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거리 슛~! 일본 골키퍼 깜짝 놀랍니다. 한국의 위협적인 중거리슛. 방금 슈팅한 15번 선수가 누군가요. 황규환. 황규환입니다. 동북고 3학년에 재학중이고요. 176에 68 체격조건도 괜찮습니다. 아~ 앞으로 기대를 가져봐도 좋겠어요. 황규환, 좋은 슈팅 기록하고 자기자리로 되돌아갑니다.”
지난 3월 일본에서 벌어진 19세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 친선전에서 깜짝 등장했다. 그러나 단연, 현 고교무대 최고의 수비수로까지 정평이 자자할 정도로 이미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물건’이다.
▶ 진짜 멀티플레이어? 나라구!
청소년대표팀에서는 미드필더로 맹활약을 펼쳤지만 모교인 동북고로 돌아오면 스위퍼로 변신한다. 3백의 중심에서 팀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사뭇 다른 선수가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
“특별히 정해진 포지션은 없는 것 같아요. 중학교때까지 미드필더를 쭉 봤었고 흔히들 말하는 ‘땜빵’으로 잠시 수비를 봤던게 고등학교때까지 이어진거죠."
"또, 지금은 중앙수비수를 보지만 작년까지만해도 (이)요한이형(인천유나이티드소속)이 스위퍼를 보고 전 그 앞쪽에서 수비봤거든요.”
포지션이 뭐냐는 질문에 애메한 답을 내놓았다. 이렇게 포지션을 옮겨 다니면 자라는 선수로서 적응하는데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의문심을 가질 수도 있을 터. 그러나 본인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런 의문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금새 느끼게 했다.
“멀티플레이어가 인정받는 시대잖아요. 골키퍼를 빼고 다 볼 수 있어요.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도 잘 할 자신있어요.”
"수비보다는 미드필더가 더 편해요"
언제 어떤 포지션에 투입되더라도 자기 몫을 해낸다는 것이 자신만의 철칙이지만 수비보다는 미드필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한다곤 한다.
“솔직히 미드필더에서 뛰는게 편해요. 그래서 대표팀 갔을 때 맘놓고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중학교때 저를 수비로 만드신 이규준(현 장훈고감독) 선생님도 알고 계셨어요. 중학교때 한동안 저희 학교가 우승을 못했었는데 춘계연맹전 결승에서 남수원중한테 이기고 몇 년만에 우승을 했었거든요. 제 개인적으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였는데 그러면서 수비수로 자리를 굳히게 된게 아닐까 싶어요."
"그 때도 그렇고 지금 감독, 코치 선생님들도 제가 어디서 뛰고 싶어하는지는 아시는데 당연히 팀 사정 먼저 생각하시다보니 제 의견을 들어주고 싶어도 못 들어주시는 것 같아 아쉽죠.”
또, 개인적으로는 수비형 미드필더보다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주로 띄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는 것이 더욱 이상적이라며 포지션에 대한 희망사항을 덧붙였다.
“윤정환, 이관우 이런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외국선수들 가운데서도 아이마르(발렌시아), 데보어(갈라타사라이)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좋아하구요. 멀티플레이어로서 홍명보 선수같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에 존재감을 느끼게하는 선수도 좋아하죠."
"그래도 제가 수비로 뛰어야 팀 능력치가 더 오른다면 수비로서 최선을 다하는게 제일이겠죠.”
▶ 타고난 '축구 신동'
처음 축구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남들에 비해 다소 특이하다. 과거 축구선수로 활동을 하셨던 아버지께서 일찍이 운동을 시키면 자라면서 지레 포기하겠지 싶어 아버지 친구께서 코치로 계시는 학교에 보낸 것이 그가 4살 되던 해.
“이런건 말하기 쑥스러운데 빼주시면 안될까요?(웃음) 아버지께서 축구를 하셨기 때문에 힘든 운동을 시키고 싶지 않으셨나봐요. 그래서 어릴 때 조금 하다보면 커가면서 흥미를 잃지 않을까해서 입학도 하기전에 친구분께 맡겼데요. 근데 그걸 계기로 흥미를 가졌고 지금까지 계속하게 된거죠.”
이쯤되면 가히 ‘축구신동’이라는 표현까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놀랍다. 걸음마를 막 뗀 시기에 볼을 잡았고 소화하지 못하는 포지션이란 없으니. 당연히 기량적인 측면으로 화두가 모아진다.
▶ 미완의 대기
“개인적으로 인터셉트가 젤 자신 있어요. 정확히 노리고 있다가 낙아채는거죠. 강력한 슈팅은 물론이고 정교한 킥도 자신있어요. 더 큰 물에 가봐야 알겠지만 17세대표팀에서 뛸 때 이탈리아랑 폴란드로 유럽전훈을 갔었는데 외국선수들이랑 맞붙어도 힘에서도 밀리지 않을 자신 있더라구요.”
멀티플레이어 답게 모든 장점만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 나름대로도 자신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한다.
“아직은 보완할게 더 많아요. 아직 어리니까 체력적인 면은 물론이고 힘이나 개인기술도 당연히 더 보강해야죠. 개인적으로는 스피드에서도 남들 보다 가끔 뒤처지는 경향이 있어 이런 점을 더 보완하고 싶어요.”
동북고 최태길 축구부장과 김재신 감독은 황규환을 극찬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점을 하나 둘 꺼내놓았다. 스승의 눈에는 제자의 약점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기 때문일 듯.
“지금 고등학교 무대에서 수비수만 놓고 봤을 때 견줄만한 애들이 없죠. 지금까지 데리고 있던 요한이나 (조)성윤이(이상 인천), (이)동원이(숭실대), (이)민선이(대구) 같은 애들에 비해서도 같은 나이대로 놓고 봤을 때 더 나으면 나았지 안 떨어져요. 다만, 경기할 때 보다 집중력을 길렀으면 하는게 규환이한테 바라는 점입니다.”
본인도 이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집중력을 잃을 때가 생긴다는 것.
“그냥 멍 해져요. 집중력을 잃는 정도가 아니라 머리 속이 희미해지거든요. 그 것 때문에 꼭 경기를 뛰고 나면 한 두 개 정도는 실수가 나오는데 그게 사소한거라면 괜찮은데 팀에 치명타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죠. 늘 주의하고 신경쓰는데 쉽게 안고쳐지더라구요.”
"돈 주고 살 수 없는 좋은 경험했죠."
이번엔 청소년대표팀에 차출되었을 때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늘어놓았다.
"그냥 좋았죠. 더욱이 이번에 19세팀에 뽑혔을 때는 경기도 뛰었구요. 아쉬울게 없었죠. 제 성격이 활발한 편이라서 거의 모든 선수들이랑 다 친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꼽으라면 같은 학교 있어서 그런지 (이)상협이나 (권)순형이랑 친하게 지내구요. 골키퍼 보는 (차)기석이랑도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일본에 있는 강효도 동북고 출신이거든요"
하지만 지난 해 17세 청소년 팀에 발탁되었을 때의 기억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당시에 느낀 경험은 그 때는 물론 앞으로도 축구를 계속 하면서 ‘약’이 될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
“정말 안 좋은 추억이었죠. 2002년 12월에 광양 소집 훈련때부터 처음으로 태극마크라는 것을 달고 대표팀이란 곳을 갔었는데. 늘 주전으로만 뛰다가 처음으로 벤치에 앉아 있을려니까 많이 힘들었죠."
"후보선수들의 기분이란건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걸 느꼈고 약간은 자신 만만하던 저에 대해서 처음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죠.”
당시를 회상하며 씁쓸한 기억을 더듬는 동안 스스로 더 열심히 채찍질 할 것을 다짐하며 말을 이었다.
“러시아 대회, 이탈리아 대회, 부산 4개국 대회까지 줄곳 주전으로 못 올라갔죠. 스스로 위축되서 제대로 된 모습을 못 보여줬구요. 본선에서 결국 게임을 뛰었지만 성적이 나빠서 개인적으로도 기분 좋지는 못했죠.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기억이에요.”
▶ 소년 같지 않은 소년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M.C The MAX의 ‘별’을 좋아한다는 낭만적인 모습까지 갖춘 점은 그의 매력. 낚시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나이답지 않은 면까지 지니고 있다. 플레이에서도 그의 양면성은 그를 더욱 담금질시켜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주로 조용하게 있을때는 음악을 들으면서 혼자 있곤하죠. 그렇다고 내성적이진 않구요."
"제 고향이 충남 예산인데 어릴때부터 취미삼아 낚시를 즐겼어요. 지금도 종종 쉬는 날엔 낚시하러 가는 것을 좋아해요.”
자신만의 징크스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경기전에는 무조건 이빨을 닦아야하고 그 이후로는 물을 제외한 아무 것도 일체 입에 대지 않아야 한다고.
"연습경기는 물론이고 실전에서도 경기전에는 무조건 이빨을 닦아야해요. 징크스로 만들려고한게 아니라 이상하게 그냥 나간날은 경기를 망치게 되더라구요.
"그 것도 그렇고 양치질을 하고나면 상쾌한 기분이 들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미신이더라도 꼭 이빨을 닦구 나가죠. 이빨을 닦고나면 아무 것두 안 먹는건 당연하구요."
▶ 프로로 가고 싶어!
올 해로 고교 3학년에 접어들었다. 당연히 그 때쯤이면 누구나 겪는 고민거리가 그에게도 생겼는데. 바로 진학문제가 걸린 것. 학교에서는 대학으로 진학해 학업을 병행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로로 직행하는 것이 소망.
“이미 몇몇 이름있는 대학에서 학교를 통해 스카웃 제의를 하고 있는 걸루 알고 있어요. 학교에서도 그 중에 잘 선택해 대학쪽으로 진학하는 것을 권하고 있는데 저는 프로로 바로 갔으면 하거든요."
"지금 추세가 그렇고 어차피 대학에서 적응하고 하다보면 프로로 갈 나이가 되는데 일찍 가서 일찍 적응하고 배우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유럽이나 가깝게는 일본이라도 가보고 싶기도해요.”
선배들 중 몇몇이 프로로 가면서 기량이 좋아진 것 같고 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는 자신의 현재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면서 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제의가 온 구단은 아직 없어요. 아직은 초반이니 에이전트를 통해서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이죠. 특별히 좋아하는 팀이나 선호하는 팀은 없는데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절 필요로하는 팀이라면 이상적이겠죠. 가능한 수도권 팀이라면 더 좋구요.”
이처럼 고교선수 황규환에게도 적자생존의 무대로 향한 길이 서서히 벌어지고 있는 것. 앞으로의 축구인생이 걸렸을 정도로 중요한 선택이니만큼 끝까지 주변분들과 잘 상의해서 신중한 선택을 하겠다고. 하지만 올 해는 무엇보다 졸업반인만큼 학교에서의 생활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
“당장 목표는 동북고를 전국대회 정상에 올려놓는게 먼저죠. 이번에 무학기에 나가서는 예선에서 3전전패하고 왔거든요. 남은 대회에서 우승컵 하나 정도는 안아보고 졸업해야죠. 기왕이면 개인상도 하나 타면 좋겠구요. 중학교때 받은 미기상 정도가 다일만큼 제가 상복이 없었거든요.”
자기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서 나아갈 뿐, 라이벌도 없고 어렵게 생각되는 상대도 없단다. 정말 패기 하나로 둘러 쌓인 겁 없는 아이다. 실력까지 뒷 받침 되주니 몇몇 약점만 보완된다면 아쉬울게 없을 터다. 정말 ‘미완의 대기’란 그를 위해 생긴 말이 아닐까.
“제 좌우명이 ‘한다면 한다’는 겁니다. 노력한다면 못할건 없다구 생각해요. 정말 열심히해서 2010년 월드컵에는 꼭 국가대표로서 뛰어보고 싶습니다. 관심있게 지켜봐주세요.”
그의 말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성장하는 당찬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축구팬들에게는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황규환 프로필 - 생년월일 : 1986.6.18 / 출생지:충남 예천 / 신체조건:178cm 68kg - 학력 : 예산중앙초-서울동명초-동북중-동북고 3학년 재학중 - 가족관계 : 부모님,외동아들 / 포지션:DF(학교) MF(U-19) / 백넘버:8(학교),15(U-19) - 경력 : U-17,U-19,서울시대표 / 주력:13F / 신발사이즈:270mm / 별명:곰 - 좌우명 : 한다면 한다 / 좋아하는선수:홍명보,윤정환,이관우(국내)아이마르,데보어(해외) - 혈액형 : 0형 / 성격:쾌활한편 / 존경하는지도자:윤종석(동명초) - 취미 : 낚시 / 좋아하는운동:당구,볼링 / 좋아하는음식:뭐든지 다 잘 먹으나 삼겹살 같은 육류 - 좋아하는색 : 무난한 색 계통 / 좋아하는계절:봄,가을 / 좋아하는숫자:8(백넘버) - 좋아하는노래 : MC The MAX '별' / 감명깊게본책:가시고기.the blue day book - 재미있게 본 만화 : 바람의 전학생, 삐따기, 핫도그, 일당백, 다칠라등 / 재미있게본영화:가문의영광 - 좋아하는사람과 싫어하는사람 : 솔직한 사람, 잘난척하는 사람 - 평균수면시간 :10시간 / 보물1호:축구화 - 징크스 : 경기전 무조건 양치질을 해야함 / 목표:2010년 월드컵 출전
첫댓글 우리학교네..ㅋ
이동국이랑 스타트가 비슷한듯... 이동국도 98년 월드컵때의 중거리슛으로 이름을 날렸죠
일본으루 가는건 좀 반대 ㅋㅋ
the blue day book 은 저는 옆에 번역한것으로 감동이 조금 오기는 하지만 사진이 웃기다는.....^^
저런 타입의 선수라면 프로로 가서 조금 고생 할지도...
Linkin Park 헉 님 동북고? 저 동북고 49회 졸업생인데 쿨럭 ㅡ_ㅡ;; 몇회이신지?
저분 86년생인걸 봐서 고3이신듯...
충남 예천의 압박 경북 예천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