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도권 일대 도시들 가운데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곳이 여럿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닐테지요. 김포시가 그렇고 구리시 그리고 하남시가 그런 상황인 모양입니다. 해당 시의 시장들이 중심이 되어서 서울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당 지자체가 정말 필요해서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뭐라고 할 사람 별로 없습니다. 김포시가 김포시로 남든 서울로 편입돼 서울시 김포구가 되든 그리 관심이 많이 가는 사안은 아닌듯 합니다. 김포에 사는 주민들을 제외하곤 말이죠. 행정개편이라는 것이 전국민들의 국민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행안부의 타당성 검토 작업을 거쳐 해당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한 주민투표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포시의 경우 오는 4월 총선 이전에 서울 편입을 추진하려다 일정상 일시 중단상태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전에는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서울 편입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현 여당 관계자들도 함께 그런 의견을 내놓고 있으니 총선결과 또는 정치판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포시가 그렇게 서울 편입이 절실한지는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잘 모를 것입니다. 하긴 당사자가 아니면 함부로 말할 것은 아니지요. 다 그 나름대로 사정이 있고 형편이 존재할 것입니다. 김포시장과 여당 관계자들이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시키자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이유와 배경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과연 서울 편입만이 최선의 방법이자 주민들의 살길인가라는 점을 거론하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5호선 김포 검단 연장구간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이 김포의 최대 현안인 교통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보이는 것을 우선 내세우고 있습니다. 김포와 서울의 강남까지도 연결된다고 하지요. 하긴 서울로 편입될 경우 서울특별시가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김포지역이 더 발전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서울과 인접하고 있는 시군이 한두개입니까. 허락만 된다면 서울로 편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겠지요. 거대 서울로 편입되면 나름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교통 등 생활형편도 나아지고 땅값 집값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들겠지요. 그러면 만일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그동안 서울 편입을 주장하던 구리시 그리고 하남시 남양주시 등등은 가만히 있겠습니까. 동두천시 양주시 의정부시도 모두 서울로 편입시켜달라고 할 것입니다. 안양시와 광명시 그리고 시흥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 수도권은 그냥 몽땅 서울특별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경기도도 모두 서울특별시로 만들자는 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천광역시는 어떤가요.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교통편이 연결된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서울과 부산사이가 고속철도로 2시간이면 되니 한나절권 아닙니까. 그러면 극단적으로 부산을 서울로 편입시키면 어떨까요. 어떤 이는 그러더라고요. 나라도 조그마한데, 다시말해 미국의 일개 주보다 작으니 그냥 싱가포르처럼 도시국가화하면 어떤가 하고요. 하지만 말이 되지 않지요. 그 지역마다 특성이 있는 것이고 그지역에 사는 주민들도 그나름의 특화된 삶이 있을 것입니다.
안그래도 지금 지역가운데 상당수가 소멸위험지구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제 산부인과는 커녕 소아과 의사 한명없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면 누가 그런 지역에 살려고 하겠습니다. 그냥 소멸되는 것이지요. 오로지 서울과 몇몇 광역시만 남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까. 지금은 지역 살리기에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지역을 활성화해서 그야말로 균형있는 국토를 만들어야 할 때 아닌가요. 지자체장들이 앞장서 그런 일들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 당장은 주변 대도시로 편입되는 것이 일부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그것은 그야말로 단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자립할 생각은 않고 큰 옆집에 편입돼 스스로의 독립을 버리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지금은 서울편입보다 지역 활성화를 더 연구하고 추진해야 할 때가 아닌가 판단됩니다.
2024년 2월 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