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默珠)이야기 김광한
나가이 다가시란 일본 의사가 쓴 작품에 묵주알이란 글이 있습니다.일본에 원자 폭탄이 떨어져 사랑하던 자식과 아내는 검은 콜탈이 돼 버렸고 남은 것은 불길속에서 타지 않고 견딘묵주알뿐이었습니다.그는 묵주알에서 새로운 용기를 갖습니다. 그래서 그는 백혈병에 걸렸어도 열심히 진료를 다니고 남들에게 용기를 주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묵주란 로사리오라고도 말하지요. 즉 장미다발이란 말이지요.장미를 엮어놓은 뭉치란 뜻이기도 하지요.왼손 검지에 끼고 다니는 반지를 묵주반지라고 해요. 이 반지를 돌리면서 하느님에 대한 찬양과 기원의 기도를 합니다. 불교에서는 염주라고 해요.가톨릭의 묵주는 그 알이 59개이고 불교의 염주는 101개, 이슬람에서의 염주는 108개라고 합니다.
모두가 자기 구원과 신에 대한 찬양의 의미가 있어요. 재작년에 블란서 파리의 노틀담성당에서 나무묵주를 다섯개 사고 로마의 바티칸 베드로 성당의 성물가게에서 다섯개,이렇게 열개를 사서 선물을 하려고 가져왔는데 어쩌다보니 제것이 한개도 없이 모두 나눠드렸지요. 그래서 마침 로마 바티칸에 가신다는 전세원 로사 이쁜 할머니에게 바티칸에 가시면 오벨리스크 옆의 성물가게에서 묵주 두개만 사오시라고 했어요. 전세원 할머니가 사오신 묵주를 방사(사제의 축복기도)를 받고 항상 제가 잘때 곁에 놔두곤했어요.그 묵주가 어쩌다 보이지 않으면 잠이 오지를 않아요. 마치 무슨 부적과 같이... 이 다음 제가 세상을 물러갈때 이 크리스탈 묵주를 손에 쥐고 갈거에요.
그래요. 사람마다 어떤 지향하는 가치의 대상이 있는 거 같아요.그 지향하는 것이 물질일 수가 있고이런 묵주가 될 수 있고 좋은 친구, 연인이되기도해요. 내삶의 가장 가까히 있으면서 최고의 가치를 갖는것, 그것은 지금 가장 보잘 것없게 보이지만 만일 그것이 없어지면 금방 안절부절하고 허전하고 자신의 중심부가 흔들리는 것, 그 대상을 생각해보세요.
A.J 크로닌이란 스코틀랜드 작가가 쓴 "인생의 도정"에서 이런 글이 있어요.한 마을에서 어린시절을 함께한 친구가 있어요. 한 사람의 이름은 안토니오, 또 한 사람은 안셀모라고 해요.두 사람은 모두 성직으로 나갔는데 안토니오는 신부로, 안셀모는 수사로 일생을 보냈어요.안토니오는 교제술이 좋아 정치적으로 큰 로비를 벌여서 추기경까지 오르지만 안셀모는 성당의 묘지기로 평생을 보내요.안토니오가 강론을 할때는 언제나 안셀모가 그 자리에 앉아있고 그는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강론을 하는 것이 일과였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 안셀모가 자리에 없어 물어보니 죽어서 성당묘지에 묻혔다고 해요.이때부터 안토니오는 힘이 바지고 강론도 내용이 없고 활기가 없어졌어요. 곰곰히 생각하니 자신의 에너지의 원천은 바로 안셀모란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는죽을때까지 추기경이란 옷을 벗고 안셀모 곁에서 노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냈다는 이야기가있어요.그렇습니다.물질로서 충족이 되지 않는 그 무엇, 그러나 가장 값이 나가지 않는 것같으면서최고의 가치가 나가는 것, 그것을 한번쯤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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