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이끎과 이끌림
팀장이 된 강씨. “중간관리자는 ‘이끔과 이끌림’의
관계를 잘 배합해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을 들었다.
상사를 잘 보좌하는 동시에 부하 직원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란 말이다.
유용한 충고이지만 선배의 표현엔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다. ‘이끌리다’의 명사형은 ‘이끌림’이
맞지만 ‘이끌다’의 명사형은 ‘이끔’이 아니라
‘이끎’이 올바른 표기다. 용언의 어간에
‘-음/-ㅁ’을 붙여 명사형을 만들 때 받침의 있고
없음, 어떤 받침이 오느냐에 따라 표기법이
달라진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받침이 없을 때는
‘-ㅁ’을 붙이면 된다. ‘부딪침(부딪치다)’
‘굽실거림(굽실거리다)’처럼 쓰인다.
받침이 있는 경우엔 두 가지 형태를 보인다.
받침이 있는 용언의 어간에는 ‘-음’을 붙여
‘잊음(잊다)’ ‘잃음(잃다)’과 같이 사용하면 된다.
단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일 때는 두 자음
사이에 끼여 음을 고르게 하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하면서 ‘ㅁ’이 받침으로 흡수돼 ‘ㄻ’꼴로
변화한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이끌다’는
‘이끌+음→이끎’이 되는 것이다.
생소하게 느껴지더라도 ‘떠듦(떠들다)’
‘만듦(만들다)’ ‘베풂(베풀다)’ ‘허묾(허물다)
‘흔듦(흔들다)’처럼 써야 맞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