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맑은 햇빛, 너 참 찬란하다. 폭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 오~ 솔레미오 나유나데 조오레 포나템페스타 ....) 고1 음악시간에
김재수 선생님한테서 세계명가곡집에서 배운 노래의 첫구절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나중에 사회에 나가 중요한 자리에서 명곡
몇곡쯤은 부를 수 있어야 한다"시며 열성적으로 가르치셨다.
서울과 인천에서 내려온 두 딸과 외손녀 외손자들을 데리고
미포 달맞이길에 차를 주차해 놓고 구 동해선 철길옆 데크 길로
청사포까지 걸었다. 비 온 뒤여서 그런지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바다 색깔도 푸른 색을 더하고 해안가로는 파도가 부딪쳐 포말이
하얗게 부서졌다. 멀리 수평선 위로는 유유히 따가는 배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숲 사이에는 선홍빛의 꽃무릇이 맑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처얼썩 처얼썩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가만이 있어도 간담을 서늘케 해 주었다.
날씨가 좋은 탓인지 데크길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어떤 이들은
두 세명씩 그룹을 지어 조킹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구 동해선 철길에는 관광용 전차가 다니고 그 위로는 스카이 캡슐이라는
케이지가 연인 혹은 가족단위 나들이손님들을 담아 싣고 쉴새없이 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