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부터 설쳐대어 진양 컨츄리에서 아침 식사 후 이천 설봉산 산행을 시작하였고
다시 이 클럽에서 돌아와 점심 후 귀가하였으나 오늘 행사는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처와 우리 무슨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한 저녁 약속이라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같이 예약된 식당으로 택시를 타고 나간다.
세프가 우리와 친한 '라 싸브어'
대로변으로 옮기고는 처음이다.
지난번에는 뒷골목에 있어 아는 분들에게 소개를 하고 찾아갈때 여러번 주의를 주었는데
바로 대로변 서래마을 스탠다드 챠타드 제일은행 건너편 다솜빌딩 5층이라 찾기가 쉽다.
그런데 좌우를 살펴보아도 간판이 보이질 않는다.
이 집 2층은 지난번에 와서 저녁을 먹은 '가문'
에라, 올라가고 보자.
입구에까지 간판이 제대로 안보인다.
들어가니 나와서 진세프가 나와서 인사를 한다.
'축하를 해주세요. 당연히 축하를 하여야지.'
건너편에 '르 포인트'란 와인바도 같이 문을 열었다 한다.
안에는 테라스에 만든 홀, 건너편에 가스 불이 활활 타오르고.
안내 받아간 다른 방 우리 자리에서 서래 마을 거리를 내려다 본다.
모처럼 한장 처의 사진을 찍었다.
내가 놀리는 말, 'Old Classic Car'
저 왼쪽이 테라스 홀.
우리가 들어가 있는 방,
우리 옆에는 작은 방이 하나 있어 들어오다 보니까 남녀들이 조용히 기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식사 중에는 어찌 목청 큰 여자가 계속 떠들대고 남자들 목소리를 들리지도 않는다.
역시 우리나라는 여자들이 드세어요.
주방에서 모자를 쓴 이가 진세프.
점심도 클럽에서 여러가지를 먹었으니 오늘은 조금 가볍게 11월의 메뉴로.
처는 메인만 바꾸어서 새우요리로.
내가 가지고간 2등급 보르도의 마고 샤토 두포르 비방.
디캔팅을 시키고 한잔을 가득 따루어 세프에게 보내고.
아뮤즈 부쉬는 연어와 닭간요리.
농어를 얹은 아스파라가스 스프.
프와그라와 위에 살짝 뿌린 소금에 곁들여진 졸인 배요리.
이 사진보다는
이 사진이 더욱 맛있게 보이지요.
우리 방에는 젊은 남녀 두쌍이 들어와 있다.
한쪽은 하우스 와인, 다른 한 쪽은 와인 반병을 시켰네.
와인 리스트를 구경하니 가격은 그만그만.
제일 비싼게 2천년도의 샤토 오브리온이 130만원,
내 와인 셀러에는 어딘가 90년도산 같은 와인이 있을 터인데.
뒤에 생일 축하케이크를 자른다.
곁눈질해보니 초가 큰게 3개, 작은게 3개, 그러니까 33세.
생일 축하노래를 같이 불러주고 케이크 한쪽을 얻어 먹으려다
원체 숫기 없는 애들이라 조용히 있자.
제주산 대방어 요리
거봉 셔벳으로 입을 헹구고
처는 메인을 새우 한마리로
나는 정력에 좋은 양갈비.
따로 말하지 않아도 medium rare구워 나온다.
망고 생강 푸딩과 망고젤리 한쪽.
나와서 계산을 하니까 진세프는 방송땜에 먼저 나갔다면서 죄송하다는 인사를 전하란다.
이런 좋은 날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그날 당신은 정말 예뻤어. 등등.
또 다른 이야기는 내가 83년 처음 외국에 가서 가져온 선물은
샌프란시스코 5th Avenue에서 산 야한 잠옷과 루이비통 핸드백.
국내에는 아는 사람들이 없었을 때이다.
처는 고장난 지퍼를 고치고는 아직도 애용한다
느긋하게 가로를 걸어내려와 빠리 크로와상에 오랜만에 들린다.
매장은 더 넓어 졌고, 가격은 한참 더 올랐다.
몇개를 샀더니 벌써 2만원, 우리는 비싼 저녁을 먹었으니 애들한테 좀 비싼 빵을 사주면 어떻냐.
텅빈 마을버스를 들이서만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식도락가만이 그 맛을 알수있는 식사로 보입니다. 가지고 간 와인을 한잔 따라서 쉐프에게 바치면, 콜키지 챠지를 면제 받나요 ?
바치는 것이 아니라 맛보아라고 주는 것.
나한테는 콜키지 챠지는 감히 부치지 못하지요.
좋은 구경거리에 감사.........나는 아직도 겨울이면 돼지고기 넣어 푹 끓인 김치찌게가 일품이라는 생각, 목만 넘어가면 그만인 것을 물론 폼도 중요하고 기분도 중요하나 난 아직은 먹는 일에 거금을 던지는 것은 체질적으로 맞질 않아서...역시 철학의 문제...
아, 돼지고기 썰어넣고 두부넣어 끓인 김치찌개도 좋치요.
한편 우리가 앞으로 먹을 남은 끼니를 생각하면
내가 사는 밥은 좋은 걸로. 남이 사주는 밥은 불평하지 않고 먹지요.
경산님 결혼 기념인가?? 아님 바람 기념일인가?? 하여튼 축하,축하!!! 40주년은 아직 아니지요?? 난 작년이 40주년이었는데. 루비똥 핸백 고치는 비용만도 제법많던데... 어느 사모님은 행복하겠네...
약혼 41주년 기념올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