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곡 c#단조 Op.3/ 전주곡 D장조 Op.23 라흐마니노프(1873. 4. 1~1943. 3. 28)
Prelude in c# minor, Op.3 No.2 / Prelude in D Major, Op.23 No.4 S. Rachmaninoff
러시아의 귀족집안에서 태어난 라흐마니노프는 1873년 4월 1일 러시아의 노브고로드쥐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1943년 3월 28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베버리힐즈에서 타계할 때까지 작곡가로서 보다 피아노 연주의 비르투오조로 이름을 떨쳤다.
5세 때에 어머니에게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9세 때 페테르스부르크 음악원에서 피아노는 시로티에게, 작곡은 타네예프와 아렌스키에게 배웠으며 이때 그는 자신의 실험작 중 단막 오페라 알레코 로 모스크바 음악원의 금메달을 수상했다. 음악원을 졸업한 그는 1892년에 썼던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c#단조’가 영국에서 큰 호평을 받자 1899년 그는 런던 필하모니 협회의 초청을 받아 영국에서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다. 1901년에는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발표하여 글린카 상을 받은 그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는 조국 러시아와 음악계의 슬라브주의가 아니면 안된다는 페테르스부르크 악파의 끈질긴 논쟁을 피해 1906년 가족과 함께 드레스덴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그는 ‘교향곡 제2번’, ‘피아노 소나타 제1번’, 교향시 ‘죽음의 섬’ 등을 발표하는 등 많은 활약을 하였다.
작곡가로서의 라흐마니노프는 차이코프스키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모스크바 악파의 양식을 지키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의 작풍은 서구적이고 보수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그의 특징은 ‘교향곡 제2번’에도 잘 나타나 있다. 곡의 구성을 고전양식을 철저히 고수하며 호흡이 긴 기복속에 정서적인 곡의 흐름을 표현하며 서정적으로 폭넓게 곡을 펼쳐 나가는 스타일로써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 있으나 그의 서정성은 러시아 음악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슬라브적인 것으로 여기에 바로 라흐마니노프 음악의 특성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의 로맨틱하고 서정적인 천부성을 3곡의 교향곡을 통해 잘 나타나 있다. 그 서정성은 바로 러시아적 국민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어느 악장을 보더라도 슬라브적인 색채가 농후하다.
라흐마니노프 초기 명성은 그의 피아노 작품들, 특히 ‘전주곡 c#단조’로 얻어졌다. 이 곡은 1893년에 쓰였으며, 모스크바의 극적인 화재와 교회의 종의 울림을 연상시킨다. 그의 24개의 전주곡은 쇼팽, 더 최근에는 쇼스타코비치가 모방했듯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본떠 한 번은 장조 한 번은 단조가 번갈아 나타난다. Op. 23의 D Major는 그 로맨틱하고 서정적인 라흐마니노프의 특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1904년 작품 Op.23이 출판된 후, 라흐마니노프는 그의 유명한 c#단조 프렐류드(그가 단지 19세였을 때 Op.3으로 출판된 몇 개의 소품 중 두 번째 것)를 회상하며,-쇼팽이 거의 반세기 전에 했던 것처럼-24개의 모든 장 단조 조성을 망라하는 완전한 모음집을 만들기 위해서 기존의 11개의 프렐류드에 또 다른 13개의 프렐류드를 첨가하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13개의 작품은 결국 1910년 Op.32라는 작품번호로 세상의 빛을 보았다. 24개 중 대부분은 분명 자부심과 저항정신, 열렬한 향수, 그리고 목가적인 꿈이 어린 러시아적(비록 민족주의적이지는 않지만) 강렬함과 더불어, 쇼팽의 프렐류드보다 더 길고 텍스츄어적으로 더욱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쇼팽의 프렐류드만이 아니라 전체적 쇼팽의 영향이 최소한 라흐마니노프의 두개의 작품집중 초기의 것에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피아노 소나타 10번 A장조 Op.120 슈베르트(1797. 1. 13 ~ 1828. 11. 19)
Sonata in A Major Op.120 F. Schubert
19세기 독일 낭만파 음악의 창시자이자 ‘가곡의 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슈베르트 그는 샘솟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에 로맨틱하고도 풍부한 서정을 지닌 이채로운 작곡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31살이라는 젊디젊은 나이에 요절했고, 그 짧은 생애마저도 가난과 고독 속에서 보내야 했던 지극히 불행한 천재였다.
슈베르트는 빈 교외의 리히텐달에서 초등학교 교장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가난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음악의 길에 들어서 그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보였고, 11살 때는 빈 궁정 예배당의 소년합창단원으로서 본격적인 음악 생활에 들어갔다.
그가 작곡을 시작한 것은 놀랍게도 13살 때이고, 15살 때는 최초의 서곡을 썼다. 그리고 16살에 교향곡을 작곡한 이래 교향곡 2, 3번, 가곡 《실 짓는 그레첸》, 《마왕》, 《들장미》 등을 작곡했고, 18살 때까지 모두 140곡이나 되는 아름다운 가곡을 썼다.
슈베르트는 성가대 훈련소 시절부터 음악 이론도 겸해서 배웠고, 그 때부터 일생을 통해 베토벤을 흠모하고 존경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천재가 베토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은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이었다. 때문에 베토벤이 “왜 좀더 일찍 슈베르트를 알지 못했을까”하고 한탄했다고 한다.
슈베르트는 16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보조 교원으로 3년간 일한 외에는 아무런
직업 없이 작곡에만 전념하였다. 때문에 31년이란 짧은 생애가 온통 가난의 굴레였지만, 그럼에도 600여 곡이 넘는 예술 가곡을 비롯하여 교향곡, 피아노곡, 실내악곡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은 1828년,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2년 후의 일이다. 놀랍게도 그의 사인이 굶주림 때문이었다는 것은 후세 사람들에게 두고두고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슈베르트 음악의 특징은 자연스러우며, 베토벤과 같이 무겁거나 격하고 장중하지 않다는 데 있다. 그 교묘한 멜로디의 구사는 모차르트에 비할 만하고, 특히 조국애가 남달랐던 음악가로서 조국의 향토색을 반영한 <렌틀러> 같은 작품에서는 무곡 풍의 밝은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기악곡에서는 성악곡과 같은 묘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는 질서 정연한 형식미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해 낭만주의 음악에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훗날 슈만, 브람스, 볼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이 그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작곡가들이다.
A장조는 1819년 또는 1825년에 작곡되었다는 두가지 설이 있는데 간결하게 정리된 이 곡은 소박하고 서정적인 곡이다.
제 1 악장 Allegro moderato
알레그로 모데라토 A장조 4/4박자이며 소나타 형식이다. 첫머리에 귀여운 제 1테마가 제시되어 반복된 후 뒤이어 제 2테마로 들어간다. 제 2테마는 극히 간결하게 처리되는데, 발전부에 있어서도 제 1테마의 처리를 중심으로 다룬다. 한편 제 2테마 또한 교묘하게 취급되었다.
재현부에서 제 2테마도 원형대로의 테마에 옮겨지며 발전과 재현이 반복된 후 코디에서 끝난다.
제 2 악장 Andante
안단테 d 단조 3/4박자로 세도막 형식이다. 단순하고 간단한 짧은 세도막 형식인데, 멜로디의 아름다움은 물론 반주의 화성에 있어서도 우아하다.
제 3 악장 Allegro
알레그로 A 장조 6/8박자로 소나타 형식이다. A장조의 귀여운 제 1테마가 2회 제시되는데, 경과부를 지나 변화를 보인 후 제 2테마가 나타난다. 이것이 여러 갈래의 변화와 조바꿈 등의 묘미를 보인 후 끝난다.
피아노 독주곡 <내 고향의 정든 집> 리면상(1908~1989)
이 작품은 북한에서 최정상급 작곡가인 리면상(1908~1989)이 1952년에 작곡한 노래 「내 고향의 정든 집」을 피아노 독주곡으로 재창작된 작품이다. 리면상은 우리에게도 신민요 「울산아가씨」를 창작한 작곡가로서, 선율 창작의 대가로 알려진 음악가이다.
현재에도 북한에서 명곡으로 널리 불리워지고 있는 노래 「내 고향의 정든 집」은 모두 세 부분 형식으로 구분된다. 첫째 부분의 사색적 선율과 이와 대조적인 둘째 부분의 극적이면서 끊어오르는 격조성으로 대비되는 부분, 그리고 셋째 부분은 첫째 부분이 반복되면서 숭고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라 단조(d minor) 선율 자체가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정든 내 고향을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도 많이 불리운다.
피아노 독주곡「내 고향의 정든 집」은 말없는 피아노가 실제 노래하는 듯한 작품이다.
즉, 노래 자체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피아노 악기가 요구하는 피아니즘의 특성을 살려 재창작된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현재 북한의 대표적인 피아노 작품으로 연주된다. 첫째 부분에서 노래의 형식미를 피아노 특성으로 표현되고, 둘째 부분에선 분출하는 용암처럼 8분의 9박자와 8분의 12박자 등으로 자주 바꾸어 그 격앙을 고조시키고, 셋째 부분은 또다시 평화의 바램을 바라는 서정적인 가락으로 끝을 맺는다.
작품해설 노동은(중앙대교수, 한국음악학)
피아노 독주곡 <아리랑> 전 권(1963~ )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의 노래 「아리랑」, 우리 역사에서 민족을 상징한 노래 「아리랑」, 유일하게 남북이 하나되어 함께 부를 수 있는 그 노래「아리랑」을 주제로 삼아 피아노 독주곡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피아노 독주곡 「아리랑」이다.
아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은 1926년에 라운규가 연출하며 출연한 무성영화도 널리 알려졌지만, 1976년 작곡가 최성환이 창작한 관현악곡 「아리랑」이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북한의 예술세계 자체를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피아노독주곡 「아리랑」역시 관현악곡 못지않게 피아노 독주곡으로서도 가장 유명한 격조있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북한 작곡가 전 권이 직접 재창작한 작품으로, 피아노가 요구하는 모든
세계의 특성을 전부 표현시킨 작품이다.
형식은 서로 그 길이가 다르지만, 성격적인 특성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되었다. 첫째 부분은 맨 처음 아리랑 주제를 8마디로서 서주부로 처리되고, 이어서 16마디에 걸쳐 아리랑을 노래하면, 이 노래가 각각 다른 변주곡풍으로 두 번 반복된다. 둘째 부분은 아리랑의 선율주제를 내림사조로 조바꿈시켜 빠른 8분의 12박자로 휘몰아치며 마침내 극적인 카덴짜풍으로 끌어올리는 부분이다. 셋째 부분은 코다로서 아리랑 주제를 연주하고, 이윽코 고요하고 내면적인 아리랑으로 끝나간다.
어느 경우라도 아리랑 주제를 노래하지 않는 부분이 없고보면, 노래가 곧 음악의 생명임을 드러내는 북한음악의 특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쇼팽은 평생을 피아노곡만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피아노 부문에 있어서는 영원한 왕관을 쓰고 있는 ‘피아노의 시인’이다.
쇼팽은 폴란드의 젤라조바 볼라라는 곳에서 프랑스인 아버지와 풀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쇼팽이 음악을 시작한 것은 4살 때. 이때부터 피아노의 기초 교육을 받기 시작하여 12살 때 바르샤바 음악학교 교장인 엘스너에게 정식으로 작곡 교육을 받았다. 엘스너는 쇼팽의 독창성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여러 가지로 배려했는데, 이것이 그가 피아노 작곡가로서 독보적인 인물이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15살 때 그는 처녀작 <론도 작품 1>을 출판했고, 18살 때에는 베를린을 방문해 유럽 음악계를 견문했다.
그 이듬해, 쇼팽은 유럽 음악의 중심지인 빈으로 가서 독주회를 열며 정식으로 유럽 음악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당시 그의 연주를 들은 슈만은 “여러분,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하십시오. 여기 천재가 나타났습니다.”라고 극찬을 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이다.
그렇게 유럽 음악계에서 피아니스트로, 작곡가로 입지를 굳혔지만 쇼팽의 마음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았다. 거듭된 사랑의 실패로 실연의 아픔을 안고 고국을 떠난 쇼팽은 이후 여러 나라를 전전한 끝에 마침내 파리에 정착했다. 당신 파리에서 쇼팽의 천재성을 알린 사람은 당대의 명 피아니스트로 꼽히던 리스트였다. 그 덕분에 쇼팽은 찬연하게 빛나는 실력을 발휘하여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떠올랐다.
그에게 사랑을 보낸 많은 여성들 중에서 26살 때 리스트의 소개로 만난 여류 소설
가 조르주 상드와의 사랑은 너무나 유명하다. 당시 인기 절정에 있던 진취적인 여류 소설가 조르주 상드는 뛰어난 연주자이지만 폐결핵으로 건강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 쇼팽을 만나 극진히 보살폈다. 덕분에 섬세하고 내성적인 기질의 쇼팽은 상드의 극진한 간호 속에서 안정을 되찾으며 작곡에 전념하였다.
당시 이들은 마요르카 섬에서 사랑의 공동 생활을 즐겼는데, 이곳에서 쇼팽은 주옥 같은 명곡들을 많이 작곡하였다. <24개의 전주곡>은 이 당시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하지만 화려한 사교모임을 좋아하는 상드와 내성적이고 고독을 즐기는 쇼팽은 결국 1846년 쇼팽의 나이 36살 때 끝이 났다.
그후 쇼팽은 생계를 위해 한때 그의 문하생이었던 스털링 초청으로 스코틀랜드에 갔지만, 기후가 나쁜 그곳에서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었고, 급기야는 파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39살의 나이로 운명했다.
거의 대부분의 일생을 피아노곡 작곡에만 전념한 쇼팽이 예외로 만든 6개의 관현악곡, 3개의 소나타 역시 빛을 발하고 있고, 대표작이기도 한 즉흥곡, 왈츠, 녹턴, 마주르카, 폴로네즈 등은 쇼팽이 개척한 피아노곡 형식이다. 정교하고 치밀한 악상을 독창적으로 사용한 쇼팽의 곡들은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 음악사를 빛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쇼팽의 전주곡은 바하의 '전주곡과 푸가'와 마찬가지로 24개의 모든 조에 걸쳐 작곡되었지만, 조의 배열순서는 전혀 별개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 바하의 전주곡과 푸가는 C장조에서 시작해서 다음은 c단조, C#장조, c#단조와 같이 반음계적으로 상승하여 마지막에 B조로 끝나는 구성으로 24개의 조를 다루고 있는 반면에 쇼팽의 전주곡은 C장조로 시작하여 관계조인 a단조, 다음은 G장조, 관계조인 e단조 A장조, f단조와 같은 5도를 기준으로 한 조성배열을 하고 있다.
악보를 전체적를 보면 자연조인 C조에서, sharp(#)기호가 하나씩 늘어나서, #의 수가 최대가 되는 13번에서 장조의 클라이막스를 이루고, 14번부터는 반대로 6개의 flat(b)을 가지는 e■단조에서부터 점차로 조표의 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한다. 단조의 클라이막스인 동시에 음악적인 클라이막스는 13번과 대칭되는 16번에 위치한다. 전체의 배열은 이렇듯 매우 우아하게 이루어져 있지만 이 음악들은 바하의 음악처럼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지지는 않는다.
1번 C장조, Agitato, 2/8박자
연주시간이 1분이 되지 않는 짤막한 곡이다. 2/8박자라는 다소 특이한 박자를 취하고 있으며 밝고 경쾌한 느낌을 전해준다. 즉흥적인 성격이 강한 곡이지만 선율선
의 포인트가 중반 이후에 강음으로 옮겨진다.
2번 a단조, Lento, 2/2박자
낮은음에서 시종 반복되는 우울한 리듬을 타고 우울한 선율이 노래하듯이 흐른다.
3번 G장조, Vivace, 2/2박자
왼손의 유창하고 날렵한 움직임이 매우 인상적인 곡이다. 선율은 강한 싱커페이션을 띠고 있다. 마지막에 왼손의 움직임을 흉내낸 움직임이 양손에서 동시에 전개되고 살며시 곡을 끝마친다.
4번 e단조, Largo, 2/2박자
2,3,4마디에 붙어 있는 C음은 충분히 끌어 주어 구슬픈 선율을 잘 살려 줄 필요가 있다. 쇼팽 스스로 이 곡을 매우 좋아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의 장례식에서 연주되기도 했던 곡이다.
5번 D장조, Molto allegro 3/8박자
가볍고 화려한 분산화음들 사이에 단순하지만 우아한 선율이 떠오른다. 5마디째부터는 액센트를 가진 8분음표 없이 16분음표의 분산화음만으로 발랄한 악상을 전개해하가며, 이러한 형태를 반복하다가 곡은 갑작스럽게 끝난다.
6번 b단조, Assai Lento, 3/4박자
매우 시적인 음악이다. 선율은 왼손에서 느긋하게, 그리고 우울하게 흐르며 오른손은 단조롭게 흔들리는 듯 한 리듬만을 집요하게 반복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 리듬은 더듬거리면서 정지하고 ppp로 조용히 끝마친다.
7번 A장조, Andantino, 3/4박자
이 곡의 선율은 6번 전주곡의 선율동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주르카 풍의 단순한 선율이지만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시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불과 17마디의 짧은 곡이며 선율과 화성도 극히 단순하지만, 그 깊이는 만만치 않다.
8번 f#단조, Molto Agitato, 4/4박자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듯 한 악상이다. 피아노라기보다는 오히려 바이올린의 주법
을 연상시키는데, 중간부를 제외하고는 약음으로 연주하는 부분이 많으므로 그 긴장감을 더욱 극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9번 E장조, Largo, 4/4박자
이 곡의 경우 'Largo'라는 속도기호가 주는 인상은 '느리다'라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다. 폴로네즈적인 싱커페이션을 동반한 선율과 중후하고 단호하면서도 생기있는 악상이 이 곡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10번 c#단조, Molto Allegro, 3/4박자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마주르카. 연주에 따라 초반의 하행하는 셋 잇단음표에 박자의 액센트를 두기도 하지만 4, 5마디째의 선율에 마주르카의 독특한 리듬이 살아있다.
11번 B장조, Vivace, 6/8박자
우아하고 경쾌한 악상이라는 점에서 3번과 유사하지만 시원스러운 맛은 덜 한 대신, 아기자기하고 반짝이는 듯 한 즐거움이 있다.
12번 g#단조. Presto, 3/4박자
3박자를 취하고 있지만 이 곡은 스케르초와도 마주르카와도 틀리다. 악상은 대단히 맹렬하며, 응축된 에너지감은 참으로 일품이다. 흐름은 자잘하게 나누어지는 액센트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의 큰 레가토에 의해 이루어진다.
13번 F#장조, Lento, 6/4박자
장조의 클라이막스를 이루는 곡이다. 또한 이 곡에 이어지는 단조는 d#단조가 아니라, e■단조로 나타난다. 요컨데 하나의 일관된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은 이 곡에서 갑자기 끊어져 버린다. 녹턴풍의 몽환적인 선율이 왼손의 나른한 분산화음을 타고 흐른다. 정확하게는 '선율'이 아니라 화음이다. 조성이 가지는 환상적이고 한편으로는 달콤한 분위기가 적당한 퇴폐성을 가지고 있으며, Piu lento로 나타나는 중간부의 동기는 쇼팽 음악의 한 극한을 보여준다.
14번 e■단조, Allegro, 2/2박자
피아노 소나타 2번의 마지막 악장과 대단히 유사한 악상이다. 건조하고 무표정한 화성이 연신 시무룩하게 울린다. 2번 소나타의 피날레와 비교한다면 수직적인 화성진행이 훨씬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음악의 무게도 이 전주곡이 훨씬 무겁다.
15번 D■장조, Sostenuto, 4/4박자
곡 전체를 통해 끊임없이 들려오는 A■(혹은 G#)음 때문에 '빗방울'이라는 제목이 붙은 유명한 곡이다. 꼭 A■음이 아니라도, 이 곡은 비오는 날의 분위기에 너무나 잘 어울린다. 창문 밖으로 비 오는 거리를 내다본다거나, 처마 밑에 서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지극히 매력적인 분위기가 이 곡에 살아있다.
16번 b■단조, Presto con fuoco, 2/2박자
악상기호대로 거칠게 질주하는 곡이다. 맹렬한 박력을 지니고 있으며(Op.10-4의 c#단조 연습곡과도 통하는 데가 있다) 리드미컬한 왼손의 반주가 주는 스피드감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종종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곡의 끝맺음은 극히 상쾌하다. 이 곡은 전주곡집 전체를 통해 하나의 클라이막스를 이루고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전환점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17번 A■장조, Allegretto, 6/8박자
잔잔한 반주를 동반한 화음의 칸타빌레이다. 두텁게 겹쳐진 화음의 맨 윗음이 선율을 노래하고 길게 테누노되는 음이 하나의 동기를 마감한다. 연습곡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따사로운 선율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루하다는 느낌도 받게 한다.
18번 f단조, Molto Allegro, 2/2박자
갑작스레 신경질적인 악상이 나타난다. 한 마디 내에 accel, rall의 두 가지 루바토가 쓰이도록 작곡된 듯 하다.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처럼, 날카롭게 중얼거리는 듯 한 악상,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는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르고, d■유니즌의 격렬한 트레몰로와 격한 스타카토로 곡을 끝맺는다.
19번 E#장조, Vivace, 3/4박자
베토벤에게 있어 이 조는 흔히 영웅적인 과시를 나타내는 조였으나, 쇼팽에게 있어서의 이 조는 즐겁고 따사로운 분위기를 나타내는 조성이다. 더욱이 그 델리킷 한 악상은 이 곡을 연주하는 데에 요구되는 고도의 기교를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리스트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 이런 부분이다.
쇼팽의 대조적인 특성이 조성에 대한 성격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곡 전체에 일관되게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며, 또 단조로운 악상 속에 다양한 표정이 숨어 있다.
21번 B■장조, Cantabile, 3/4박자
한없이 우아하고 감미로운 선율이 곡 전체를 일관하고 있는 곡이다. 오른손은 선율을, 왼손은 기타의 반주처럼 달콤하고 교묘한 분산화음을 연주한다. 장식음은 이 곡의 귀족적이고 단정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22번 g단조, Molto Agitato, 6/8박자
다시 한번, 분노가 출현한다. 18번과 마찬가지로 이 분노는 해소되지 않고, 들끓는 가운데 종료되어버린다. 양손이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싱커페이션을 지닌 프레이즈가 흥분된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다.
23번 F장조, Moderato, 4/4박자
E■장조에 대한 자세는 베토벤과 틀리지만 F장조에 대한 개념은 동일한 듯 하다. 목가적이고 자연스런 분위기가 곡을 통해 흐르듯이 흘러나온다. 가볍고 유려한 선율이 이 곡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24번 d단조, Allegro Apassionato, 6/8박자
왼손의 격렬한 움직임이 주체할 길 없는 분노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선율은 정열적이며, 계속해서 나타나는 스케일이 터질 듯 한 감정을 해소하고 있는 것 같다. 트릴, 스케일, 하강하는 아르페지오, 3도 등 다양한 기교들이 등장하고, 크게 움직이는 왼손의 움직임 위에 정열적인 선율이 노래되다가 갑작스런 하강에 뒤이은 커다란 세 개의 D음으로 곡을 끝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