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해도 다갔군요..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잘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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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귀여운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는 냉정함이 서려있다. 평소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호
한 표정에 피식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아이고~! 아무리 피를 나눈
내 형제라지만 이건 너무 귀엽잖아!! 콱 깨물어 주고 싶어라! 나는 형의 복숭아처럼 뽀얀 뺨
을 깨무는 대신에 살짝 키스를 해주면서 파란 머리카락을 살살 스다듬었다.
“카이형. 착하지? 나 학교 갔다와서 재미있게 놀자. 응?”
“......”
카이형은 내가 아무대도 가지 못하게 옷자락을 꼭 쥐고는 말이 없었다. 으으.. 우리 귀여운
카이 형. 어쩜 요렇게 귀여울까. 형이 자꾸 이러면 내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야. 이대로 학
교 땡땡이 처버려? 나는 급속도로 기우는 마음을 다잡으며 카이 형을 한 번 꼭 안았다. 요
즘 새 학기다 뭐다 바빠서 형제들이랑 많이 놀지 못한 게 탈이다. 조용한 성격의 카이 형마
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에게 때를 쓸 정도로 나는 요즘 형제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없는 것
이였다. 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일. 모범생인 내가 학교 땡땡이라니 그건 전생에도 지금
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게다가 지금은 내가 졸라서 가게 된 학교가 아니더냐! 그러니 다
른 사람 보기 민망해서라도 성실히 학교를 가야지. 암암.
“에휴.. 카이 형이 이렇게 잡고 있으니까 학교는 못가겠네..”
내가 과장되게 한숨을 푹 쉬자 카이형의 얼굴이 환해졌다가 금방 걱정스러운 얼굴이 된다.
내가 학교를 가지 않고 같이 논다고 하니까 무지 좋긴 한데 한숨 쉬는 날 보니까 미안해지는
가 보다. 얼굴만큼이나 착한 우리 카이 형. 나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의 새파랗고 부드려
운 머릿결을 삭삭 스다듬었다.
“음.. 그럼 우리 뭐할까? 그래, 형. 우리 얼마 전에 태어난 망아지 보러 가지 않을래? 그
거 보고 난 뒤에는 승마도 하자.”
“정말?”
내 제안에 또 금방 환해져서 반짝반짝한 기뻐한다. 큭큭, 역시 아이들은 새끼동물들을 사랑
하지. 좋아, 먹히는 구나. 이대로 밀고 나가자.
“그럼 카이 형은 내가 학교 갔다가 올 동안 루브 형이랑 세라, 미르 누나랑 키옌 형이랑 같
이 탈 말을 고르고 있을래? 나는 그럼 학교에서 말이 좋아하는 사탕이랑 당근 사가지고 올
게. 전번에 내가 사가지고 온 사탕을 말들이 무지 좋아했잖아. 그리고 말 탄 뒤에 오랜만에
모두 함께 저녁 먹는 거야, 어때?”
“응! 카이는 좋아. 그럼 카류 얼른 학교가서 사탕 사가지고 와!”
내 말을 듣고는 좋아라 하는 형을 보면서 흐뭇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누가 키웠길래
저렇게 깜찍하게 자랐을꼬. 히히, 누구긴 바로 나지.
“아하하, 형 나 카이 형이 제일 좋다?”
“나도 카류가 이 세상에서 제일 제일 좋아!!”
내가 이 맛에 산다! 나는 너무너무 귀여운 카이 형에게 쪽 소리가 나게 키스해 주고는 마차
에 올랐다. 카이 형은 마차 밖에서 자그마한 손을 흔들며 배웅해줬다. 꺄아~! 귀여 워라. 나
는 카이형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같이 흔들어 주고는 마차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차가 움직이자 멀미 때문에 어지러웠던 것이다. 윽. 이건 커도 고쳐지지도
않는 모양이다. 우엑..
“디트경. 오늘은 늦었으니까, 나 신경 쓰지 말고 속도를 내겠어? 이러다가 정말 지각할 것
같아.”
“괜찮으시겠습니까? 속도가 나면 멀미가 심해질텐데..”
“그만큼 빨리 도착하니까.. 조금만 참지 뭐. 난 괜찮으니, 부탁할께.”
디트경의 격정스러운 눈빛에 살짝 미소를 지어주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으로 나아갔
다. 조금 뒤 마차가 덜컹거리면서 속도가 빨라졌다. 윽.. 속이야.. 이거 매일 등하교길에 마
차만 안탄다면 딱 좋을 텐데... 게다가 이 마차 굉장히 화려해서 주위사람들의 눈길을 단단
히 끌어서 쪽팔리기도 하고.. 우욱.. 토 쏠려.. 얼른 도착이나 했으면...
“야. 너는 집이 바로 코앞이면서 지각이냐?”
내가 교실에 들어서자 에르가 형의 빈정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형은 예의 그 거만한 포즈
로 창가에 걸터 앉아있었는데 주변에는 다른 아이들이 비슷한 포즈로 날 맞았다. 잉? 저건
후크랑 카멜이잖아? 저 녀석들도 저 무리에 있으니까 물든 건가? 이런. 좋지 않아. 좋지 않
아..
“원래 저 녀석이 좀 굼뜨잖냐.”
“큭큭 엘 말이 맞아. 천성이 느려 터진 걸 한살 더 먹는다고 어디 가겠냐?”
녀석들 귀엽기는. 아직 선생님이 오지 않았으니 지각은 아닌데 내 행동에 괜히 꼬투리를 잡
으려고 저러는 모양이다. 첫날 싸가지 5인방이라고 이름 붙인 저 녀석들과도 1년 동안 같이
지내면서 꽤나 친해졌는데도 대장격인 에르가가 나한테만 유독 틱틱거리니 그와의 우정이라
는 이름하에 모두 나만 보면 저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 특기라고는 애보기 밖에 없
는 내가 아니더냐!! 음하하. 이 녀석들아. 나는 니들이 벌써 내 마수에 빠져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모두들 내가 늦게 오니까 걱정한거야? 이 카류는 정말 감동했어!!”
“으아악! 이거 안 놔?”
“야, 카류리드! 얼른 놔 줘!!”
내가 옆에 앉아있던 갈색머리 꼬마. 그러니까 딜트라엘(줄여서 딜티)을 와락 껴안자 녀석은
기겁을 하고 바둥거렸다. 싫어! 요 꼬맹이들! 요즘 들어 꽤나 눈치가 빨라져서 자주 못 안
았는데 이렇게 방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면 언제 안아보겠어! 나는 아이들이 잡아 당기 던
말 던 기를 쓰고 꼭 매달렸다. 하지만 힘에 있어서 내가 일곱 명을 이길 수는 없어서 금방
떨어지고 말았다. 쩝. 아쉽네.
“헉, 헉, 너 정말 공주 맞아? 아니, 네가 여자냐?”
“그.그래. 여자 평민들도 너처럼 외간 남자를 마구 껴안지는 않을 꺼다. 헉헉..”
“에헤~ 세미르. 내가 여자인 사실은 알고 있었네? 니들도 나 여자 취급 안 해주잖아~ 그러
니까 셈셈이야.”
풋, 외간 남자라니.. 내 눈에 니들이 남자로 보일 리가 없잖아? 그리고 남자로 보인다고 해
도 원래 남자였던 내가 부끄러워해야 할 이유도 없고. 내가 방긋 웃으며 말하자 카멜이 한숨
을 푹 쉬었다.
“거야 니가 좀 여자답게 굴어야 여자 취급을 해주던지 할꺼 아냐. 무슨 공주씩이나 되는 녀
석이 어째 하는 짓은 남자애들 보다 더 거치니..”
“게다가. 머리는 짧지. 옷은 맨날 남자 옷에.. 너 이거 다른 왕자전하의 옷들을 훔쳐 입고
오는 거지? 집에 드레스 없어?”
“에이, 나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을 드레스 몇 벌 쯤은 있다고. 이래뵈도 공과 사는 확실
히 하자는 주의니까.”
“행, 니가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라니 상상도 안 된다. 너 같은 왈가닥한테는 굉장히 안 어
울릴 거다.”
제르의 말에 모두들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헤. 그런가?
“뭐, 나는 여자라고 특별취급 받고 싶지도 않고 그것 때문에 그 불편한 드레스를 입을 맘
도 없으니까, 상관없어. 첫 시간 검술 실기지? 빨리 운동장으로 나가자. 응?”
내가 챙겨온 목검을 들고 아이들을 독촉하자 에르가 형이 갑자기 빼액 소리를 질렀다.
“아니, 그리고 무슨 여자애가 검술이야! 검술은! 딴 애들처럼 얌전히 교양과목이나 들을 것
이지!”
“나는 5살때부터 왕궁의 기사님들한테 검술을 배웠단 말이야. 이거 썩히면 아깝잖아? 앗,
시간 늦겠네. 얼른 가자. 응?”
“좋아. 5살 때부터 왕궁 기사들에게 전수 받은 실력이 얼마나 좋은지 내손으로 확인해 주
지. 후후후후”
에르가 형의 음흉한 웃음을 보자 뒷골이 서늘했다. 헉. 큰일 났다. 에르가 형은 정말 센
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고 생명의 궁에 들어가서 하르몬 선배와 함
께 열심히 대련을 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 보다는 실력이 좋았다. 하지만 여기 있는 대귀족
의 자제들도 영제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내가 여러모로 딸리는게 사실이었다. 특
히! 저 무인집안으로 명성이 자자한 에스문드가의 장남인 에르가 형의 실력은 우리 학년은
물론 고학년들에게 까지 알려져 있을 만큼 대단하다. 서.설마 왕족인 나를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때리는 건 아니겠지? 에르가 형이 아이라고는 하지만 힘이 대단해서 맞으면 무지 아
픈데.. 나는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아야야야.”
내 팔에 조심스럽게 연고를 발라주던 히노선배가 매우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
러자 히노 선배에게 관심이 많았던 애르가 형이 버럭 화를 냈다.
“그 정도 상처에 엄살 피우지 마! 그딴거 침이나 바르면 금방 나아. 벌떡 일어나지 못해?”
“에르가 형. 침 속에 얼마나 많은 세균이 있는데 상처에 침을 바르면 덧나서 흉진단 말야.
그러니까 에르가 형도 이제부턴 상처에 침 바르면 안돼. 알았지?”
“세균?”
“응. 공기중에 사는 아주 조그마한 벌랜데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침 속이나 손
에도 살고 있다가 상처가 난곳에 들어가서 사람을 병들게 하는 아주아주 나쁜 벌래야.”
“헛소리 집어치워!! 공기중에 무슨 벌래가 있다고 사람을 병들게 한단 말야?”
“에르가 형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구나? 그런 가시적인 생각이 머리를 딱딱하게 만들어
서 결국에는 바보가 된다는 사실을 알까 모르겠네.”
“윽!”
에르가 형은 얼굴을 확 구기더니 내가 앉아있는 쇼파 맞은편에 와락 앉았다. 하하, 그러게
에르가 형은 매번 질껄 알면서 덤빈다니깐.
“카류는 참 이상한거 많이 안다. 세균이라는거 나도 처음 들어봤어.”
문관집안의 아들인 제르카인(일명 제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으응. 왕궁에 있는 도서관에서 읽은 거야.”
“그러고 보면 너 전에 우리한테 들려줬던 동화도 왕궁 도서관에서 읽은 거랬지? 도서관에
는 이상한 책이 많구나..”
윽.. 사실 그런거 왕궁 도서관에 없는데.. 하지만 달리 얼버무릴 말이 없어서 대충 둘러댄
거였다. 더 이상 깊이 들어가기 전에 빨리 이야기를 돌려야겠다.
“카류는 책을 많이 읽어서 공부도 잘하는 거구나. 나 전 과목 만점 받은 사람은 처음 봤
어.”
“아하하, 그. 그래?”
윽... 이 주제도 별로다. 사실 공주인 내가 검술을 배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왕궁에서야
쉬쉬 거리면서 가르쳐 준거였지만 여기서 내가 검술을 배운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내놓고 공
주에게 검술을 가르친다고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첫날 교장
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는데 한 교사가 펄펄 뛰어서 거의 무산 될 뻔 했다. 남자아이들이 검
술수업을 할 때 여자아이들은 가르치는 교양수업을 하데 자신의 수업을 빠지겠다는 소리나
다름없으니 화가 날만도 하다. 그래서 내가 내어놓은 카드는 바로 모든 과목에서 10등 안에
들겠다고 한번이라도 그 밖으로 나온다면 순순히 교양수업을 듣겠다고 선포했다. 사실 모두
들 잘 배운 귀족들 만 있기 때문에 모든 과목에서 10등 안에 드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선생님과 교장은 내가 금방 검술을 포기할 줄 알고 허락을 했다. 훗, 하지만 내가 누구냐..
19살인 나에게 이정도 기초적인 문제가 문제 될 리 없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으
니... 어떻게 10등을 맞추지?? 나는 현제 비천재 노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모든 과목에서
1등이 되면 안된다. 하지만 10등 이하로 내려가면 저 지겨운 교양과목을 들어야 한다. 나는
시험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불안해서 자꾸만 고치고 고치고 하다가 결국 1등은 고사하고
전과목 만점이라는 이래적인 점수를 받고야 만 것이다. 흑흑.. 내 비천재 노선이... 아하
하..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꼬이는 건지...
“에르가! 너 또 우리 카류님에게 찝적 거리고 있지? 어? 꺄아악. 카류님!!!”
우리가 휴게실에 앉아 이런 저런 잡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고음의 히스테릭한 비명이 들려
오더니 앞에 앉아있던 에르가 형이 휙 사라지고 거기에 연보라색 머리칼의 여자아이가 나타
났다.
“리.리플리케..”
“꺄아아악!! 이거 왠 상처에요? 어디서 다치셨어요?? 저 망할놈의 에르가가 또 무슨 짓을
한거죠?? 그렇죠??? 내 저 자식을 당장!!! 어? 에르가 놈 어딜 도망갔어?”
내가 뭐라고 대답할 틈도 없이 리플리케는 내 몸 구석구석을 마구 더듬더니 갑자기 눈에 불
을 켜고 두리번거렸다. 자신이 던저버린 에르가 형을 찾는 모양이었다.
"이 망할 계집애가!!!! 내가 어딜 도망을 갔다는 거냐!!!“
에르가 형은 분노로 얼굴이 새빨게져서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리플리케는 어디서
나온 배짱인지(아마 80%가 자신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남자들 사이에서도 소문난 에
르가 형에게 맞서 지지 않고 같이 소리를 질러댔다.
“어디서 행패야? 얌마, 니가 우리 카류님을 때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이 막 되먹은 놈
아!!!”
“뭘 알고 말해라 이 꼬맹아!! 카류랑 나는 대련을 한거다!!”
“흥! 너같이 덩치만 커다랗고 무식한 애가 우리 카류님처럼 가늘고 여린 분에게 검을 겨눈
다는 것 자체가 폭력이다!!!”
“뭐라고? 이 자식이!!!”
“야, 에르가 진정해!!”
에르가 형이 흥분에서 발광을 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들이 말렸다. 그러나 리플리케는 그
런 에르가 형을 보지도 않고 나한테 와락 다가와서 내손을 꼬옥 잡았다.
“카류님. 여기말고 어디 더 다치신데는 없으세요? 카류님이 다치시면 우리 ‘카류리드 러브
러브’ 회원들이 넘 가슴이 아프답니다. 여기 반창고 있으니까 꼬옥 붙이시구요. 요 고운 피
부에 흉이 진다면 저 리플리케 혼 아예즈가 절데 저 잔인무도하고 사악한 에르가 혼 에스문
드를 용서치 않을 테니까 카류님은 걱정마시고 해맑은 미소로 저희의 빛이 되어주세요.”
“고.고마워 리케.. 근데.. 우리 같은 학년인데 나보고 카류님이라니.. 게다가 난 나이도 리
케보다 어리잖아.. 그냥 반말하는게..”
“절대!! 그럴수 없습니다!! 카류님은 저희의 우상이신걸요! 부디 요대로만 자라서 멋진 미
소년..음. 아니 멋진 숙녀가 되어주세요. 부탁드려요.”
아하하;; 이건 뭐지?... 내가 여자인건 분명히 알텐데.. 나는 어찌된 일인지 여자아이들 사
이에서 아이돌이 되어버렸다. 내가 남자 옷을 입고 다녀서 그런가? 전생에 이 또래의 여자아
이들이 여자처럼 생긴 미소년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 리플리케라는 아이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아이다.(이 아이가 하르몬 형의 동생이란 소리를 듣고 까무라치게 놀랐다. 얼굴은 조
금 닮은 것 같은데 성격은 전혀 안닮은 남매네.;;) 덕분에 나는 여자아이들 보다는 남자아이
들과 더 친해졌다. 하지만 내가 여자아이들과 별로 친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평소 버릇
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옆에 가만히 둘을 지켜보던 후크가 입을 열었다.
“근데 리플리케.. 지금 어디 가는 길이야?”
“친구들이 휴게실 벽에 아룬더스 축제 참가자 명단이 붙었다길래 보고오는 길이야.”
“뭐 벌써 붙었어?”
“야, 채소머리. 너도 나가더라? 꽤 하나보지?”
리플리케의 말에 모두들 피식 거렸지만 딱 한사람 채소머리라고 불린 에르가 형의 얼굴은
확 구겨졌다.
“너 자꾸 까불면 언젠가 네 년의 콧대를 확 뭉게버릴 날이 올꺼니까 조심해.”
“자자, 그만들 좀 싸워. 그리고 에르가 형은 말 좀 곱게 쓰라고 나보고는 여자 같지 않다느
니 말이 많으면서 형은 전혀 귀족답지 않은 말투를 쓰잖아?”
“행, 신경끄셔.”
“이 채소머리가!!! 너 우리 카류님 한테 얼른 사과 안해?!!”
“에구.. 그만 싸우라니깐.. 참. 있지 너희들 아룬더스 축제가 끝나고 바로 다음날이 건국기
념일이잖아? 그날은 학교도 노는데 뭐하고 지낼 거야?"
내가 얼른 주제를 바꾸자 2차전에 돌입하려던 두 사람도 입을 다물었다. 저 둘은 붙여놓으
면 재밌긴 한데 너무 시끄럽다니깐..
“음.. 글세.. 별로 할일이 없는 걸?”
예쁜 금발을 가진 엘시온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말했다.
“나도 여기가 우리 고향은 아니니까.. 아는 곳도 많이 없고.. 그냥 집에 틀어 박혀있을 것
같아. 카류는 왕궁에서 뭐하는데?”
“나? 어른들이야 건국일을 맞이해서 사냥을 나가지만 우리 형제들은 밖에 나가는 일 조차
허락이 안되니까.. 나도 왕궁에 있을 것 같아.”
다른 아이들도 동조의 뜻을 보냈다. 흐음..그런가? 역시 하루정도의 휴일이니까 어디 놀러
도 못가고.. 흑. 그럼 요녀석들을 못 보는 거잖아? 으악.. 이 녀석들 보고 싶어서 어떻게 참
지? 칫. 이건 순전히 어른들을 위한 휴일이다. 애들은 위험하다 뭐다 밖에 나가지도 못하게
하면서 자기들은 사냥도 다니고 놀러도 가고 다 하잖아? 모처럼의 휴일에 요 꼬마녀석들을
못보다니.. 흑 슬퍼라.. 같이 놀고 하면 좋을 텐데. 하지만 난 학교 가는 것 외에는 외출도
못하고 뭣보다 장소가...
“그래!!”
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소리치자 모두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건국 기념일날 우리끼리 파티를여는게 어때?”
“파티?”
“응! 장소는 학교강당이 비니까 거길 빌려서 꾸미고 애들도 부르고 해서 같이 놀자! 어차
피 다들 할일도 없잖아? 안그래??”
“오호, 좋은 생각인데?”
“마침 그날은 어머니도 국왕.. 아니 아버지랑 같이 사냥터에 가시니까 어머니에게 부탁해
서 땅의 궁의 시녀들도 파티준비를 도울 수 있을 거야.”
“와, 찬성!! 재밌겠다!!”
나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얼굴을 보며 방긋 미소지었다. 역시아이들은 웃는 얼굴이 최고
다. 나도 그들을 따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 당장 교장선생님께 강당을 빌려달라고 하자!!”
“그래, 가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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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저도 말을 참 좋아한답니다. 어렸을 땐 이웃집에서 말을 키워 자주 놀러가곤 했었는
데.. 언제 기회가 된다면 정식으로 승마를 배우고 싶습니다.(돈을 많이 벌어야 가능한 일이
겠죠.ㄷㄷㄷ 말을 먹이는 것만으로도 한달에 몇십만원이 든다지요.ㄷㄷㄷ)
제가 이나장F를 계획한 것이 올해 재수를 시작하면서였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쓸 자
신이 없어서 계속 스토리만 손을 보았죠. 덕분에 이 이야기의 스토리는 처음 부터 끝까지 정
해져있지요. ㅋㅋ 그때엔 이렇게 길게 쓸줄은 몰랐지만.. 저는 쓰면서 행복하답니다. 여러분
도 읽으시면서 행복해 지셨으면 좋겠어요. 저 라이어니스가 새해맞이 인사를 드리면서 기념
으로 문제~! ‘아르나크의 장 F’에서 ‘F’는 사실 어떤 단어의 약자입니다. 그 단어는 무
엇일까요~? 가장먼저 맞추시는 분에게 원하시는 내용의 단편소설을 드릴께요.(필요 없으시다
구요.;A; 그럼 제 사랑을 드리지요.(것두 필요 없으시다구요∑;A; 엉엉엉))
첫댓글 우리 카류의 드레스입은 모습을 보고 모든 남자애들이 반하는.... 그래서 카류리드 러브러브 회원에 남자와 여자가 넘쳐...후훗 그나저나..F라... 뭘까요...흐음 혹시 뜻이 좋은 단어인가요? 아니면 별로 좋지 않은 뜻인가요? 흐음... 맞춰서 단편소설 받고 싶은데....이거참<-
final...? 아냐아냐 female인가요?
푸핫!언니야 소설은??+ㅁ+(빤딱빤딱)
우왓,.첨으로 코멘 남기는..ㄷㄷㄷ..-ㅂ-;;잘보고 있습니다!!><!!우리 카류가 드레스를 입으면 모두들 홀딱 반할텐데/ㅅ/..........F의 약자는 쉽게 생각해서 family나 friends.가 아닐까..................ㄱ-;;아 뭐 너무 단순했나;;암턴!앞으로도 잘!+ㅁ+
크윽 보기만 해도 납치를 하고 싶군아~ ㅋㅋ
흐음... forever???? 인가요????ㅋ 재수 결정하셨습니까???? 힘든 결정을 하셨군요..// 내년에 꼭 좋은 대학 가세요^^ 저는 담임 선생님께서... 더 좋은 대학가라고 재수를 권하셨지만.. 뿌리쳤어요^^ 그냥.. 힘들것 같아서요 ㅠ 님 화이팅이요^^
재수는 올해했어요............했다구요............훌쩍..............
ㄷㄷ;; 죄송해요ㅠ 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항~~~~ 맞다~~ 패러디의 F 오호~~~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요 ㅠㅠㅠ 카이카류 소설 보고 싶었는데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