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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승리자 [마지막편] - 진정한 승리자
이글럭키와 에글런타인, 다시 회복된 다크니스와 아이리스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팔요의정은 감으로 그들이 뒤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곤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꺼져가는 자신의 생명을 무시한 채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도대체 여긴 왜 온거지? 나 혼자서 이 놈을 맡는다고 했잖아. 이래서 중간계 녀석들이랑은 말이 안 통한다니까. 쿨럭.
너희들이 어떻게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왔으니 앙 녀석이 올 때까지만 버텨줘. 그 녀석이라면 이 녀석을 이길 수 있을
거야."
"웃기는 소리 하지마."
다크니스가 말을 낚아챘다. 다크니스와 이글럭키는 매우 분노해보였다. 자신들의 약함을 인정해야했고, 그게 너무 수치스러웠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분노하는 것은 배신자, 아니 마족 하보크였다. 앙과 다크니스가 전력을 모두 쏟아부을 때 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다가 앙이 팔요의정과 싸우러 가고, 다크니스가 회복불능이 될 정도로 다쳤을 때 까지 기다렸다. 치밀하게 계획된
배신에 완전하게 말려든 것에 대한 분노가 자신들이 약함을 인정하는 것 보다 더 컸다.
"아이리스의 정령왕 넷, 앙에게 잠시 빌려온 이 은빛영광, 그리고 저 잘난 이글럭키, 또 저 아가씨의 힘이라면 저 녀석은 이길
수 있어."
"내 필살기조차…, 놈을 저렇게 만드는 것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저 녀석을 이기려면…, 특별한 게 필요해. 게다가 엘프 너,
그 달의 무기는…, 가져오면 안 되는 거였는데."
이제 팔요의정은 말을 하기조차 힘들어보였다. 이글럭키는 팔요의정의 경고를 무시하고 케이아스를 가져왔다. 도대체 케이아스가
뭐길래 저렇게 펄펄 뛰는 것인지 그들은 알 수가 없었다.
팔요의정과 넷이 말하고 있는 동안 잠시 패닉에 빠져 가만히있던 하보크가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
이글럭키의 케이아스를 낚아챘다.
"젠장! 그걸 빼앗기다니. 이제 이 중간계뿐 아니라 천계까지도 위험하게 됐……."
팔요의정은 갑자기 말을 잇지 않았다. 잇지 않은게 아니라 이을 수가 없었다. 하보크가 암흑의 검으로 팔요의정을 확실하게 두
동강 내 버린 것이었다.
에글런타인과 아이리스는 '꺄악─!'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다크니스와 이글럭키는 엄청난 분노를 다시 느꼈다. 다크니스는
바로 피의무곡 3장을 발동했다.
다크니스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을 하고 공격을 했다. 3장은 이동속도가 너무 빨라서 잔상이 남을 정도였지만, 발동한 사람 자체가
속도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나 공격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분명히 잔상을 남기는건 3장의 특징이었지만
제어한다는 것은 4장의 특징이었다. 다크니스는 여러 개의 잔상으로 하보크를 공격하는 것 같이 보였다.
하보크는 계속해서 온 몸에 작은 상처들이 나기 시작했다. 작은 상처였지만 계속해서 맞으니 온 몸이 전부 상처투성이가 될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나 하보크는 계속해서 수세에 몰리면서도 공격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만히 참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다크니스가 저렇게 성장하다니……. 이제 나는 보잘 것 없게 됐군."
이글럭키는 다크니스의 발전된 실력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실력을 질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를 저렇게 수세로
몰아넣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보크는 암흑의 검과 케이아스를 모았다. 그리고 잠시 후, 두 개의 무기는 엄청난 빛을 발하며 하나의 검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팔요의정이 가장 두려워하던 검. 기요틴이었다.
다크니스도 공격을 멈췄다. 갑자기 적의 살기가 엄청나게 증폭된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기요틴은 검날 가운데에 구멍이 일자로 구멍이 났고 깊숙한 곳은 톱날이 서 있었다. 크기는 대검 테이크 블러드만한 꽤나 큰
검이었다. 기요틴에선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나와서 그게 눈으로 보일 정도로 강력했다.
"하하하. 이제 너희들의 발악도 끝났다. 너! 검을 가지고 있는 녀석. 내 몸에 이 수많은 상처를 낸 것에 대한 보상을 해야겠지.
어디 한 번 이 검을 받아봐라!"
하보크는 기요틴을 다크니스의 목을 향해 내질렀다. 다크니스는 피의무곡 4장을 이용해 순식간에 피했다. 자신도 파멸에 이르는
피의무곡 4장. 결국 앙 이후에 다시 발동했다. 그때는 이글럭키의 방해가 있어서 끝내지 못했지만, 만약 방해가 없었다면 앙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야노시니마로이드조차 한방에 날린 피의무곡 4장은 역시나 기요틴에 필적했다. 다크니스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기요틴으로 힘들게 맞받아치곤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어찌됐건 막아내고 있는 것이 중요했다. 피의무곡 4장의 최대
한계시간은 10분. 목숨을 건다면 15분까지 발동할 수 있지만, 목숨을 제약으로 한다는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둘은 10분동안 검을 맞댔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글럭키는 무기조차 없어 이미 싸울 수가 없었고, 두 여자는 팔요의정의 죽음
에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제 다크니스는 더 이상 싸울 수가 없었다. 조금씩 힘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기요틴의
검날이 점점 다크니스의 목을 위협했다. 그러다가 결국 다크니스는 발목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하하하하하하하! 대단하군. 대단해. 이 검에 이렇게까지 대항할 줄은 몰랐어. 하지만 너말야. 그때 분명히 그건 10분동안 쓸 수
있는 것 아니었나? 벌써 20분 이상은 쓴 것 같은데 말야!"
평소 다크니스라면 아무리 움직일 수 없어도 이런 말에 대구를 했겠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죽음을 예견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걸까? 아니면 말할 힘 조차 없는 걸까?
그 둘이 아니었다. 다크니스는 이미 5분전에 모든 신체 능력이 정지된 채 정신력만으로 싸운 것이었다. 그러나 그 강인한 정신력도
끊어지고 다크니스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이글럭키는 다크니스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았다. 피를 부르는 자들이랑 싸우다 죽을 때도 다시 부활한 다크니스였고, 팔요의정에게
죽었을 대도 다시 살아난 다크니스였다. 불사의 다크니스라 믿었던 라이벌 다크니스가 죽자 이글럭키는 슬픔을 참을 수가 없었다.
"먼저 죽으면 어떡해! 너 말야! 그렇게 강해졌는데 먼저 죽으면 난 뭐가 되냐고!"
벌써 하보크에 의해 둘이나 희생되었다. 더 이상의 희생자는 발생하면 안 됀다는 생각으로 이글럭키는 무작정 하보크에게 달려들었
다. 이글럭키는 오른쪽 주먹으로 하보크의 왼쪽 면상을 강타했다. 면상을 맞은 하보크는 뒤로 날아가며 피를 토했다.
"일어나! 방금건 우리를 지켜주려던 팔요의정의 몫이다! 이번엔 다크니스의 몫이야!"
이글럭키는 다시 한 번 오른쪽 주먹으로 하보크의 왼쪽 면상을 강타했다. 하보크는 또다시 맥없이 뒤로 나자빠졌다.
이글럭키의 기세에 눌린 것일까. 하보크는 기요틴을 만들 때 처럼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마지막이다! 이건 내─"
갑자기 이글럭키의 말이 끊어졌다. 그리고 때리려던 손 동작 그대로 정지했다. 그의 앞엔 하보크가 아닌 다크니스가 놓여 있었다.
이글럭키는 갑자기 혼란에 빠졌다. 여태까지 그가 때린 것은 다크니스였단 말인가. 그가 혼란하자 뒤에서 에글런타인이 말했다.
"그건 다크니스가 아니에요! 다크니스의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요!"
그러나 이미 늦고 말았다. 이글럭키의 목엔 기요틴의 칼날이 꽂혀 있었다.
이글럭키는 죽기 전 마지막 한 마디를 했다.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크윽…."
그렇게 이글럭키도 죽고 말았다.
잠시간의 정적.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하보크는 기요틴을 이글럭키의 목에서 뽑아내었고, 이글럭키의 몸에선 피가 뿜어져나왔다.
이제 두 여자도 지친 모양이었다. 싸우러왔지만 죽음을 각오할 싸움인진 몰랐다. 여자들에게 세 명의 죽음은 참기 힘든 고통이자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었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어디선가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점점 더 크고 가까워졌다. 이윽고 휘황찬란한 7개의 검을 가진 검사가 나타났다.
바로 앙이었다.
앙은 다크니스쪽으로 걸어가서 죽음을 애도했다. 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진 은빛영광을 가져갔다. 이번에 앙은 이글럭키에게 다가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팔요의정에게 다가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지금의 앙은 평소의 앙이 아니었다. 항상 지었던 다정다감하고 웃는 얼굴이 아닌 그저 숙연한 표정이었다. 분노나 슬픔 따위도
그의 얼굴에선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오히려 무표정에 가까운 정도였다.
그에 반해 하보크는 약간 멍해 보였다. 그의 앞에 있는 것은 평소에 자신이 알고있던 앙이 아닌 전설의 영웅이었다.
앙은 먼저 은빛영광을 들고 하보크에게 달려갔다.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하보크는 은빛영광에 어이없게 배를 찔렸다.
하보크는 일그러진 얼굴을 하며 앙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둘은 아무 말도 없었다.
둘의 싸움은 적막했다. 도저히 싸움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이번엔 어스에이크로 특수한 검의 능력인 <어스퀘이크:지진>을 발동했다. 어스퀘이크로 인해 갈라진 땅 사이로 돌덩이들이 올라
오며 하보크를 올려쳤다. 하보크는 이번 공격도 맥없이 당하고만 있었다.
다음엔 플레임 익스플로젼이었다. 검을 휘두르자 공기중의 산소와 산화하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하보크는 온 몸에 화상을
입었지만 아직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당신을 이길 수 없다는 건 잘 알았습니다. 7검을 가진 영웅이여. 하지만 이 검, 이게 왜 두려운 것인지는 아직 모르시는 것
같군요. 이 검, 기요틴. 이 검이 한 번 피를 빨아들이면 이 검을 가진 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도 같이 죽게 됩니다. 그래도
절 죽이시겠습니까?"
하보크는 조금 전 그 거만하고 재수없는 말투를 버리고 앙에게 정중한 어투로 말했다. 그만큼 앙이 강하다는 뜻이었다.
"물론이다. 나의 죽음쯤은 아무렇지도 않아. 죽음은 또하나의 여행일 뿐."
"그렇군요. 그렇다면 7검을 모두 사용하실 필요도 없죠. 그 최강의 검, 야노시니마로이드로 절 죽여주십시오."
"어머니의 검을 더럽힐 순 없지. 난 가보, 그레이트 엔젤러스 로헨으로 널 없애겠다."
앙은 7검을 바닥에 버리고 그레이트 엔젤러스 로헨으로 하보크의 목을 있는 힘껏 내리쳐 베었다.
하보크의 몸에선 엄청난 양의 피가 뿜어져나왔다.
앙은 에글런타인과 아이리스에게 걸어갔다.
"저는 이제 곧 죽을 거에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갑자기 죽겠죠. 우리 누나가 오면 꼭 전해주세요. 전 죽는게 아니라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는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 뿐이라고."
앙은 에글런타인의 무릎 위에 머리를 얹었다.
"아,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말 한마디 할게요."
"사랑해요, 에글런타인 프리커스."
그렇게 앙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들이 싸우느라 근처 나무가 다 쓰러져버린 공터엔 햇빛이 내리쬐고, 7검과 그레이트 엔젤러스 로헨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리고 에글런타인은 앙의 입에 키스를 해 주었고, 아이리스는 다크니스의 시신을 일으켜세워 꼭 껴안았다.
"나도 널 사랑해. 앙 크루세이더 젠트."
진정한 승리자 [마지막편] - 진정한 승리자 마침.
2007. 1. 21.
- 앙's -
드디어 이 소설을 마쳤습니다. 뭐.. 홀가분하군요.
에필로그도 있습니다.
노래는 Fate/stay night 1기 오프닝 <Disillusion>입니다.
각성이라는 뜻이죠.
첫댓글 이야 소설 다읽을 때쯤 노래가 끝나네.. 어디서 이렇게 노래가 나오는지 했는데, 소설 느낌이랑 노래랑 너무 잘어울림.. 느낌 좋네염? 마지막 다죽어서 좀 슬프네.. 어쨋든, 57편이나 쓰고 마지막편 쓰느라 수고했음. 다음에는 더 멋진 작품으로 나를 감동시켜주세용.
속독해야 노래가 알맞게 끝나는군..; 배드엔딩같은 해피엔딩이랄까...? 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블리치 몇번밖에 안봐서 ㅋ
후...나도 소설집필 접고 앙님처럼 공부해야 하나
ㅎㅎ; 꾸준히 하세요. 저두 주말엔 꼭 올테니
앙스 소설 끝났으니 이제 스타계로 입문 ㄱㄱㄱㄱㄱㄱ
죄송합니다
아......... 뭔가 여운이 남는 마지막인데 재밌었던 여정도 여기서 끝이네 ;;
다음 소설을 기대해줘. 나도 아쉬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