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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개봉 / 116분 / 미성년자관람불가>
=== 프로덕션 노트 ===
감독 : 장선우
출연 : 박중훈 & 최명길 & 유혜리 & 이대근 & 최주봉
한국영상자료원은 장선우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우묵배미의 사랑>을 블루레이로 출시한다. 박영한의 <왕룽일가> 연작 소설 중 한 편인 <우묵배미의 사랑>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항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장선우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경마장 가는 길>, <나쁜 영화>, <거짓말>에 비해 얌전하고 상냥한 이 영화는 도시와 시골이 교차하는 가상의 공간 '우묵배미'를 배경으로 봉제공장 노동자 배일도, 그의 드센 동거녀, 남편과 아들을 두고 배일도와 살림을 차리게 되는 지순한 민공례 3인의 지지고 볶는 일상사를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상징주의를 배제하고 "그저 그들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던" 장선우의 연출의도처럼 영화는 도시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통속적인 서민들의 생활과 장르적 관습에 밀착한 새로운 리얼리즘의 형식을 보여준 동시, 코리안 뉴웨이브의 새로운 기점"을 알린다.
■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장선우 감독의 세심한 연출이 돋보이는 따뜻한 영화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처음 가보는 모텔의 이층계단에서 신발을 벗거나 여관방에서 양말을 빨아 너는 민공례, 항상 거들먹거리며 자기 과시를 일삼지만 공례를 생각하며 꺼이 꺼이 울거나 동거녀에게 부지깽이로 두들겨 맞는 배일도, 그리고 바람난 남편의 바지춤을 부여잡고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억척스러운 지호 엄마라는 생생한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세 배우, 최명길, 박중훈, 유혜리의 탁월한 연기력이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을 통해 청춘 스타로 발돋움한 박중훈은 <칠수와 만수>를 거쳐 이 영화로 장선우 감독과 호흡을 맞추는데 그가 아닌 배일도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철딱서니 없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일도를 천역덕스럽게 연기하고 있다. 또한 섹시한 파리 애마의 이미지를 벗어나 몸빼 바지 차림으로 배일도를 휘어잡는 유혜리는 그 해 대종상 조연여우상을 받음으로써 연기력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 영화가 아직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힘은 장선우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과 세심한 연출이다. 장선우 감독은 <성공시대>의 김판촉과 성소비, <경마장 가는 길>의 J와 R, <꽃잎>의 장씨와 달리 일도, 지호 엄마, 공례의 각각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포용하는 태도를 보인다. 장선우는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출몰하고, 분노와 좌절이 해학과 능청이 뒤엉키고, 가난하지만, 화려하고, 화려하면서도 동시에 깊은 헐벗음이 써늘하게 느껴지는 그런 모습으로" 우묵배미와 그 동네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 장선우 감독, 박중훈 배우, 김태용 감독의 음성해설과 토니 레인즈의 <장선우 변주곡>, <장선우의 11월> 다큐멘터리 수록 등 다양하고 풍부한 서플먼트 제공
이번 블루레이는 장선우 감독과 박중훈 배우, 그리고 이 영화를 지지하는 후배 감독 김태용이 들려주는 영화 제작현장과 후일담, 그리고 국내 거주 외국영화 평론가 달시 파켓과 마크 레이몬드가 보는 장선우 감독과 그의 영화세계를 다룬 두 트랙의 음성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장선우 감독의 작품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본 영국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의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장선우 변주곡>과 <장선우의 11월>이 부가영상으로 들어가 있다. <서울예수>에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까지의 장선우의 영화인생과 그 이후 제주도에서 보낸 시간들을 인터뷰와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는 자기 반복을 극도로 꺼려했던 한 영화 작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묵배미의 사랑> 블루레이는 12월 7일부터 주요 온·오프라인 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실업자로 놀고 지내던 일도(박중훈)는 치마공장에 취직되어 가족과 함께 서울을 떠나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시골마을 우묵배미로 온다. 일도는 치마공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민공례(최명길)에게 관심을 보이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온 공례는 일도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일도가 첫 월급을 받던 날, 일도와 함께 밤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간 공례는 여관방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이후 두 사람은 우묵배미에서 남들의 눈을 피해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동네 사람들에게 관계가 탄로 나자 아예 집을 나와 서울에서 동거에 들어간다. 질투심과 배신감에 휩싸인 일도의 아내(유혜리)는 집요한 탐문 끝에 결국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낸다. 아내가 우격다짐으로 일도를 집으로 끌고 가는 바람에 일도와 공례는 헤어진다. 일도와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공례는 시간이 흘러 일도를 찾아와 마지막 이별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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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
우묵배미의 사랑
해설
‘서울황제’(1986)와 ‘성공시대’(1988)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던 장선우의 멜로드라마. 1989년에 발표한 박영한의 연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서울에서 소일하다 예전에 살던 우묵배미로 돌아간 주인공이 그곳에서 만난 미싱사와 벌이는 사랑이야기. 우묵배미는 “서울 시청 건너편 삼성 본관 앞에서 999번 입석 버스를 타고 신촌 수색을 거쳐 50분쯤 달려 들어간 난곡 종점 근처에 있는 변두리 마을 이름”으로 영화는 이 변두리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외 계층의 삶을 그리고 있다.
장선우에 따르면 “우묵배미는 도시와 농촌, 변혁과 전통, 움직임과 고요함, 어둠과 밝음, 희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상징의 장소로 이를 배경으로 눈물과 웃음, 좌절과 분노, 그리고 가난하지만 화려하고, 화려하지만 동시에 헐벗음이 써늘하게 느껴지는 우리 이웃의 삶과 사랑의 모습을 담는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영화평론가 유지나(동국대 교수)도 영화 속에서의 우묵배미는 “단순한 영화의 배경으로서 이야기로부터 물러서 있는 병풍적 풍경화가 아니라 캐릭터와 서사에 녹아 있는 공간으로서 두 남녀의 사랑을 통해 도시화,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하류층의 삶이 세밀하게 재현된다”고 평했다. 장선우는 이 영화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작품상과 신인감독상, 박중훈은 영평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각각 최우수 남자연기상을 받았다. 주제곡은 이경미가 불렀다.
줄거리
봉제공장 재단사 배일도(박중훈)는 작부 출신의 아내(유혜리)와 서울 변두리 우묵배미로 이사를 온다. 손재주를 타고난 일도는 그곳 공장 기술자로 취직을 하게 되는데, 첫날부터 파트너로 일하게 된 미싱공 공례(최명길)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래서 은근히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늘 신통치가 않다. 그러나 공례가 아이까지 딸린 유부녀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도는 그녀가 눈에 띄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억세고 드센 아내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맑은 심성과 다소곳한 공례에게 일도는 급속도로 빠져들고 공례 역시 폭력만 일삼는 무능한 남편보다 일도에게서 마음의 안정을 구한다.
첫 월급을 타던 날, 그들은 밤기차를 탄다. 비밀스런 인생의 샛길이 시작된 것이다. 그날 밤 변두리 여관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낸 그들은 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숙명적인 사이임을 확인한다. 여관비가 없으면 비닐하우스를 찾는 등 비밀스런 만남을 갖는 가운데 일도의 아내가 이를 눈치채자 아예 집을 나와 동거에 들어간다. 일도 아내는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내고 일도는 아내에게 멱살을 잡혀 우묵배미로 끌려온다. 공례와 헤어진 후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일도는 공례의 연락을 받고 비닐하우스로 뛰어나가지만 공례는 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말라는 말만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네이버 지식백과] 우묵배미의 사랑 [A Short Love Affair]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 2011. 4. 20.,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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