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생장피드포르 – 론세스바예스
1일 차 (25.6Km)
드디어 산티아고 순례 첫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 저녁 비가 와서 걱정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활짝 개어 나폴레옹 코스로 넘기로 결정했습니다.
1807년 나폴레옹의 부대가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할 당시
이 루트를 이용했다고 하여 나폴레옹 루트라고 부릅니다.
가장 힘든 피레네 산맥을 넘는 것이 걱정도 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시작이 반이다'는 생각으로 첫 발을 내딛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아름답고 장엄한 풍광을 그리며....
피레네 산맥을 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둘 다 모두 전통적인 까미노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세 언덕길(Ruta de los Puertos de Cize)로
산띠아고를 가는 도보 순례자들이 지나는 일반적인 루트로
매우 힘들지만 그에 따른 커다란 즐거움도 있습니다.
이 루트는 웅장한 피레네 산맥의 풍광과 울창한 활엽수림이
길을 따라 아름답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 루트를 지나기 위해서는 해발 1410 미터의
레푀데르 언덕(Col de Lepoeder)을 넘어야 합니다.
넓은 개활지이기 때문에 적들이 기습을 하기 어렵고
다른 루트보다 빨리 이바녜따에 도착 할 수 있다는 전략적 요구에 따라서
1807년 나폴레옹의 부대가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할 당시
이 루트를 이용했다고 하여 나폴레옹 루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두 번째 길은 자전거 순례자들과 기상이 좋지 않은 시기에
주로 이용하는 루트인 발까를로스 루트(Via Valcarlos)입니다.
발까를로스를 거치는 이 길은 시세 언덕길 보다는 조금 긴 길로
순례자들은 이 루트는 시세 언덕길 루트 보다 편하지만
경치가 조금 부족합니다고 말하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 루트 역시 피레네 산맥의 아름다운 계곡길을 즐기기에는 충분합니다.
아름다운 샤를마뉴의 계곡(Valle de Carlomagno)을 지나게 되며
해발 1,057미터의 쁘에르또 데 이바녜따(Puerto de Ibañeta)를 넘어야 합니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이 두 루트를 걷기 위해서 순례자들은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산속에서의 날씨는 매우 빠르게 변할 수 있으며 안개와 산속의 가스 때문입니다.
봄과 가을에도 산속에서는 눈을 만날 수 있고
추위와 강풍, 발을 떼기 힘든 진창을 극복해야 하는
힘든 코스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비야코리의 성모상(일명, 목자들의 성모상)
이곳에 경당이 있었다는 설이 있음.
건립목적은 순례자들의 안전을 도와달라는 마음과
가축들을 돌보고 보호하심을 바라는 마음에서…
첫날 7시간 만에 나폴레옹 루트 넘는데 성공.
보통 순례객들은 오리손 산장에서 1박을 하고 산맥을 넘지만
나는 새벽에 출발하여 1시 반에 알베르게에 10등 이내에 도착.
올레길을 걸으며 연습한 결과인듯 피레네 산맥을 여유 있게 넘음.
정상에 오르기 전에 간식을 먹었는데
날이 추워 손이 시릴 정도였음.
론세스바예스(장미의 계곡)
이 오래된 건물들은 탐욕 때문에 들어온 침략자의 군대에게나,
믿음으로 길을 찾아온 순례자들 모두를 위한 휴식 장소였습니다.
겨울에는 흰 눈으로 덮여 있는 피레네의 산맥의 봉우리 사이로
언뜻 보이는 초록색 초원이 가축들에게 먹을 양식을 제공한다면,
여러 건축물과 시설은 프랑스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영토로
발을 들여 놓은 순례자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순례자들을 편안히 쉬게 해주는 몇 개의 아름다운 성당과
샤를마뉴, 롤랑, 론세스바예스 전투와 관련된 역사가 있는 마을로
이곳은 역사, 예술, 문화, 전설이 모두 갖춰져
순례자라면 반드시 보아야 할 곳입니다.
수도원에서 하는 숙소에 도착하니 또 비가 시작.
마드리드 도착한 날도 비가 왔는데 다음날부터 개어 관광 잘함.
비를 피해 다니는 느낌.
수도원 알베르게는 복도식 아파트형에 2층 침대2개 4인용 방임.
숙소가 시장처럼 번잡하지만 깨끗함.
한 도미토리안에 120개가 넘는 침대가 있다.
사물함이 있고 키가 있어 사물을 넣고 잠그는데 잠겨지지 않음
몇 번을 시도하다 문 안쪽을 보니 1유로라 적힘.
수퍼마켙 카트처럼.
사람이 없어 천만다행. 매일 실수 연발
석식 조식포함 27유로.
와이파이 연결이 잘 안되지만
한국 학생들이 많아 도움 받고 있음
저녁 8시에는 미사참례.
비 신자도 함께 참석하여 서로 악수하고 평화인사
신부님이 숙소에 묵는 순례자 나라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평화를 빌어줌
아침 6시가 되자 기상나팔.
봉사자 3명이 미사 중 부르는 알렐루야를 3번 합창.
지금까지 들어본 기상나팔 중 가장 감미로웠음.
5월 20일: 론세스바예스 - 라라소냐
2일 차 (27.1Km)
부르게떼의 분위기는,
신비로우면서도 조용합니다.
그래서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특히 헤밍웨이는 산 페르민의 도시 빰쁠로나의 소음을 피해 이곳으로 와서
그의 대표작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집필하였습니다.
라라소냐
중세에 상업 활동이 꽃피었던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까미노의 발전과 함께 형성되어
순례자들에게 필요한 병원과 숙소를 제공하여왔습니다.
16세기의 기록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싼띠아고로 가는 순례자들을 위한 병원이 있었고
산 아구스띤(San Agustín) 수도사들의 수도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알베르게에서 제공한 음식 이외에
귤과 개인적으로 산 빵, 육포도 먹었다.
2일차 무사히 마치고 빨래함
위 마켓에서 내일 간식 구입
주인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한국말을 잘함.
알베르게는 보통 7시에 조식을 주기에
그보다 일찍 출발하기위해서는 매일 마트에들러
간식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직 순례길이 낯설고 익숙치 않다.
약간의 두려움도 있다(먹는 것, 언어 문제, 잘 걸을 수 있을지 등).
곧 익숙해 지겠지.
5월 21일: 라라소냐 - 시수르 메노르
3일 차 (19.7Km)
사발디카(Zabaldika)
이글레시아 데 산 에스떼반 성당
에스테판 성당의 종소리
순례3일째 사발디카에 있는 에스테판성당에 진실한 마음으로 종을 치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정보를 얻고 길에서 벗어나 가파른 언덕에 있는 성당 방문.
9시인데 문이 잠겨있어 물마시고 사진 찍으며 10분 쯤 지나자
노 자매가 성당 문을 열음(사진).
급히 달려가 수녀님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사복 차림)
성당유래와 순례자의 행복, 비유와 현실의 길이란 인쇄물 받음
수녀님께 종탑에 올라 종을 쳐도 되냐고 묻자 softly하게 치라고 제스츄어를 쓰며 대답.
나선형으로 된 계단 (겨우 한 사람만 오를 정도로 좁음)을 한참 올라 종루에 도착.
2개의 종이 보임. 하나는 크고 아름다운 반면 하나는 작고 모양도 좋지 않았음(사진 참조)
큰 종에 뭐라 써 붙였지만 지금 보니 가운데에 Broken Bell 이라 써 있네요.
소원을 빌고 예쁜 종의 줄을 당겨 부드럽게 종을 치자 이상하게 째지는 듯한 소리
이상하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래서 들리는 수녀님 목소리.
그건 깨진 종이니 옆의 종을 치라는 말씀
다시 옆으로 가 소원을 빌고 줄을 당겨 부드럽게 당기니
은은하게 마을로 전해지는 종소리. 내 소원을 품고~~
내려와 수녀님께 제 이름이 스테판이라 하니
정말 축하한다고 하셔서 제가 빈 소원을 말하자 당신도 기억 하겠다고 하심
받은 유인물 내용중에
이길은 당신을 단순함에로 이끌것 입니다
등짐이 가벼울수록 걸을 때의 부담이 덜어지는 체험으로부터,
당신은 살아가기 위해 정작 필요한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이 길에서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 길은 대자연과 이 길에서 만날 동료들과 당신 자신
그리고 하느님께 경청하고 감탄하고 축복하도록
당신을 부를 것입니다
빰쁠로나
2000년 역사를 지닌 궁전, 성당과 같은 건축물과
갖가지 전설과 오래된 전통을 느낄 수 있다.
빰쁠로나는 원래 나바라의 원주민이 살고 있던 곳이었는데
11세기부터 프랑스인과 유태인이 이주해오면서부터
문화와 예술,다양한 전통을 받아들이는 역사적인 도시가 된 것이다.
시수르 메노르(숙박)
오늘은 은총의 까미노
팜프로냐에서 까미노 옆방향에
성 사뚜르니노 교구성당 화살표가 있어 들어가자 미사 5분전.
주일 미사를 드리고 10유로 헌금
주일 미사 참례 못 할것 같아, 아침에 대송으로
주님의 기도 33번을 엉터리로 해서(자꾸 성모송이 튀어 나옴)
미사에 참례케 하신 듯
1시간 늦게 숙소에 도착했지만 미사 중 나도 모르게 울컥.
지난 여정 주님이 돌보신 느낌
오랫만에 포식.
스테이크 12,000원. 포도주 큰 것 한 잔 포함
기회가 되면 포식 .
굶을 때도 있으니까
음식이 너무 짬.
나중에 안 일이지만 스페인은 너무 더워 음식을 짜게 먹는다 함.
다음부터 주문할 때 소금기를 좀 빼달라고 하면 된다 함.
순례자들에게 제공되는 순례자 코스 메뉴는
간이 적당해 문제 없음.
오늘도 무사히 3일차 순례를 마침.
조금씩 적응하고 있지만 매일 발상태 점검하고
내일 순례길 마을, 성당 등 사전에 공부하고 특히
새벽에 마을을 빠져나가는 화살표를 확인함.
컴컴할 때 화살표가 잘 안보여 마을을 빠져나가는 것이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