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래는 화요일 보고 난 직후에 쓰려고 했는데, 며칠 늦었네요.
한달 전 예매했던 Wham! 10 Days in China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유럽에 와서 극장에 들린 건 처음이었는데요. 1분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허겁지겁 들어갔는데, 광고가 한국보다 더 많아서 다행히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아니, 정확히는 다큐멘터리죠.
이 다큐멘터리는 놀라움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긍정적인 면부터 말하고 싶은데, 일단 원래 좀 더 외향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앤드류 리즐리는 그렇다 쳐도, 조지 마이클이 저렇게 생기발랄한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통통 튀는 모습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하얀색 옷을 입고 왬! 시절의 히트곡을 부르는 모습은... 과연 가장 사랑받았던 사람일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40대의 조지 마이클도 참 좋아했었는데, 20대 초반의 그를 보면서 왜 "나는 더 이상 Faith 비디오에 나오던 그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많은 스타들이 겪고, 왬! 또한 겪었던 문제들이 다큐멘터리에서도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바로 언론의 폭력이었는데요. 짐작컨대 Make It Big 앨범의 엄청난 성공이 있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겨우 앨범 한 장이 좀 뜬 아이돌로만 보였을 겁니다. 그리고 장르도 Blues나 Rock이 아니었으니까 깔보는 시선이 있었겠지요.
다큐멘터리에서 기자들은 내내 무례하게 나옵니다.
"아, 이들이 왬!인데, 저 금발이 조지 마이클이고, 갈색 머리가 앤드류 리즐리예요."
"중국 당국이 춤을 추지 말라고 했는데, 왜 춤을 췄죠?"
"(서구 문화가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고, 공연장 곳곳에 배치된 공안들 때문에 더 경직될 수 밖에 없던 상황임을 알면서도) 관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같은 무례함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급기야 앤드류 리즐리는 인터뷰 자리를 떠납니다.
첫번째 공연 후 조지 마이클은 실망과 당혹스러운 감정이 역력하게 드러나요. 그리고 광저우에서 있던 공연에서도 상당한 부담감 속에서 무대에 올랐을 겁니다. 그런데 광저우는 영화 '첨밀밀'에서도 묘사되듯 홍콩과 인접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리 일하러 갔고, 자연스럽게 서구 문화에 대해서도 상당히 개방적이었죠.
팔짱을 끼고 그들의 공연을 보던 베이징 관객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광저우에서는 소위 '떼창'의 연속이고, 모두가 왬!을 연호합니다.
이번 작품이 공개된 상당한 이유는 그 시절 조지 마이클과 앤드류 리즐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서 이 작품은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리고 말미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조지 마이클이 이후 중국을 찾은 적은 없지만, 이 공연의 성공으로 미국 투어를 잘 치러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처럼 보여요. 이게 그에게 있어서 중국 공연의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고...
반면, 아쉬운 점 또한 분명히 있어요. 일단 가수를 다룬 다큐멘터리임에도 단 한 곡조차 전 곡을 부르는 장면이 없는 것은 확실히 아쉬운 지점이고, 인터뷰이가 좀 많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제 생각엔 앤드류 리즐리와 펩시 앤 셜리, 경우에 따라서 데이빗 오스틴 또는 생전의 조지 마이클과 디온 에스터스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아요. 그들의 공연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그 때만 해도 '죽의 장막'이라는 표현이 있었을 만큼 미지의 영역이었던 곳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에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충분히 짐작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제3자의 코멘트가 너무 많아서 초반에는 좀 지루한 느낌을 주긴 합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말미에 그는 이 필름의 공개를 원하지 않았었다고 하는데, 그럴 만한 이유도 느껴졌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결코 편안한 환경이 아니었기에 불편함 감정까지 대중들에게 공개되길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이 작품의 공개를 결정하면서 저처럼 극장에서 보며 그 시절을 회상했을까? 아니면, 단호히 공개를 거부했을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오 관람후기공유 감사합니다. 저도 꼭 보고 싶은데 한국에서는 개봉소식이 없는 듯 하네요 ㅠ
네, 아마 다운로드 형식이나 넷플릭스에서 공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왬! 시절부터 팬이셨다면 정말 좋아하실만 한 작품이었습니다.
방장님 안녕하세요? 우선 타지서 잘 지내시는지 안부여쭈어보아여~
자새한 후기 감사해요.
전 죠거는 못보고 저희애가 보고 몰래 영상도 짧게나마 찍어보내주고 했어여.
재밌개 보았다고 모르던 얘기도 있더라구욤.
저도 곧 볼수 있갰죠 ㅎ
올해 10주년이네여. ㅜㅜ 세월이 진짜진짜 빠릅니다. 올연말은 예정이 벌써 있어서 못가고 내년이나 내후년에 방문예정입니다.
또 가게되면 서투르지만 후기 올릴께요.
항상 건강하시고 또 뵐께요 :)
카페회원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Makami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여긴 이제 가을에 접어들고 있어요. 회사 일이 바빠서 유럽의 멋진 풍경을 내내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이 정말 무섭게 흘러가네요. 모쪼록 건강하시고, 또 글 남겨주세요.
참, 이번 영화에서 공개된 곡들의 음원이 정식 공개될 모양인가 보더라고요.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