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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31
#1. 일식집
장박 손에 금순 사진 들려있다. 동작 정지되어 금순 사진을 들여다 본다. 환한 표정의 금순이다.
장박 사진에 시선이 붙들려 숨도 안쉬는데, 검사 다가와 앉는다.
검사 : .....맞아? 자네가 찾는 사람?
장박 : .....어디 살어?
검사 : 그 안에 있다니까. 현재는 서울 살든데.
장박 : 서울에?
검사 : 어. 그 안에 주소 꺼내봐. **동에 살구 있드라구. 시댁에서.
장박 : 시댁?....벌써 결혼을 했단 말야?...
검사 : (보는) 몰라?
장박 : 몰라... 이름 석자밖에 아는 바가 없어...조사한게 있으면 아는 데로 다 얘기 좀 해줘.
검사 : 도대체 누군데?
장박 : 부탁했잖아 묻지 말아달라구...결혼을 했어?
검사 : (보다)...했는데 남편은 없어.
장박 : 남편이 왜 없어?
검사 :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었어. 결혼한지 며칠 만에.
장박 : (놀라 보는).....
검사 : 스물 한 살에 결혼했는데 결혼한 지 며칠 만에 남편이 죽었어. 그때부터 계속 지금까지 시댁에서 살구 있어.
애두 하나 있어. 두돌 좀 지난 사내 아이야.
장박 : (계속 놀라워).....
검사 : 애 때문인지, 의탁할 곳이 없어서 그런지 시댁에 살고 있드라구, 요즘 보기 드문 일이지?...
결혼 전까지는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아, 몇 달 전에 할머니랑 작은엄마가 그 윗동네로 이사를 왔는데,
작은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해 현재 경제사범으로 도망 중이구.
장박 : ....
검사 : 시댁 식구들은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숙이 둘이구....
최근에 일 하러 다녀. 녹즙 돌리고 미용실 취직자리 알아보러 다니구....그정도야.
장박 : .....
#2. 미용실
금순 문 앞에 서 있다.
은주 다가온다. 금순 꾸벅 목례하고 문 열어준다.
은주 (재희 일로) 금순을 째려본다.
금순 : .....어떠시대요? 많이 데이셨대요?
은주 : (미워 째려보다)....근데 나금순씨 왜 일은 않고 여기만 서있어?
금순 : 예?....
은주 : 우리가 안내요원 뽑은지 아나? 가서 일해요 빨리.
금순 : ....예 다녀오세요.
금순 은주 나가면 미용실 안쪽을 돌아본다. 혜미 앉아서 문자 찍고 있다.
금순 다가가는.... 금순 다가와선다. 혜미 느끼지만 계속 문자만 찍는다.
금순 : 선배님 저는 언제부터 일을 할 수 있나요? 저두 하루 빨리 샴핑두 하구 차근차근 일을 배우구 싶어요.
혜미 : ....온지 얼마나 됐다구 그래. 빨리 문 앞에 가서 서 있어...(보낸다)
금순 : 부원장님이 저한테 왜 일두 않구 문 앞에만 서 있녜요? 안내요원 뽑은거 아니라구?
혜미 : (힉 보는)......
금순 : 저 일 좀 시켜주세요 선배님. 청소도 좋고 로뜨 빠는 것도 좋고 뭐든지 열심히 배우구 열심히 할께요.
혜미 : .....
말희 : (관심 있게 보는)....
스텝들 : (돌아보는).....
혜미 : (그러다 입구에 마담(40대) 들어서는 모습 본다).....그래 알았어.
저기 오시는 손님부터 해봐. 까운 입혀드리구 샴핑해 드려.
금순 : 샴핑을요? 저 혼자?....제가 직접요?
혜미 : 그럼 머리를 둘이나 붙어 감기니? 학원서 배웠을꺼 아냐?
금순 : (좋기는 한데) 예 그래두...아직 여기 와서는 한번도 안해 봤는데.
혜미 : 학원서 배운데루만 하면 돼. 선생님 금방 나오실꺼니까. 얼른 가봐.
금순 : 예. 열심히 한번 해볼께요.
금순 다가간다. 혜미 그모습 보다 슬그머니 화장실로.
카운터(여) 마담의 가방과 외투를 받아든다. 금순 다가와 선다.
금순 : 안녕하세요 손님...(첫손님 긴장되지만 웃으며)
말희 : (놀라는)....
스텝들 : (어! 역시 놀라는)....(어쩔려구 큰일 날텐데).....
마담 : (위 아래로 주욱 훑어보면)....
금순 : 윤소란 선생님 곧 나오실꺼에요. 그전에 제가 머리부터 감겨드릴게요.
마담 : (탐탁찮은 반응)....
금순 : 먼저 가운부터 입으세요. 잠시만요..(이동하는)
<샴핑실>
금순 가운을 갈아입은 마담을 안내해 샴핑실로 다가온다.
금순 : 여기 앉으세요.
마담 : 닦어.. 의자 한번 닦으라구.
금순 : 아 예...(다가가 수건으로 의자를 닦는다).....
마담 : (그제야 앉아서 뒤로 젖힌다)....
금순 : 편안 하세요 손님?....얼굴에 물 튀지 않게 수건 올려놓을께요.
마담 : 그냥 해. 싫어.
금순 : (보다)....예...그럼 조심해서 하겠습니다.
금순 마담의 머리를 모은 후, 물을 틀어 손을 대본다. 금순 적당한 온도 확인하는데.
마담 : 앗 차거...(손으로 뺨을 닦는다)....
금순 : 죄송합니다 손님 튀셨어요?...(얼른 샤워기 놓고 수건으로 닦으려는데, 마담 금순을 무섭게 노려본다. 꾸벅)
....죄송합니다 손님.
마담 : 똑바루 해...(한번 더 부라리고 시선 바르게)
금순 긴장된다. 다시 샤워기 집어들고 물 틀어 조심스럽게 물 온도를 맞추고 손을 대본다....물 온도 맞는 듯...
금순 머리를 감기기 시작한다... 머리를 물에 충분히 적시는데 갑자기 마담 앗! 뜨거 벌떡 일어난다.
금순 : 뜨거우세요 손님?...(물에 손을 대보고)... 죄송합니다 손님 갑자기 온도가(하는데)
마담 금순의 옆통수(뺨)을 세게 후려친다. 금순 불시에 얻어맞고 멍한.
마담 : (와락) 이거 누구 머리털을 다 뽑아 버릴려구? 너 온지 얼마나 됐어?
금순 : (한 손으로 뺨을 감싼 채 말이 안나와)....
말희 등 스텝들 : .....
혜미 : (화장실 문 틈에서 눈 커져 보고 있고).....
마담 : 얼마나 됐냐니까?
금순 : ....일주일 됐어요.
마담 : 뭐? 일주일밖에 안된 게 감히 내 머리에 손을 대. 야 원장 오라구 해? 원장 어딨어?
금순 :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돼 멍한)....
오미자 : (나오다 보고 놀라 다가오는).....
마담 : 뭘 그러구 봐. 원장 빨리 오라구 하라니까.
금순 : ......
오미자 : (다가오며 얼굴에 손 대고 있는 금순 보고 직감) 사장님 오셨어요?
마담 : 오원장 이럴 수 있어? 어떻게 온지 일주일밖에 안된 걸 나한테 붙여 내 머릴 만지게 해?
오미자 : 죄송합니다 사장님.
마담 : 이게 죄송하다구 될 일이야. 나 지금 머리털 다 뽑히는지 알았어.
윤소란이 뭐하는거야? 오원장 디자이너 관리 어떻게 이 따위로 해?
오미자 : 죄송합니다 사장님....윤소란씨가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앉으세요 제가 감겨드리겠습니다.
마담 : (그제야 주춤한다)....오원장이 직접 한다구요?
오미자 : 예 사과의 뜻으로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누우시지요.
금순 : .....
오미자 : (금순에게) 됐어요 가 있어요...누우세요 사장님.
마담 그제야 누구러지면서 자리에 눕는다. 오미자 손을 걷고 샴핑 시작한다.
금순 : (그모습 보다....뿌빗거리며 가는...그러다 자신을 보고있는 미용실 식구들과 눈 마주친다)......
말희 : (좀 안됐다 싶다)....
스텝들 : (역시).....
금순 : (그들의 시선 느끼는)....
혜미 : (화장실 문 빼꼼히 열고 보고 있다가....화장실 문 닫는다)....
#3. 미용실
금순 혜미 윤소란, 오미자 마주 서있다. 말희 등 스텝들 세사람을 주목하고 있다.
오미자 : 어떻게 된 일이야 윤소란? 아까 그손님 어떤지 우리 미용실에 모르는 사람 있어? 어떻게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해?
윤소란 : 죄송합니다 원장님. 저도 점심 먹던 중에 생긴 일이라....혜미씨 왜 금순씨한테 그 손님을 맡긴거야?
혜미 : 제가 맡긴거 아녜요. 금순씨가 하겠다구 막 우긴거에요.
금순 : (보는).....
혜미 : 저도 그손님 어떤지 잘 아니까 안된다구 했는데, 왜 자기 일 안주냐구 당장 일 시켜달라구 하두 우겨서...
금순 : (본다 너무한다)....
말희 스탭들 : .....
오미자 : 나금순....사실이야?
금순 : ....예...제가 일 시켜달라구는 했어요.
혜미 : .....
오미자 : 온지 얼마나 됐다구 그따위루 건방을 떨어? 내가 열심히 하랬지 과욕을 부리랬나?
금순 : .....
오미자 : 샴핑이 우수워 보여? 학원서 쪼금 배워 대충 쉽게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샴핑 같애?
지압점이나 제대루 알구 하겠다구나 한거야?
금순 : 죄송합니다.
윤소란 : 죄송합니다 원장님.. 제 부주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오미자 : .....
금순 : .....
식당아줌마 : (저만큼 나와서서) 식사들 하세요.
#4. 미용실 직원실
윤소란 혜미 말희 금순 스텝1.2 들어서 자리에 앉는다. 테이블에 식판 놓여있다.
윤소란 : 나금순 아까 뺨 맞았어?
금순 : .....예.
윤소란 : 샴핑 커팅 퍼머 염색 미용에 관한한 손님이 아무리 말두 안되는 트집이라도 문제를 제기하면 받아줘야 하는거야.
설사 뺨을 맞드래두, 그게 우리 일이니까. 그래서 원장님이 직접 샴핑을 하시면서 빠르게 수습하신거야.
금순 : .....예....
윤소란 : 단 그 외의 부분은 절대 그럴 필요는 없어...오늘 일은 미친개한테 물렸다 치구 잊어.
금순 : 예....
윤소란 : 먹어...
다들 식판 당기고 숟가락 든다.
금순도 식판 당기는데 핸드폰 울린다. 금순 꺼내서 보고 들고 나간다.
윤소란 : (문 닫히면) 안혜미. 아까 정말 나금순이 샴핑 하겠다구 한거야?
혜미 : ....예.
말희 : (힐끔)....
스텝1.2 : (시선 주고 받으며).....
윤소란 : (따끔하다) 그렇다해두 아직 샴핑수업도 안받은 애한테 그런 요주의 손님을 맡겨?
안혜미 아직두 그정도 판단능력두 없어?
혜미 : (기분이 안좋다).....
윤소란 : 나금순 일좀 시켜 이제. 로뜨정리부터 시켜.
말희와 스텝들 : (힐끔)......
혜미 : (마지못해).....예.
#5. 미용실 문 밖
금순 문 닫고 급하게 잰걸음으로 뒤쪽으로 이동해가며 전화를 받는 중.
금순 : 할머니 왜요?...금아니?....휘성이 칭얼거리는 소리 들리네? 휘성이 어디 아퍼?...
#6. 숙모네 마루
금아 칭얼거리는 휘성이 달래면서.
금아 : 아니 아퍼서 그런건 아닌거 같구 졸린거 같은데 잠은 안자구 자꾸 칭얼대서....그래?...알았어 잠깐만....
휘성아 엄마 엄마...(휘성이 귀에 전화기 가져다 댄다)....
#7. 미용실 뒤꼍
금순 : 휘성아...엄마야. 우리 휘성이 엄마 보고 싶어서 잠 안자구 떼써? 엄마가 노래 불러 줄테니까 우리 휘성이 코 자자....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갈때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 노래에....
(슬몃 눈물이 맺힌다)....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휘성아....(눈 깜빡이며) 미안해...
엄마, 휘성이 혼자 두구 나온 만큼 열심히 일할께.... 엄마 잠깐 기운 빠지구 맘 약해졌었거든. 엄마 기운 낼께....
사랑해 휘성아. 엄마가 하늘 땅 별 땅 우주 땅 만큼 우리 휘성이 사랑해.
#8. 미용실 직원실
금순 쟁반에 커피 여러잔 탄 것 들고 웃으며 들어온다. 다들 식사를 막 마치고 입가 등을 닦다가 그런 금순을 본다.
금순 씩씩하게.
금순 : 아까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했습니다. (꾸벅) 앞으로는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더욱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십시요 선생님. 선배님들....커피에요 드세요...(말희부터 놔주는)
말희 : (그런 금순 본다)....고마워.
금순 : 선생님 커피 드세요.
윤소란 : 놓구 얼른 식사 해. 각자들 가져다 먹자.
금순 : 예 선생님...(가운데 놓고 하나 들어 혜미에게 놔준다) 드세요 선배님.
혜미 : (다시 살아난 금순 모습에 기분 안좋다).....
#9. 지하철 역
할머니 나물광주리 이고 걸어온다. 할머니 걷다가 어라! 멈춰선다.
지하철역 할머니 자리(계단 바로 옆자리로 나란히)에 50대 아줌마1.2가 차지하고 앉아 있다.
할머니 휙휙 다가와선다. 할머니 끄응 광주리 내려놓고.
할머니 : 이보슈 여 내자리유.
아줌마1.2 : (보는)....
할머니 : 아줌니 여 내자리라구 어여 비켜달라구.
아줌마1 : 그런게 어딨어요 먼저 차지하구 앉는게 임자지.
할머니 : 글씨 내가 그 먼저 차지하구 앉은 임자라니께...비켜유 나 걸루 가야허니께...(밀고 들어가려면)
아줌마1 : 왜 이래요. (밀친다)
할머니 : (뒤로 엉덩방이 찧는다) 오미 이여편네가 사람을 치네.
아줌마1 : 이할머니 사람 잡네 치긴 누가 쳤다구.
할머니 : 뭐셔.
아줌마1 : (아줌마2 옆을 가리키며) 저 옆에서 하시면 되잖아요.
아줌마2 : 그래요 할머니 여기로 오세요.
할머니 : (아줌마1 노려보며) 니가 저 옆에서 해 그람.
아줌마1 : 니가라구 했어요 지금?
할머니 : 그려 니가라구 혔다 워쩔려? 상판떼기를 보니께 내 며느리 또리밖이 안되겄구만
어서 시방 눈을 똑바루 부릅뜨고 댓거리여 댓거리가.
아줌마1 : 이 할머니가 진짜, 나이만 많으면 단가 왜 반말이야.
할머니 : 뭐..뭐셔.
아줌마1 : 늙은게 자랑이야? 왜 듣는 사람 기분 나쁘게 허락두 안받구 말꼬리를 잘라 먹어. 나두 나이 먹을만큼 먹었어.
할머니 : (입이 딱 벌어지며 말이 안나오는데)...
숙모 : (계단 올라오다 그모습 보고 기막혀)....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할머니 : (돌아보고 반가운)....금아야.
숙모 : (다가와 할머니 척 가로막고 서서 팔 걷어 부친다) 너 뭐라 그랬어 지금. 다시 한번 말해봐!
아줌마1 : (그 등치 열내는 기세에)....아줌마는 뭐야?
숙모 : (가슴 디밀며) 나 우리 어머니 며느리다.
할머니 : (기가 살아) 그려 이 귀골이 장대한 애가 내 며느리다 워쩔래.
숙모 : (다시 디밀며) 다시 한번 말해보라니까. 시방 울엄니한테 뭐라구 했는지?
할머니 : (더욱 기세 등등) 그려 다시 한번 말해봐 이 잡것아, 뭐 늙은게 자랑이여?
아줌마1 : (두사람 기세에 주춤한다)....왜 이래요?
숙모 : 왜 이래요? 어머니뻘두 더 되는 울어머니한테 그 험한 소리 해놓구 얼른 사과부터 못하고 왜 이래요?
할머니 : 참말루 워쩌 말을 못혀 갑자기 터진 입이 오그라붙었어? 쫌매졌어?
#10. 칼국수 집
할머니 숙모 마주앉아 있다. 두사람 앞에 주인 칼국수 두그릇 놓고 간다.
할머니 : 먹자. 어여 먹어.
숙모 : 예 드세요.
할머니 : (먹으려다 가만 젓가락으로 숙모에게 덜어준다)....
숙모 : 됐어요 저 이것두 충분해요.
할머니 : 아녀아녀 많이 먹어. 식당 일 그게 보통 고된 일이간. 무조건다간 밥심으로 버티야 혀. 많이 믁어. 많이 믁어.
숙모 : (보는)....
할머니 : (너무 속 보이나)....믁어...(먹다가...이게 무슨 맛이야 고개 들면).....
숙모 : (역시 동시에 고개 든다).....
할머니 : 여 무신 맛이여?
숙모 : 그러게 말에요.
할머니 : 여 주인장 여봐유....여기 미원 좀 줘봐유.
숙모 : 어머니 그래두...(힐끔 보면 주인 인상 쓰고 있다)
할머니 : 워찍혀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못 먹겄는디...(작게) 나쁜 사람들 아녀 이라구 이걸 워쩌구 맨정신으로 먹으라구
이런걸 내놓구 돈 받어쳐먹을꺼 아냐....그란디 너는 워쩐 일루 이시간에 집엘 와.
숙모 : 저 식당 관뒀어요. 업종 전환한다나 어쩐다나 당분간 휴업한다구 나오지 말라네요.
할머니 : 그려?....잘됐어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구 한 며칠 푹 쉬어.
숙모 : 그래야지 어쩌겠어요....근데 참 어머니는 휘성이 어떡하시구 나오신 거에요?
할머니 : 이 금아가 보구 있어.
숙모 : 금아가요?...(표정 딱 굳는)....
할머니 : 이...금아가 휘성이를 을매나 이뻐(하며 보다 그 굳어진 표정에)...... 허나 몰러.
숙모 : (속에서 불이 난다)....금아가 왜 집에서 애를 보고 있어요? 금아 도서관 안갔어요?
할머니 : .....그러게 말여. 워쩌 안가드라고.
숙모 : 그럼 집에서라두 공부하게 해주셔야죠. 금아가 왜 휘성일 봐요? 어머니 금아 수험생인거 모르세요?
할머니 : (느껴져)....내가 시켰냐. 걍 지가 그라구 휘성이가 이쁘다구 본다는 디 워쩌것어.
숙모 : (보는)....어머니는 어쩌면....어머니는 금순이만 손녀세요?
할머니 : 아니지 워쩌 금순이만 손녀여....여 미원 안줘유?
숙모 : .....
할머니 : (그 눈빛에 마주치지 않으려고 끔뻑끔뻑).....
갑자기 좋았던 고부간의 분위기에 찬바람이 쌔앵 돈다.
#11. 마당
태완 문을 열고 살그머니 들어선다. 안의 동태를 살핀다.
태완 그러다 안방에서 목발 집고 나오는 정심을 본다. 태완 놀라서 얼른 피하려다 다시 보면
정심 소주병을 들고 목발을 집고 나오느라 낑낑대는 중이다.
태완 놀라서 얼른 현관으로.
#12. 마루
태완 얼른 문 열고 올라서 다가온다. 정심 소주병 들고 목발 집고 낑낑 걸어온다.
태완 : 엄마 왜 그런걸 들구 그래..(얼른 다가와 소줏병을 빼든다)....
정심 : (기막혀 보다 다시 목발 하나 놓고 한쪽을 두손에 잡고 때린다)....
태완 : (팔등으로 막으며) 엄마 엄마 잘못했어. 아 엄마...
정심 : (화나 노려보는).....
태완 : 진짜 잘못했어.....
정심 : 여기가 어디라구 들어와.
태완 : .....그렇다구 이렇게 대낮부터 술을 잡숫구 그래요. 엄마가 이러면 내가 너무 불효막심한 놈이 되잖아요....
정심 : 너 불효막심한 놈이야. 어떻게 내 자식이 이런가 싶어서 내가 살구 싶은 맘이 하나 없을만큼
아주 너무너무 불효막심한 천하에 나쁜 놈이야.
태완 : (괴롭다).....잘못했어요.
정심 :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 니 아버지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
태완 : .....잘못했어요...(쭈빗 눈치보다 한쪽으로 다가가 야구 방망이 들고 무릎 꿇고 앉아 소주병 놓고 방망이 잡고 두손을 든다)
....엄마 화 풀릴 때까지 이러구 있으께.
정심 : (미워 노려보는)....
태완 : ....더 무거운거 들구 있으까?
정심 : 나가.
태완 : 엄마아.
정심 : 나가서 니 아버지 들어오실 때까지 무릎 꿇구 앉어 있어. 아버지가 너 집으로 들이지 말랬으니까
나는 아버지 허락 떨어질 때까지 못 들여...얼른 못나가.
태완 : (아후 괴롭다).....알았어요...(일어난다)
#13. 마당
태완 방망이 들고 현관문 열고 나온다. 운동기구 옆에 야구방망이 세워 두구 위에 올라앉아 무릎 꿇고 앉는다.
#14. 마루
정심 그모습 보다가 주방으로. 정심 다가와 식탁 의자에 앉아 놓여있는 전화기 집어들고 전화를 건다.
정심 : 나에요...지금 통화할 수 있어요?....태완이 들어왔어요...(소리 지르는 듯 전화기 귀에서 잠시 뗀다)
....아직 집에는 안들였어요. 마당에서 무릎 꿇구 앉어 있으랬어요 당신 들어올 때까지.
#15. 마당
태완 다리가 저린 듯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는데 대문 열리고 노소장 들어선다.
태완 놀라 얼른 운동기구에서 내려서는데, 다리 저려서 똑바로 서지도 못한다.
태완 : 아버지 다녀오셨어요?
노소장 : (잡아먹을 듯 보는)....누가 너 여기 들어오라구 했어?
정심 : (문 열고 목발 집고 나온다) 오셨어요?
태완 : ....(운동기구 잡고 엎드린다)....잘못했어요 아버지 화 풀리실 만큼 때리세요.
노소장 : 나가 이자식아.
정심 : 여보.
노소장 : 이자식은 매사 이런 식이야. 일단 저질러 놓구 이렇게 몸으로 때우면 끝인 놈 아냐.
맞는데 이골이 난 놈이라 때리는 내손만 아프지 반성이란 걸 모르는 놈이야 이놈은.
정심 : .....
태완 : 안그래요 아버지...저두 맞으면 아프구 저두 반성해요. 매에 장사 없다는데 제가 왜 안아퍼요?
노소장 : (기막혀).....
태완 : .....그래두 방법이 이거밖에는 없으니까 맞겠다는거죠. 때려주세요. 때리구 화 푸세요.
정심 : (노소장 살핀다).....
노소장 : (노려보다)....오냐 그래. 너 오늘 나한테 안 죽을만큼만 맞어봐.
노소장 웃옷 벗어놓고 야구방망이 집어든다. 노소장 태완의 엉덩이를 힘껏 내리친다.
정심 아우 보기 괴롭다.
노소장 다시 힘껏. 태완의 입에서 으....비명이 새나온다.
노소장 세 대 네 대 계속 때린다..
태완 : 아.....
노소장 : (다시 힘껏 내리친다)....
태완 : 아......
정심 : (또 때리려는 노소장 보다) 여보..그만 해요.
노소장 : (다시 힘껏 때린다)....
태완 : 아...(무너진다).....
정심 : 여보.
노소장 : 일어나 똑바루 대 이자식아.
태완 : 아...(고통스러운 기색).....(다시 대면)
노소장 : (다시 때린다).....(태완 다시 아 무너진다)
정심 : 여보 그만하세요. 애두 잡구 당신두 잡겠어요.
노소장 : 대 똑바루. 얼른 못 대.
정심 : 여보오.
태완 : (고통스러운)....(다시 대면)
노소장 : 가만 있어 당신. (높이 힘껏 쳐들었다...다시 때린다)....
태완 : (으...무너지는)......
노소장 : 일어나 이자식아....이 악물구 대 얼른.
태완 : 예...(이 악물고 댄다).....
노소장 : (다시 방망이 들었다 있는 힘껏 내리친다)
태완 : 아 (고통스러운 듯 그대로 무너진다)
노소장 : (보다).....일어나....들어와.
노소장 고통스러워하는 아들 보다 야구방망이 한쪽에 틱 놓고 현관으로.
태완 끄응 본다. 정심 들어가는 남편 보다 맞고 아파하는 아들 본다.
정심 : ....괜찮어?...(다가와) 일어나봐...얼른..
태완 : (그제야 일어난다)......
정심 : 그러길래 왜 그런 짓을 저질러. 너 땜에 내가 속상해 죽겠다 진짜.... 어때 죽겠어?
태완 : 엄마.
정심 : 왜?
태완 : 아버지 늙었네. 빠다 힘이 옛날 같지 않어.
정심 : (보는).....
태완 : .....예전에 이정도 맞었으면 지금 일어나지두 못하구 바닥 길텐데 이렇게 바루 일어나지네....아버지 언제 저렇게 늙었어?
정심 : ......
태완 : .....때리는 것두 겨우 열대밖에 못 때리구....(어쩐지 속상하다)
#16. 마루
정심 목발 집고 태완과 함께 들어서면,
노소장 테이블에 반찬 가져다놓고, 소주 잔 두개 올려놓고 앉아 있다.
노소장 : 이리와 앉어.
태완 : (의외인)....
태완 다가온다. 정심도 다가와 앉는다.
태완 앉는다. 엉덩이 아파서 엉거주춤...
노소장 : (그런 태완 힐끔 보고 소주병 들고) 받어.
태완 : (잔 들어 받는다. 내려놓고 따르려면)
노소장 : (자신의 잔을 스스로 채운다. 잔 들어 태완에게 내밀고 부딪힌 후).....그래서...너는 그 일을 기어이 해보겠다는거야?
태완 : (보다)....예.
노소장 : ....내가 니 엄마 니 형 온 가족이 다 결사 반대해두.
태완 : 예.....
노소장 : (보다).....좋아 그럼....해봐.
태완 : (보는).....
정심 : (보는).....
노소장 : 일년 시간 줄테니까 그렇게 하구 싶은 일이면 해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속는 셈치구 학원비 지원해 줄테니까.
태완 : 아버지.
노소장 : 형 카드로 긁은 학원비랑 앞으로 세 번 더 등록해야한다며? 그 학원비는 내줄께. 단....그 이외의 지원은 못해줘.
용돈이며 그밖의 부대비용은 니가 알바를 하든 건설현장을 뛰든 니 힘으로 해결봐.
학원비 이왼 한푼두 더 이상은 지원 못하니까.
태완 : 예....학원비만 해주셔두 감지덕지에요.
노소장 : 됐어. 그럼 얘긴 끝났어....이왕 하는 일이면 제대루 한번 해봐...
(잔 들어 마져 비운다) 니엄마 못 움직이니까 이거 니가 치워. (일어나려면)
태완 : 아부지.
노소장 : .....
태완 : (문득 손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벌겋게 부풀어 올랐다...그 모습에 선뜻 말이 안나온다)
....감사 하다구요....실망시켜 드지 않으께요.
노소장 : (보다)...입으로 하지말구 행동으로 보여봐 이자식아. 제발 이번만은 좀 너한테 실망하는 일 없게.
태완 : 예 절대 그런 일(하다 입 다문다)....행동으로 보여드리께요.
노소장 : 나 좀 쉬어야겠어. (일어나 안방으로 가는)....
정심 : 그러세요. (가는 노소장 본다).....
태완 : (어쩐지 죄스러운 마음에).....(에이 기분 이상하다)....
#17. 수술싶 앞 복도
집도의와 재희와 수련의1.2 나온다. 수고하셨습니다 인사하면 집도의 인사받고 간다.
재희 (깁스 풀었다) 가는 것 보고 돌아서 걷는다. 수련의1.2 뒤따라 걷는다.
수련의1 : 수고하셨어요. 전쟁을 치른거 같아요.
재희 : 오늘 일 잘 기억해둬. 수술 중엔 언제라도 아까 같은 응급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오늘두 오박사님의 빠른 판단이 아니었으면 환자는 출혈을 감당 못하고 사망 했을꺼야.
왜 외과의에게 필요한 자질을 사자의 심장과 독수리의 눈이라고 하는지 알겠지?
기호난하! 일단 호랑이 등에 올라 탔으면 호랑이를 쓰러뜨려야 내가 살 수 있어.
수련의들 예 대답한다. 재희 바삐 걷는다.
#18. 주방
영옥 주방에 들어서면, 은진 음료수 마시고 있다 읍... 얼른 음료수 마시는거 멈추고 감춘다.
영옥 그 모습 보고 만다.
영옥 : 은진아....그럴꺼 없어.
은진 : 봤어 엄마?
영옥 : 봤어...엄마 이제부터 평생 이럴텐데 그렇게 엄마 신경 써 가면서 먹을꺼 가리구 마실꺼 안먹구 그러면
엄마가 더 미안하구 속상하지.
은진 : 그래두....누가 먹는거 보면 더 먹구 싶잖아.
영옥 : 괜찮아 엄마 괜찮으니까 그러지 마. 알았지?
은진 : (끄떡인다) 알았어....엄마 몸은 좀 어때?
영옥 : 좋아....이제 올라가 봐.
은진 입구로. 영옥 은진 나가는거 보고 아줌마에게 다가간다.
영옥 : 아줌마...어뜩해요 귀찮구 번거로운 일 많아지시겠어요?
아줌마 : 아니에요. 그보다 다시 편찮으셔서...
영옥 : (메모지 내민다. 아줌마 받는다) 아시죠? 식구들꺼랑 제꺼랑 식사 준비를 따루 해야하는거.
저는 저염 식사를 해야거든요. 제가 먹는 음식엔 간을 거의 빼주시구요. 거기 적힌 것들은 다 피해야 해요.
아줌마 : 안그래두 입맛 없을텐데 간두 없으면 무슨 맛으로 드세요.
영옥 : 먹다보면 익숙해져요. (메모지 설명한다) 특히 칼륨이 많은 녹황색 채소 야채 과일을 거의 끊어야 되는데요.
그중에서도 여기 적힌.
#19. 까페
성란 시완 마주앉아 있다. 종업원 두사람 앞에 커피와 쥬스잔을 놓고 인사하고 간다.
성란 커피잔 당겨다 마신다.
시완 : (그런 성란 보는).....
성란 : (마시고 내려놓는다)....왜 그렇게 봐?
시완 : 성란아.
성란 : (웃으며) 왜애?
시완 : .....비웃지 마. 유치하다구?
성란 : (여전히 웃으며)....뭘?
시완 : .....확인도장 찍어두자 뭐 그런거는 아니구....물론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는데.....그보다는....
왜 그런거 있잖아. 사춘기 때는 반항 한번 해보고 싶구....연애를 하면 유치해두 100일 기념 파티 그런것도 해보고 싶구
커필링도 나눠 껴보고 싶구....그런거?
성란 : (아직까지 웃으며 대답한다).....어.
시완 : 그런거의 일종이야....(결심한 듯 주머니에서 커필링 꺼내 놓는다)
성란 : (보는).....
시완 : ......열어봐.
성란 : .....뭔데?
시완 : .....열어봐.
성란 : (보다.....들어서 열어보면 역시 커필링이다)......
시완 : (보는).....
성란 : (보다가....뚜껑 닫고 잠시)....(반지 도로 아까 위치에 놓는다).....
시완 : (보면).....
성란 : ....노시완.....혹시 모르는거 같은데....나 결혼 했었어.
시완 : .....(못 알아듣고 끔뻑 본다)....뭐라구?
- 31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