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병원이 철도청이 건 명도소송에서 져서 내년 3월에는 흑석동 중앙대 의료원에서 진료를 보게 되었다. 아직 휴가가 10일도 더 남았는데 이사관계로 1, 2월에는 휴가를 받을 수 없다는 병원의 공고로 울며 겨자 먹기로 한창 이곳저곳의 송년회로 바쁜 때 졸지에 급하게 휴가를 가려고 하니 또 가까운 일본이다. 우선 여행사를 일본 여행에 여러 번 가보았고, 대우도 융숭하나 약간 비싼, 그러나 이는 충분하게 보상이 되는 한진관광으로 정하고 그래도 비교적 시간여유가 있는 크리스마스 전후를 살펴보았더니 아키다 온천 자유여행 3일간이란 상품이 나와 얼른 예약을 하였다.
새벽 6시 45분, 하필이면 가장 춥다는 날, 그러나 준비가 늦어 7시가 다되어 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공항버스를 타러 아크로비스타 정류장에 가니까 막 버스가 출발한다. 차를 따라 잡기 위하여 강남터미널에 다달으니 또 놓치고 반포에서 못타면 인천공항이라 간신히 신호를 하고 버스에 올라 "휴"하고 한숨을 쉰다. 버스는 기세좋게 올림픽도로를 타고 유 진오의 당인리 화력발전소 굴뚝의 연기를 보며, 아니 합정동 열병합발전소의 증기일 것이다. 이 추운 영하 16도의 날씨에도 오리 떼들은 유유히 강물에 떠 놀고 있네. 7시 50분경 동쪽 일출의 붉은 해를 오랜 만에 보면서 8시 도착하니까 처형부부가 벌써 나와있다.
자유여행이라 일정표, e-ticket, 여행계약서와 보험계약서에 sign을 하고, Morningcalm counter에 들러 체크인과 간단한 짐을 부치고
보안검색 후 출국장에 들어왔다. 처형과 처는 면세점을 들리고 형님은 육계장, 나는 카페라떼로 아침을 대신한다. 앉아서 먼저 할일은 신문보기, 어차피 우리나라에 있어도 해야할 일. 내용충실하고 맛있는 샌드위치를 준다. 맥주 한캔을 청하고.
옆자리의 젊은 친구가 말을 부쳐온다. 일행과 떨어져 있으니 혼자 관광가시느냐고. 그렇다며 일본은 여러차례 와보아서 비교적 잘 안다고 대답. 자기는 처가가 아키타라고 소개한다. 미인의 고향 아키타라 처가 미인이겠네요 하고. 아키타에 근접할 때 일기가 불순하므로 시트 벨트를 매라는 사인이 나자 말자 급강하. 그것보다 내 뒷자리의 여자 비명이 나를 놀라게 한다. 나야 잠간 졸다가 깨어 났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니까 온통 눈밭이다. 일본의 제설 작업은 상상을 초월한다. 2년전 북해도 삿포로-오따루-노보리베츠를 여행했을 때도 매일같이 눈이 왔으나 차량통행 제한이 없는 걸 보았으니까. 이윽고 눈발 휘날리는 공항에 도착. 우리말 잘하는 일본인의 도움없이 빠른 입국수속을 마치고 "산록소"호텔이라고 우리말로 피켓을 든 직원의 안내를 받아 미니버스에 탑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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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아카다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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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고 갈 10인승 소형버스.우리팀 말고도 다른 두 젊은 커플이 합류한다. 처가 부부는 아니 것같다하여. "Don't care" 부부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냐. 우리 여행에 영향만 끼치지 않으면 OK.
사위는 온통 눈이다. 눈에 덮힌 秋田이 아니라 雪田, 지나가다 보이는 길가의 비석과 묘지들도 눈을 쓰고 있고, 지난 2월 이시가와현에서 보았던 눈의 무게를 지지하는 유끼즈리같은 걸로 나무들을 보호.
미니버스는 한참을 달려 점심을 먹으러 휴게소에 도착.
荒川窯라 붙은 걸보니 도자기 공방이 있는 모양니나 그냥 통과하고,아래의 가츠네(여우)우동과 모밀 우동을 시켰는데 가쓰오부시 향의 국물로 맛이 훌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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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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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에 들러 기린맥주와 "美人"이라는 작은 사께 두병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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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주(地酒, 지사케)와 지비루(local beer)는 꼭 마셔보아야 한다. 지비루는 값이 브랜드 맥주보다 좀 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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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색도 붉은 색의 적군파 수배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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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와고원에 위치한 산록소호텔에 3시 반도착, 4시부터 선택관광으로 서서하는 걸로 유명한 미즈사와온천이 좋기는 하나 그냥 호텔에서 보내기로 하고 효소목욕을 예약하였다.
실내에 들어오면 이렇게 찬물과 뜨거운 물이 있고, 차가 준비되어 있으니 나야 먹지 않지만 사발면이야 먹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커피 믹스를 가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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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가면 떡이나 과자 등이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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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는 창밖의 풍경을 보며 차와 봉지를 여니 맛을 낸 큰 콩 3알이 들어 있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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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중탕에서 몸을 씻으러 들어갔더니 계란 썩은 냄새가 나고 물 빛깔이 뿌옇다. 유황온천이니까. 마치고 효소온천으로 이동하여 톱밥위에 누우니까 삽으로 골고루 두툼하게 덮어 준다. 3년전 이부스끼의 검은 모래온천도 이와 비슷하였는데. 끝내고 우리 방으로 모두들 들어와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고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첫댓글 집의 컴퓨터가 이 사이트에 들어갈 수가 없어 못 올린 글들을 연속해서 올리겠습니다.
일본식 등받이 의자와 탁자는 일본 여관의 단골이던데, 실제로 마주보고 앉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