고 보니까 어젯밤에 이상한 놈이 전화 했었을때도 분명히..
'........... 허락도 안맞고 사랑해서 존나게 죄송하다고.. 씨발..
.... 강은표랑 잘먹고 잘살아라..'
그랬었지..
........ 전화속에 그 놈도 분명히 강은표란 이름을 불렀었다..
... 강은표...
누굴까 .. 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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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애
(자작)
※ 대한건아 만세! ※ ◆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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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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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봤습니다.소설하루에2편..아시죠?더쓰시면안되요^.^*주의해주세요~
111145) 잘쓰셨네요 잘봤어요 !!
(수정)
저, 제가 직접 쓴 소설이거든요? .. 아하하, 그다지 기분이 좋지 만은않습니다. 2년만에 인터넷 소설 다시 쓰기 시작한건데 도용이라뇨, 뭐 비슷한 소설일수 있겠죠, 그런데 분명한건 제가 그때그때 써서 올린다는 겁니다. 비슷한 소설이요? 예, 무슨 소설인지 알수 있을까요? 소설을 보지도 않은채로 답글만 남겨주면 글쓰는 작가로써 기분 어떠리라 생각하십니까? ..
기분나쁘셨더라면죄송합니다.잠깐의오해라도할수있었던상황이였습니다,카리와대화해보니어디서많이본체였다고하더라구요.제가과장되서말씀드린거라생각되시면사과드립니다.도용이라고확실짓는애기가아니었고 주의만해달라는말이었는데말이죠..소설보고댓글올린겁니다.저도글을쓰는쪽이기때문에 배치기님기분잘이해됩니다.도용이라고확실짓는말이아니었다는걸잘알아두셨슴좋겠습니다.
앞으로이런일없도록하겠습니다 배치기님도활동열심히해주세요 ^^.
우와 - 재밌네요 'ㅇ' .. 매일매일 올려주세요 >_<
111148) 무척 재미있네요. 매일 올려주세요..궁금하네요..
111149) 소설의 전개가 잼나고 앞으로의 진행이 무척 궁금하네요...
111150) 소설의 전개가 잼나고 앞으로의 진행이 어떤식으로 진행될지 기대됩니다...
111145) 역시 교통사고였어!! 강은표라는 사람은. 분명예전에 사겼던사람!!우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