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지는 듯"…여성들, 60세 넘으면 급증하는 '이 질환'
백영미
[서울=뉴시스]골반장기탈출증이란 임신·출산 등 다양한 원인으로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져 직장·자궁·방광 등 골반 장기가 아래로 쳐지면서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변실금, 골반통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밑이 빠지는 병’으로도 불린다. 임신과 출산, 폐경과 노화를 겪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발병 위험을 안고 있다. 사진은 유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3.11.27. photo@newsis.com.© 뉴시스
골반장기탈출증이란 임신·출산 등 다양한 원인으로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져 직장·자궁·방광 등 골반 장기가 아래로 쳐지면서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변실금, 골반통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밑이 빠지는 병’으로도 불린다. 임신과 출산, 폐경과 노화를 겪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발병 위험을 안고 있다. 27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와 함께 골반장기탈출증에 대해 알아봤다.
의료계에 따르면 골반 안쪽에 있는 장기들과 관련된 질환(골반저 질환)은 다양한 장기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다.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변실금, 골반통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고, 여성의 성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 산부인과는 골반저 질환에 특화된 객관적 설문을 중요한 진단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의 다양한 증상은 여성의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증세가 악화되면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처럼 실제 장기가 탈출할 수도 있다. 이런 골반장기탈출증은 출산 이후 중장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실제 최근 5년간(2018~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직장류를 제외한 방광류, 상세불명의 자궁질탈출, 상세불명의 여성생식기탈출은 60세 이후 급증하고 있다. 향후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고령 여성에서의 유병률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 교수는 “수치심으로 병원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나을 수 있는 병으로 인식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조속히 진료받아야 한다"면서 "50대가 상대적으로 젊다고 해도 골반장기탈출증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문제가 생긴 장기의 빠진 위치나 정도, 환자의 나이, 전신 건강 상태를 고려해 수술법을 결정하게 된다. 수술 치료를 통해 골반 내 장기의 구조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실금이나 변실금 같은 동반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크게 복부에서 접근하는 방법인 복식 수술, 질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인 질식 수술법으로 나뉜다. 요즘에는 개복 수술을 하지 않고 골반경 또는 로봇보조 골반경수술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재발의 위험도를 줄이려면 질을 통해 고정하는 수술보다는 배를 통해 또는 복강경·로봇을 이용하는 수술이 권장된다.
특히 로봇으로 인조 그물망을 질에 부착해 천골에 고정하는 천골질고정수술이 더 튼튼하게 장기를 고정해 재발의 위험도가 낮고, 수술 후 합병증, 통증, 회복 기간이 짧다. 로봇보조 천골질고정수술의 적용 대상은 ▲골반장기탈출증수술 후 재발을 한 경우 ▲65세 이하 여성 ▲성기능 보전을 원하는 경우 ▲비만, 흡연, 결제조직질환, 중증의 골반장기탈출증 등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는 다빈치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후 복부 절개 없이 작은 구멍을 통해 로봇팔을 이용해 좁은 골반 공간 안에서 손상된 질벽 구조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강해 고정하고 정밀하게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유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으로 인해 빠져나온 질을 눌러 대소변을 보는 90세 환자가 자식들 손에 이끌려 진료실을 찾은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며 "골반장기탈출증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이므로 의심된다면 빨리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