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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대통령선거 / 시민들,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 19일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한결같이 "당선자는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안정된 리더십으로 지난 5년간 지속돼 온 사회ㆍ정치적 혼란을 치유해 달라는 주문도 많았다.
서울 남대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경준 씨(52)는 이날 투표를 한 뒤 "요즘 경기가 하도 바닥이라 외환위기 때보다도 나을 게 없다"고 하소연한 뒤 "침체된 경기를 가장 잘 살릴 것 같아 당선자를 뽑은 만큼 당선자가 경제를 회복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중구 필동 동사무소에서 투표를 마친 양기철 씨(38ㆍ회사원) 역시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 살리기가 가장 시급하다"며 "새 대통령은 경제를 잘 살리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주부 이 모씨(48)는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대출을 받았는데 요즘 이율이 가파르게 올라 부담이 무척 크다. 물가도 자고 나면 치솟을 정도로 살림살이가 너무 어려워졌다"며 서민경제 회복을 새 대통령의 첫 번째 임무로 부탁했다. 지긋지긋한 정치권 이전투구를 하루빨리 끝내고 안정된 리더십을 보여 달라는 주문도 쏟아졌다. 회사원 최한길 씨(56)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들 싸움이 지긋지긋하다. 새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 정치적인 안정을 학수고대한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3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온 하상술 씨(78)는 "나라가 어수선하기 짝이 없어 자손들 미래까지 어둡다"면서 "당선자는 반드시 사회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을 하는 고 모씨(50)도 "다음 정부는 강력한 법 집행을 통해 무너진 사회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봉순 씨(60ㆍ여)는 "우리 같은 서민들을 위하고 특히 세금을 적게 만들어서 서민 부담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 대통령은 진짜 '교육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중학교 교사 홍 모씨(25)는 "교육부와 대학이 다툼을 벌여 왔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다치는 쪽은 학생들뿐이었다"며 "새 대통령은 일선 학교들이 자율적으로 교육 발전을 이루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유권자들은 보육과 출산정책 개선을 당부했다. 세 살배기 쌍둥이를 데리고 나온 임수연 씨(38ㆍ여)는 "새 대통령은 맞벌이 가정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자 씨(62ㆍ서울 종로구 효자동)는 "아들 내외가 결혼한 지 4년이 지났는데 살림살이가 빠듯해 아직 아이를 못 낳고 있다"며 "새 대통령은 출산과 보육정책을 잘 펴서 다음 정부 때는 꼭 손자를 안아봤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고령에도 아랑곳없이 투표장에 나온 이열 할머니(81)는 "부디 당선자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귀화 한국인인 필리핀 출신 이피아 씨(27ㆍ전북 정읍시 영원면)는 "당선자는 부정부패와 욕심 없이 열심히 일해 모두가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에 사는 김 모씨(40)는 "참여정부에서 균형개발을 얘기했지만 수도권 집중이 더 심화되고 지방은 더욱 피폐해졌다며 지방 사람들도 잘살 수 있는 정책을 펼쳐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서 모씨는 "이번 정부에서 사회복지 투자를 늘렸다고 하지만 장애인 등 소외계층이 느끼는 체감 혜택은 매우 낮다. 복지 관련 공무원 조직만 늘린 경향이 있다"면서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