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으로 가 볼까
그는 이쪽을 보며 고개를 끄떡인다
얇게 포 뜬 빛이
이마에 한 점 붙어 있다
이파리를
서로의 이마에 번갈아 붙여 가며
나와 그는 나무 아래를 걸어간다
조해주 (1993 ~ )
만약 이 시인이 화가라면, 이 시가 그림이라면, 나은 이 그림을 꼭 갖고 싶다
돈을 모으고 낯선 화랑에 가서 이 그림을 살게요 라고 말하고 싶다
방에 걸어 두고 내 마음에 걸어 둔 듯 바라보고 싶다
시인이 말하듯 그려 놓은 밤 산책을 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나란히 걷는 그 시간이 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좋지 않은가. 얇게 포 뜬 빛이 이마에 한 점 붙어 있다는 표현이라니 시인의 예전 시집
그러니까 첯 시집을 읽었을 때도 마음의 정물을 기가 막히게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에도 음미할 표현이 가득이다
이런 시를 발견하면 가슴이 뛴다 이게 그 말이지? 이 장면이 그런 장면 아니야?
그걸 이렇게 적은 단어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시를 읽으면서 혼자 생각해 보고 그려 보면서 마음에 깊이 박아두게 된다
나에게도 서로의 이마를 바라보며 두런두런 말을 나누며 어두운 길을 밝게 걸을 그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조금 아팠는데 우리 다시 저렇게 걸었으면 좋겠다
늙는 내내 저렇게 걸으면 좋겠다.
문학평론가
첫댓글 편한 저녁시간 되세요 ..
안녕하세요
아~ 우루사님
안녕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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