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옥성면의 ‘7산(복우/매곡/한등/어구/내산,옥녀/신오봉)환종주’를 계획했다.
15km에 6시간이 소요되는 힘든 코스이다.
원점회귀를 이루는 대둔사(大芚寺)는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한 고찰로서 대웅전을 비롯한 몇점의 보물이 있다.
고려 고종 18년(1231)에 몽고족의 침입으로 소실된 것을 충렬왕 때 왕자인 왕소군(王小君)이 출가하여 재건하였다.
1606년(선조 39) 사명대사가 중수하여 승군(僧軍)이 주둔하였으며 소속 암자가 10여개 소나 되는 큰 사찰이었다.
지형도에 보이는 이름은 3산(복우산,매곡산,옥녀봉)뿐이고 나머지는 산꾼들이나 지역민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그래서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이름의 유래는 주관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복우산(伏牛山 508m)’은 소가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서 지어진 이름.
소가 엎드리지(伏) 눕지는(臥) 않겠지만 전국에 ‘와우(臥牛)산’도 많이 있다.
‘옥녀봉(玉女峰 520.1)’은 흔한 산이름이나 전설은 제각각이다.
이 옥녀봉은 산 위에 물이 나는 곳이 있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머리를 감고 간다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매곡산’은 어디에서도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가 없다.
매화와 관련있다면 매곡산(梅谷山)일 테지만 이 지역의 산세를 감안할 때 ‘매곡(昧谷)’이 맞으리라 확신하였다.
‘매(昧)’는 ‘어두울 매’이니 ‘해 떨어지면 빨리 어두워지는 골짜기’여서 붙은 이름일 것.
‘어구산(436.6)’은 ‘산촌리(山村里)’ 자료에 ‘깃대봉의 어귀가 되므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나온다.
‘어귀’는 ‘어구’와 같은 의미.그렇다면 삼각점이 있는 ‘436.6m’에 깃대를 꽂아 측량을 하였으니 깃대봉이 되는 것.
이 봉우리 아래 마을이름 ‘어구산’이 그렇게 산으로 올라와 어구산이 되었다.
또 다른 자료엔 산의 형세가 ‘고기 입처럼 생겨’ 어구산(魚口山)이라는 설도 있다.
‘한등산(536.2)’은 오늘 산행의 최고봉이다.‘한’은 ‘크다’는 뜻이고, ‘등(嶝)’은 고개를 말하는 것이니 ‘큰 고개’를 의미하는 것.
산불초소가 있는 ‘내산(內山 438)’ 은 아랫마을인 ‘내촌(內村)’에서 따왔을 것.
산불초소가 있는 곳은 어느곳이나 마찬가지로 조망이 좋아 유려한 낙동강을 굽어볼 수 있다.
‘신오봉(新梧峰 464)’은 아래 마을이름이 신오리(新梧里)여서 지어진 이름.
오동나무(梧)를 새로(新) 심은 곳이라서 부르는 이름일 테지만 마을이 먼전지, 산이름이 먼전지는 알길이 없다.
나중에 석거실고개에 세워져 있는 '구미의산 종주길'안내판에서 뒤늦게 확인한 또다른 산이름 '산촌봉(山村峰 509)' 역시 산촌리 주민들의 애향심의 발로일 것.
남북으로 나란히 있는 두 봉우리를 신오리와 산촌리 사람들이 사이좋게 나눠 가지고 있다.
이 봉우리를 어떤 이는 '작은 복우산'이라 지칭하고 있었다.
코스: 대둔사입구-송전탑-매곡산-산불초소(내산)-436.7(어구산)-구죽고개-산촌-석거실-464(신오봉)-복우산-536.2(한등산)-암릉-대둔사(14.5km, 6시간)
궤적.
약 14km를 6시간 쯤 걸렸다. 이는 구죽고개에서 산촌으로 빠졌다가 석거실고개로 붙어서 그런가.
고도표.
미리 준비한 '3산+4산=7산'표지기. 이미 회자되는 보편적 명칭을 따랐고, 유래를 알 수 없는 한자이름은 주관적 판단이다.
우리버스가 대 있는 도로변은 대둔사 입구에서 50여m 떨어진 곳. 바로 길건너(화살표)에 산길입구가 있다.
의외로 반듯한 길.
송전탑에서...
조망이 트여 살펴보니 건너 산중턱에 대둔사가 자리잡고 있다.
연거푸 송전탑을 지나니...
다시 반대편 조망.
유려한 낙동강이 펼쳐진다. 낙동강은 한반도 남단이 빠진 한반도지형을 닮았다.
듬성듬성 바위들이 도열한 능선.
건너엔 다음 이어갈 북우산이 엎드려 있다.
대둔사와 한등산, 그리고 암괴.
산길은 꾸며지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모습. 따라서 이정표나 난간 안전밧줄마저도 없으나 위험하거나 크게 헷갈릴 일은 없다.
바위들마저 꾸미지 않은 맨얼.
아까부터 우측으로 자꾸만 열리는 조망.
등로에 살짝 비켜선 바위 아래 숨은 삼각점을 확인.
지형도에 그 이름이 반듯한 매곡산. '昧谷山'은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 없어 '해지면 어둠이 빨리 찾아드는 골짜기'임을 감안한 주관적 판단이다.
임도에 내려서지만...
곧장 올라 붙는다.
그렇게 올라선 내산 산불초소에선 700리를 달려가는 낙동강이 눈아래로 펼쳐진다.
앞서간 일행들은 초소가 제공하는 좁은 공간에서 식사중이다.
나는 강한 바람에 초소를 고정하는 쇠줄에 준비해간 표지기를 걸었다.
이는 초소를 빙빙두르며 얽메여 있어 자꾸만 머리에 부딛히기 때문에 안전수단으로 삼았다.
삼각점이 있는 어구산에선...
독도주의 지점이다.
무심코 좋은 길을 따라 룰루랄라 진행하다, "어이쿠~ 이게 아니네. "그렇게 알바하여 되올라 오는 데 "아이쿠~ 숨차." 딱 8분을 소비했다.
옥녀봉으로 진행하는 능선은 숲속에 숨어 있었다.
벤치가 놓여있는 걸로 봐서 예전에 산길을 정비한 듯.
그렇게 옥녀봉에 닿았다. 선녀가 머리감고 갔다는 옹달샘은 어디에 있는 감?
옥녀봉 말뚝이.
무덤을 지나자...
곧 이정표가 있는 구죽고개.나는 복우산환종주하는 A코스를 타야하기때문에 마음이 급하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산촌리로 빠지기로 했다.
황량한 벌목지대를 빠져나오며 이어갈 신오봉 복우산을 건너다 본다.
마을에 내려서...
큰길에 닿으니 '산골농원' 간판이 있다.
이제 아스팔트를 따라 '석거실고개'로 향한다. 우측 무덤 아래에 작은 비각이 있어...
당겨보며...
돌비를 확인해보니 '정려비각'이다. '통정대부병조참의 충의당남공휘사순'
석거실고개에 닿아 좌측으로 구죽고개에서 능선으로 이어오는 산길을 확인해 본다.
이제 복우산으로 향하는 산길은 묘지 우측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곳.
안내판은 '구미의산 종주길'이다. 안내판엔 '509m봉'이 '산촌봉으로 표시되고 있다.
신오리 위에 있어 '464m봉'이 '신오봉'이지만 산촌사람들도 '509m'봉'을 '산촌봉'이라고 부르는 듯.
산길입구는 반듯하고...
이정표엔 '8구간'으로 표시되고 있다.
임도급 산길이...
감나무 밭으로 이르고...
감밭 좌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아주 귀해진 아카시아 성가신 구간을 오른다. 빨리 자라는 아카시나무의 씨앗을 학교에 따가기도 했던 추억이 있다.
군데군데 '구미의 산 종주길'이라는 색바랜 푯말이 붙어있다.
이윽고 신오봉. 선답자들의 표지기 옆에 준비해간 표지기를 매달았다.
'구미의 山 종주길' 표지기.
복우산에 오르기 전 복우산보다 1m 높은 '509m봉'. 석거실고개 안내판에서 보았던 그 '산촌봉'이다.
그런 뒤 10분 만에 복우산에 닿았다.
삼각점을 확인한 뒤...
표지기를 걸었다. "福 받으시라".
앞서간 일행들을 따라 잡았다. 산촌으로 빠져 석거실고개로 붙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
능선은 걷기 좋은 길.
오늘 산행의 최고봉 한등산이다.
표지기를 건 뒤...
진행하다 좌측으로 높이 솟은 산은 갑장산(?).
쇠사슬을 가로막아 놓은 이유를...
경고판에서 확인한다. 산악 자전거와 오토바이 무단출입 금지다.
살짝 올랐더니...
암괴.
어딘지도 확인하지 않은 산과 들과 강이 펼쳐진다. 꼼꼼히 들여다보니 아까 들머리로 삼았던 매곡산이다.
우측 옥관저수지 좌측으로 아까 능선을 이어갔던 내산·어구산·옥녀봉.
한 평 반 반석은 천혜의 조망처.
밧줄을 만나면 대둔사로 내려가는 우측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굵은 밧줄을 따르다 촉각은 온통 우측(동쪽)으로 집중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듯한 산길에서...
다시 밧줄을 만나면서...
나의 발걸음도 급해진다.
이미 산행종료인 하산시간이 지났기 때문.
거대한 물탱크를 지나면...
대둔사 경내로 내려선다.
대둔사 제일 우측...
삼성각 우측 뒤로 우리가 내려온 길은...
비닐하우스 뒷편.
화단의 각종 석물. 동그란 모양의 보주가 돌 위에 얹혔고, 구멍뚫린 석물은 괘불대?
'구미 대둔사 대웅전(보물 제1945호)'의 웅장한 다포식 겹처마 팔작지붕은 마치 날개를 펼친 듯 산뜻하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건축물. 열린 창살무늬가 아름답다.
대웅전의 '건칠아미타여래좌상(龜尾大芚寺乾漆阿彌陀如來坐像 보물 제 1633호)'.
건칠아미타여래좌상은 아미타불의 설법인을 결하고 결가부좌하고 있다.
불상은 높이가 105㎝이며, 무릎의 폭이 85㎝로 종이와 삼베를 몇 겹씩 발라서 옻칠을 하고 금박을 입힌 건칠 불상이다.
그 뒷면에 걸려 있는 것은 ‘구미 대둔사 아미타불회도(龜尾 大芚寺 阿彌陀佛會圖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73호)’.
아미타부처님 개금불사 모연문을 걸어 놓았다. 박리(剝離)가 심해 개금불사가 시급하니 시주하시라는 말씀.
명부전(冥府殿)은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염라대왕 등 시왕을 모셔 놓은 전각이다.일반적으로 대웅전을 향해 우측편에 위치한다.
밖에서 카메라만 들이밀다보니 엉망.
대둔사 요사체 목조건물에 눈길이 머문다.그런 뒤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며 수도꼭지에서 벌컥벌컥 타는 목마름을 해소하였다.
우리를 지켜보시던 거사 님이 "마시는 물은 정수기 물을 드시라"하며 물병을 받아들고 채워 주신다. "성불하시라"
사찰 입구의 화장실 뒷쪽으로도 내려오는 길이 있어...
산길을 확인하였다.
내려오는 길 주차장에선 계곡으로 내려서는 데크(생태수변공원)가 있어...
계곡을 내려다 봤더니 이 가뭄에 수량이 풍부하다. 이는 농사철을 맞아 저수지에서 물을 방수하기 때문이란 것.
대둔사 입구에서 50m 전방의 우리 버스. 버스가 댈 만큼 도로폭에 여유를 주었다.
막걸리 3잔과 소주 1잔으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다.
내일 아침이면 일찍 아들이 있는 청주로 가족여행을 떠나야하기 때문.
첫댓글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