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추석 전후로 해서 가을의 진객 송이버섯이 난다.
올해는 날씨가 너무 더워 송이가 나올 생각을 못한 것 같다.
송이버섯은 낮기온이 24~5도 야간에는 14~5도로 일교차가
커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추석날도 열대야가 계속될
정도로 날씨가 더웠으니 언감생심이었다.
다행히 상해로 올라간 태풍이 몰아다 준 비로 전국의 기온이
내려가 어느 정도 정상수준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고대하던 송이
버섯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엊그제 양양 경매장에는 1등품으로
겨우 5송이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송이는 맛과 향이 좋아 다른 육류반찬과도 잘 어울리나 술 안주로도
좋다. 와인 글라스에 한잔 따라 놓고 후라이팬에 송이버섯을 살짝
구워서 안주로 입에 넣으면 감개무량하다. 아직 송이버섯이 날 시간이
조금 남아 있긴 하지만 불안하다. 송이는 아무데서나 나는 것이 아니고
꼭 나는 곳에서만 난다. 강원도 양양,봉화,울진, 창녕,지리산 자락 등지
에서만 조금씩 생산된다.
내가 자란 진주지방 까막골에서는 송이버섯은 구경도 하지 못했고
지게를 지고 나무하러 가면 이맘때쯤 작은 소나무 밑에서 뽀오얀
꽃송이 같이 생긴 싸리버섯이 눈에 띄었다. 싸리버섯을 조심스럽게 따서
나뭇짐 속에 넣어 집으로 가져 오면 어머니는 정성들여 반찬으로 해 주셨다.
싸리버섯도 질감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있었다. 당시엔 송이버섯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 버섯중에는 싸리버섯이 최고인 줄로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