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다 가기 전에 할일 ==*
찬바람 불기 전에 썼었지.
4학년이란.스트레스를 동반한 우울증 합병증이
생기는 학년이란걸 알았을때..
좀 재미난 일이 없을까.
기분전환 될 일이 없을까.
이 겨울이 가기 전에 해야할 깜찍한 일이
뭐 없을까..
음..
* 몇 년째 책상 서랍속에서 곰삭고 있는
내 잡문 나부랭이들을 모아서
내 손으로 근사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지
* 사놓고 읽지못한 알리스의
인터넷브랜딩 서적을 꼼꼼히 읽어봐야지.
* 은주에게 해피콜 인형을 선물받고 눈물이 날뻔.
나도 너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한참을 생각했지.
음..조만간 넌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거야.
* 구름의 두께가 10km는 족히 될거라며 런던의 하늘이
지긋지긋하다고 투덜대는 친구에게,
파란하늘 영상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야지.
* 순진한 까만색 염색을 하고..
입술엔 체리빛 립밤을 발라야지.
* 목까지 간질거리며 올라오는
검정색 터틀넥 스웨터를 하나 장만해야지
* 아침 5시40분에 한번이라도
정확하게 일어나는 뒷심을 발휘해야지
* 11월20일 이후엔..
12월호 <메종>과 <문학동네> 겨울호를 만나러
서점에 가야지.
* 인터넷을 조금만 덜해야지...조금만...
* 마지막 엠티를 떠나.
새벽에 혼자 빠져나와 찬바람 맞으며 커피를 마셔야지.
그리고 새벽이 오면 지난밤 들뜬기운을 약발로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볼거야.
" 제가 편지해도 될까요? "
* 바흐를 온종일 마음에 넣고 다녀야지
* 아..냉장고에서 금방꺼낸 얼음같은
서늘한 공기를 만끽해야지
* 그러다.. 치과에 가야지..
* 벽에 좋아하는 글, 사진과 그림을
찢은 귀퉁이 모양그대로 붙여놔야지.
* 바람부는 저녁..포장마차에서
뜨거운 우동국물과 소주로 인생을 잠깐만 마취시켜
안아프게 씹어대야지..
* 참..심하게 아무 감흥없는 대학시절의 마지막 겨울을
조용히 지켜봐야지.
* 결정적인 순간..게임의 분수령..긴장되는 타석..
이런말들로 내 호르몬을 솟구치게 만드는 그사람!
그를 만날 수 있는 한순간 한순간을
아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야지.
드라마 보면서 떨려보긴 첨이야~
드디어 내 이상형을 만났다. 흑흑.
* 구름같은 쿠션을 껴안고 천계영의 <오디션> 4.5.6권을
마저 읽어야지.순정만화는 언제 봐도 또 보고싶어.
* 창문이 가장 좋아지는 계절..
창가앞으로 책상위치를 바꿔봐야지
* 삼치를 한마리 사다가 중간불에 타닥타닥 구워서,
레몬띄운 조그만 간장접시에 무순을 몇개 넣어 ,,
깜찍하게 찍어 먹어봐야지
* 11월셋째주 목요일.
프랑스 보졸레 산 와인이 전세계에 출시되는 날.
하루 한잔,아빠의 심장병 예방을 위해,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날 0시 00분을 기한 건배를 위해.
예약해둔 보졸레누보 와인을 찾으러 삼산동에 가야지.
음.까망벨치즈도 하나 사다놔야지.
* 결결이 스치도록 진심같은 음악.
11월엔 떠나간 유재하를 들어야지.
* 미뤄둔 신문스크랩을 집중해서 해버려야지.
* 생일선물로 뭘 갖고 싶냐는 친구에게
커다란 머그잔을 하나 사달래서 뜨거운 우유를 넣어
그 온기를 조금씩 마셔봐야지
* 아직 다 읽지못한 고종석의 <언문세설>도 읽고,
밑줄치느라 제대로 음미 못한
황인숙의 <나의 침울한,소중한이여>도 다시읽고
<팝콘리포트>도 읽고 <티핑포인트>도 읽고,,,
좀 전투적 인간형이 되야지
* 시험이 다 끝나면 아니, 붙으면...할일이 좀 많을까.
에휴.그건 그때가서..서두르지 말자.
* 12월27일.영화가 돌아오는 날..
노란색 헬륨풍선을 들고 공항에 나가
남북정상회담때의 평양시민들처럼 열렬히!
친구를 맞이해야지.
그리고 귀국 환영 파아리를 열어야지.
* 수첩에 소중한 사람들 이름 가득 적고서
어느날 팬시점을 쳐들어 가야겠다.
웃긴카드.눈물나는 카드, 신기한 카드 다 둘러본 후..
아름다운 것들만 골라서
하루종일 이쁘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메워야지.
*루이암스트롱이 좋아졌어.이 겨울과 어울리는 목소리.
kiss of fire..민희 나오는 앤시아 립스틱
광고 음악을 다운 받아 들어야지.
*<빨강머리 앤>daum 까페에 가입했쥐.빨랑 가입인사
올리고 동영상 다운 받아 앤과 다시 해후해야지.
그리고 EBS 빨강머리앤 재방영 서명운동에도 참가해야 해!
친애하는 앤셔리, 내 유년을 함께한 다정한 친구.
<캔디캔디>와 <세계명작만화극장>싸이트도
얼마나 많이 찾았는지 몰라..
요즘 푹 빠져서 살지.심장이 다 콩닥거리더군~
하이디,소공녀세라,장발장,작은아씨들.로미오.
모두모두 잘 있었니? ^^
*딸랑 딸랑 구세군 자선냄비에 2000원쯤
손떨지 말고 넣어야지. 너무 작은가...기어드는..
*다이어리.. 새로운 한해를 위하여.
그리고 애썼던 지난해를 위하여..
지난 다이어리와 새다이어리를 놓고 가만히 쓰다듬어 봐야겠다.그리고...생각해야지..
*크리스마스.올해도 혼자가 익숙한건.
아마도 길들여졌기 때문이리라.
정작 난 진짜루 괜찮은데 주위시선들이 말야..
거참..
집에 있는 나를 마치 불우이웃 취급하는듯한 눈빛이..
나를 쓰라리게해.
* 이응준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lemon tree"를 처음 들었을 때처럼.
그런 상큼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한 작가. 김연수.
그를 포섭해야지. 일단은 <7번국도>부터.
* 넷츠고의 이벤트 심야영화페스티발에 뽑혔다.
한명 더 데려갈 수 있는데...
밤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리베라메>,<패션오브마인드>,<빅마마하우스>,
부산대영시네마...당신과 함께 가기엔 좀 무리죠?
그래..꿋꿋이 혼자서라도 가야지.
용감한 hada는 울트라매니아~
(지난주에 다녀옴.사촌오빠랑 동생이랑.
한순간도 안 졸고 세 편다 끝까지 마스트!!)
* 조용히 연필을 깎듯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 신중히 미래를 준비해야지.
* 그렇게 남은 11월과 12월을 보내줘야지.
온몸에 휴머니즘 과잉을 만드는 계절...겨울,,
그리고 12월.
눈빛만은 서리처럼 투명하게..냉정하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