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스니커즈(Red Sneakers) 효과'란 부자들이 좋은 인상을 주려고 전략적으로
서민 취향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레드(red)는 명도가 높은 빨강색, 스니커즈
(sneakers)는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를 의미하므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 확 드러나는
빨강색의 운동화를 말한다. 예전에 '빨간 장갑의 마술사'란 별명을 가진 야구 감독도
있었는데 그도 아마 이런 효과를 감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대학에서는 교수가 강의를 할 때 정장으로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한 대학교수가
수염도 안 깎은 채 티셔츠 차림으로 강의를 한다. 학생들은 어느 쪽이 더 실력있는 교수라고
판단할 까? 대부분 정장을 입고 강의하는 교수가 더 실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명문대학
에서는 달랐다. 명문대학에서는 수염을 안 깎은채 티셔츠 차림으로 강의하는 교수가 더 실력이
있다고 봤다. 모두가 정장을 입고 참석한 어느 모임에서는 강사가 빨강 운동화를 신고 강연을 했다.
그랬더니 많은 참석자가 그를 더 능력 있고 지위가 높은 강사하고 판단했다.
진짜 부자는 부자티를 내려 하지 않는다. 한 이십여년전인가 부산대학에 수십억을 기부한 신모
회장은 평소 점심 식사 메뉴는 시장 안의 콩나물 국밥이었다.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도 일류 호텔의
커피솦이나 카페가 아니라 어두컴컴한 시장 골목안의 허룸한 식당이었다. 지금은 시락국밥값도
올라 돈만원 하지만 당시에는 삼천원 내외였다. 그런데 부자티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대개
졸부들이다. 그들은 해외여행으로 명품을 사 걸치고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에 바쁘다.
레드 스니커즈 효과는 프란체스카 지노, 실비아 벨레자,아낫 케이난 교수등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
연구팀이 2014년 제시한 것으로 부자의 서민 취향에 관한 이론이다. 부자의 종류에도 윗대로부터 물려
받은 부자가 있는가 하면 사업을 해서 벼락부자가 된 졸부들도 있다. IMF 사태때 대부분의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할 때도 그들은 비싼 유럽여행을 하면서 건배사가
"이대로!"였다고 한다. 남들이 다 어려울 때 돈을 쓰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