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꾹새 🦅>>
(Cuc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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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꾹새 울음》
시 / 김송배
무지개 지우고 떠난
풀꾹새 울음소리
밤 되면 고향 먼
'에움길'에 깔리는데,
... ... ...
초가지붕 위
하얀 박꽃잎 하나
풀꾹새 울음으로
가슴 앓은 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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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배>
한국문인협회 詩 분과회장
경남 합천 출신 시인이다.
풀꾹새는 뻐꾸기의 경상도 방언이다.
서울에서는 뻐국뻐국 소리가 경상도에서는
풀꾹풀꾹 소리로 들렸던 모양이다.
●(두름길)
빙 둘러서 가는 길(지름길의 반대말)
🦅🦅🦅
《뻐꾸기 이야기》
뻐꾸기목(目) 두견잇과(科)의 뻐꾸기•두견이•매사촌•검은등뻐꾸기•
벙어리뻐꾸기 5종이 우리나라에 온다.
4~9월 사이 한국과 중국 북부, 일본과
시베리아에 머물다 가는 여름 철새이다.
🦅<뻐꾸기>
뻐꾸기는 울음소리에서 따온 의성어다.
영명은 Common cuckoo,
중국은 포곡조(布穀鳥)라고 부른다.
대표적 탁란조(托卵鳥)로 5~9월까지 우리나라에 머무는 여름 철새로 인도양을 건너 아프리카 동부에서 월동한다.
🦅<두견이>
뻐꾸기와 비슷하나 좀 작다.
여름 철새로 휘파람새, 개개비 둥지에
탁란을 하며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한다.
주로 낮에 맑은 소리로 울기에 한이나 슬픔과는 거리가 멀다.
🦅<소쩍새>
올빼미과로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는
여름 철새이며, 4~10월 야밤에
애잔하게 심금을 울리며 구슬피 운다.
뻐꾸기 종류 약 120종 중에서
1/4 정도인, 약 30종이 탁란조이며,
전 세계 탁란조는 약 80여 종이 있다.
원앙이•흰뺨검둥오리 등 오리과는 동종(同種)에 탁란을 하고,
두견잇과는 이종(異種)에 탁란한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노랑부리뻐꾸기와 검은부리뻐꾸기는 탁란이 아닌,
스스로 산란 부화하고 육추(育雛)를 한다.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일부 뻐꾸기는 땅에서 생활하는 종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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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라는
외국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 제목은 잘못된 표현이다.
왜냐하면 뻐꾹이는 둥지를 짖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오는 뻐꾸기들은 70~80%가 <붉은머리오목눈이> 집에 탁란을 하고,
멧새, 딱새, 알락할미새, 개개비 때까치, 종달새 집에도 일부 탁란을 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랭이 찢어진다"는
그 뱁새가 바로 <붉은머리오목눈이>이다.
탁란조는 모두 철새들이다.
4월 중순쯤부터 벙어리뻐꾸기가
먼저 한반도로 날아들고,
5월 초쯤엔 검은등뻐꾸기가 온다. 뻐꾸기•두견이•매사촌은 5월 중순쯤
마지막 주자로 날아온다.
1만 km를 넘게 날아와 3~4개월 내에
새끼를 키우고 되돌아가려니, 촉박한
시간과 장거리 비행을 위한 에너지 절약을 위해, 탁란이라는 극단적인 전략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뻐꾹뻐꾹 우는 것은 수컷인데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내가 네 애비야!"
"어서 자라서 진짜 네 부모인 나를 따라와."
탁란 현장 주위를 돌며 새끼에게 보내는
애비(親父)의 메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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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국과 중국 조류 연구팀이
뻐꾸기 5마리에 추적장치를 달아 조사한 결과, 중국 북부까지 왔던 뻬꾸기들은
인도 남단에서 인도양을 건너 동아프리카까지 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베리아에서 아프리카까지 10,000km, 하루에 약 1,500km를 비행해 1주일만에 도착했고, 일부는 아라비아 반도를 거처 4,000km 인도양을 3일만에 통과해 아프리카로 갔다.
우리나라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 센터는 2019년 5∼6월 경기도 양평군,
전남 무안군,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하여, 뻐꾸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이 중 6마리가 2019년 8월 말과 9월 초에
서해를 건너서 중국 장쑤성, 미얀마, 인도를 거친 후 아라비아해를 건너 아프리카로
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6마리는 2019년 10월 초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1일 11,000km를 이동했으며, 탄자니아, 케냐 모잠비크, 등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전까지는 주로 동남아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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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시대 촉나라 왕 <망제(望帝)
두우(杜宇)>는 재상 별령(鱉靈)에게
정사를 맏기고 풍류를 즐기며 돌아다녔다.
그런데 별령은 역모로 왕위를 찬탈하고
두우를 변방으로 내쫓아버린다.
한맺힌 두우는 죽어서 두견새가 되어, 불여귀(不如歸: 돌아가지 못함)를 부르짖으며 목에 피가 나도록 울고 다닌다.
후세 사람들은 두견새를 망제의 죽은
혼이라 하여 망제혼(望帝魂)이라 불렀으며, 자규(子規) •촉혼(蜀魂)•귀촉도(歸蜀道) 라고도 불렀다.
뻐꾸기나 두견이는 입속이 붉은색이어서 피를 토하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며,
그 피가 떨어져서 두견화(진달래)가 되었다는 설화가 생겼났고, 그래서 진달래 술을 두견주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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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중국 시화(詩畵)에
두견새가 자주 등장한다.
※이조년의 <多情歌>.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일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만은... ...
※단종(端宗)의 <자규시>(子規詩).
※김소월의 <접동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아우래비: 아홉(9) 오라비
●진두강: 북한 평북 박천에 있는 강
상기 시에 나오는 새들은 작가가 두견새로
생각하고 썼지만 실제로는 두견새가 아니다.
백과사전과 조류도감에도 두견이•접동새• 자규•소쩍새, 뒤죽박죽 혼동하고 있다.
이들 시에 나오는 새들은 모두 <소쩍새>이다.
옛 사람들은 두견이와 소쩍새를 착각하고
있었으며, 과학적인 조사 없이 동일종으로 치부해 버린 것이다.
버들붕어는 붕어가 아니고, 칠성장어는 장어가 아니며, 철갑상어는 상어가 아닌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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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종류가 동양에서는 호감을 갖는
새이지만, 보모새들을 기만하고 새끼를 살생하며 육아까지 강제로 맡기는 얌체족 불한당이다.
서양에서는 강도에 비견되는
인간 잣대로는 도저희 용납할 수 없는
척결의 대상이다.
유부녀가 바람을 피워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남편의 아이로 속인 채
낳아 기르는 자녀를 서양에서는
'뻐꾸기 자녀' (kuckuckskind)라 한다.
그러나 탁란조들을 너무 미워하지 말자.
그들은 종족 번식의 본능으로 환경에 순응하며 진화한 것일 뿐이다.
삼라만상이 사는 지구는,
생산자: 식물, 소비자: 동물,
분해자: 미생물의 유기적 순환에 의해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적반하장(賊反荷杖)은 인간이다.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를 병들게 하는
인간이 도리어 척결의 대상일 테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흔들었지만,
보잘것없는 미생물에게도 제 역활이 있다.
세균은 사람을 병들게 하고 온갖 생물을
썩히지만, 세균에 의한 부패가 없었다면
지구의 삼라만상들은 오히려 생존불가로 진작 자멸했을 것이다.
미생물(병균)의 분해가 없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