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금) 오후 3시
대전 민족사관
아몬드를 읽고
오늘은 책 ‘아몬드’를 읽고 나누는 날이다. 감사하게도 지난 2주동안 보이지 않던 기성이가 오랜만에 얼굴을 보였다. 역시나 알바 때문에 바쁘다. 다양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식당부터 시작해서 2~3가지 알바를 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 그렇다. 그래서인지 기성이는 늘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어떻게 돈을 벌거냐고 묻는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그냥 돈을 많이 벌어서 옷도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 아직 부모의 보호 아래 있어야할 나이인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기성이의 삶의 매우 고단하게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나눈 책이 기성이와 여러 가지 부분에서 오버랩이 되었다. 주인공은 감정을 느끼는 부분들이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었지만, 기성이는 확실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타인과의 관계에 한계가 많다. 특히 타인의 감정을 잘 캐치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성품은 밝고 착한 녀석이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이것 저것을 말했지만, 기성이에게 강조한 것은 타인과의 다양한 경험이다.
기성이가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 수 없지만, 수업 시간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인공이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을 통해서 감정들을 조금씩 배워간 것처럼, 기성이도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누었다. 정말 기성이에게 그런 기회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식은 앞으로 배워가면 된다. 문제는 그 녀석의 내면이 성숙하고 성장해야 한다. 더불어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나누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해야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몬드의 주인공처럼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통해서 타인과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이 부분을 기성이와 깊이 있게 나누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