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총기류를 소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혹시 구했다고 하더라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합니다. 행여 발각되면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형벌을 받습니다. 그러니 뭔 특별한 이유와 목적이 없는 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만큼 개인의 신변 위험 요소가 적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정 넘어서까지 담대하게(?) 거리를 쏘다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한 수만 가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총기 자체보다 어쩌면 더 위험한 폭발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소위 사제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쉽게 접한다는 것이지요. 총 한방보다 훨씬 강력한 살상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평범한 일반 시민이 분노하였습니다. 그리고 복수심에 이성을 잃었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억대의 빚을 해결하고 그 다음 일은 계획이 없는 듯합니다. 물론 아무도 모르게 처리되고 일이 끝나기를 바라겠지요. 그러나 만약의 경우라는 것도 있습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사람의 마음과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행여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일진대 나만 무사할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상대방이 쉽게 따라와 일이 무사히 끝나고 당사자 둘만 알고 끝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임신 중인 아내가 은행의 팀장의 추천과 안내를 믿고 거액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얼마 후 금융사고로 끝납니다. 당사자는 용케 사건에서 피하지만 피해를 당한 고객들은 아우성입니다. 그래도 개인적 안면이 있기에 은행 담당 팀장을 주차장에서 만나 조언을 듣고자 합니다. 물어내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극복해야 되는지, 이 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팀장은 따라붙는 여자를 나 몰라라, 듣는 둥 마는 둥 모른척하고 차를 몰아 나갑니다. 아마도 그 빚에 견디지 못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한 모양입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사랑하는 아내와 태중의 아기를 잃었습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바쁜 아침을 당합니다. 출근길에 아이들 등교도 돕습니다. 앞좌석에 타려는 큰딸을 뒤로 보내고 조수석을 비워둡니다. 그래야 편하지요. 사무 도구를 놓거나 핸드폰을 둘 수도 있습니다. 운전하면서 나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딸은 상을 찡그리며 뒷좌석에 남동생과 같이 앉아 갑니다. 운전하면서도 아빠는 이곳저곳 전화 받느라 바쁩니다. 딸 ‘혜인’이가 자기 내릴 곳을 지나칩니다. 아빠를 다그칩니다. 그런데 전화가 울립니다. 들고 보니 ‘발신제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모르는 고객일 수도 있지요. 받습니다. 그런데 ‘팀장님!’ 하고 부릅니다. 모르는 목소리인데 누구지? 그 다음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좌석 밑에 사제폭탄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무슨 농담을? 이 바쁜 아침에 웬 장난전화요? 누가 장난해요? 그러나 듣자하니 장난이 아닙니다.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는 듯이 말합니다. 뒤에는 아이들이 동승하고 있습니다. 자기 혼자 당하는 일이 아니지요. 거액의 송금을 요구합니다. 아이들만 일단 내려줄 것을 청하지만 듣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절로 굴러들어온 인질인 셈입니다. 당장 급한 것은 위협을 당하고 있는 팀장이지 자기가 아닙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아빠가 웬 장난전화로 괴롭힘을 받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도움을 청해 찾아온 처제와 동서가 탄 승용차가 바로 옆에서 폭발하는 사고를 당하고 나서 이것이 실제임을 깨닫습니다.
사건이 확대됩니다. 폭파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지요. 경찰들이 동원됩니다. 사건을 뒤쫓습니다. 폭발 사고 때 아들이 다쳐서 출혈이 심해집니다.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소용없습니다. 지시대로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경찰까지 따돌려야 합니다. 그렇게 시내를 질주합니다. 여기저기 엉망진창을 만들면서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결국 바닷가 공터에서 포위됩니다. 아들은 일단 구조대에 맡겨집니다. 경찰의 도움을 받고 딸도 차에서 내립니다. 범인이 경찰과 협조하는 듯하여 팀장에게 다가와 동승합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설명해줍니다. 비단 금융사고 피해자가 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남자는 가족을 잃은 한이 서려있습니다. 아직 신혼도 끝나지 않은 듯한데 다 잃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돈도.
범인도 살았다 한들 살인자입니다. 정상이 참작되겠지만 청춘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것입니다. 안 됐기는 하지만 그렇게 인생 끝낸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 팀장은 삶의 방식이 바뀔까? 하는 의문을 갖습니다. 물론 이 사건은 오래도록 각인되어 어떻게든 살아온 방식과는 다르게 인생을 만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가정과 가족들에게 그리고 직장에서도 여태 살던 방식이나 의식과는 다르리라 나타나리라 기대합니다. 문제는 얼마나 지속될까 하는 것이지요. 물론 사건의 크기와 당했던 심리적 고통이 트라우마로 작용하리라 짐작합니다. 영화 ‘발신제한’(HARD HIT)을 보았습니다. 주로 자동차 안에서 나타나는 배우의 심리 묘사가 대부분입니다. 애썼지요. 그런데 이 영화 2016년 작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 응징의 날’(2015년 작)을 복사한 듯합니다. 내용이 거의 같습니다.
첫댓글
우연을 인연으로 만들면서 ^&^
감사합니다
복된 휴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