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627]玉谿生(옥계생)李商隱(이상은)7절-賈生(가생)
賈生(가생)-가의(賈誼)
-玉谿生(옥계생) 李商隱(이상은)
宣室求賢訪逐臣(선실구현방축신)
황제가 어진 이를 구한다고 쫓아낸 신하 찾으니
賈生才調更無倫(가생재조갱무륜)
가생의 재주는 다시금 견줄 데가 없구나.
可憐夜半虛前席(가련야반허전석)
가련쿠나, 한밤중에 부질없이 앞으로 다가 앉아
不問蒼生問鬼神(불문창생문귀신)
백성의 일은 묻지 않고 귀신의 일을 물으니...
賈生(가생)
李商隱(이상은)
宣室求賢訪逐臣(선실구현방축신),
賈生才調更無倫(가생재조갱무륜).
可憐夜半虛前席(가련야반허전석),
不問蒼生問鬼神(불문창생문귀신).
<원문출처> 賈生 / 作者:李商隱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
선실에서 어진 이 구하여 쫓겨난 신하 부르니
가생(賈生)의 재주 다시 짝할 이가 없네
안타깝다 한밤중에 공연히 자리를 앞으로 당겨
창생(蒼生)을 묻지 않고 귀신을 묻는구나
----------------------------------------------
[通釋] 한 문제가 선실에 앉아 어질고 재주 있는 이를 구하니,
쫓겨났던 신하도 부른다. 그중 가의의 재주와 학덕의 높음은
누구와 견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한밤중에 자리를
바싹 당겨 앉은 것도 허사가 되었다.
중요한 민생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오히려 귀신에 대해서만 물어보는구나.
[解題] 당시(唐詩)에는 가의(賈誼)의
회재불우(懷才不遇:재능이 있으면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남들의 시기를 받음)를 소재로 하여,
친구나 자신의 회재불우(懷才不遇)를 위로하는 내용이 많다.
이 시 역시 가의(賈誼)에게 의탁하여 시인 자신의 회재불우를
읊고 있으며, 아울러 어질고 재주 있는 인재를 등용하지 않는
통치자를 풍자하고 있다.
첫 구는 한(漢) 문제(文帝)가 어진 인재를 구함을 말하였고,
2구는 가의의 재주가 뛰어남을 찬양하였다.
앞의 두 구가 인재를 구하는 내용이었다면,
3구는 문제(文帝)를 풍자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풍자의 구체적인 내용은 4구에 나타난다.
즉 해결해야 할 민생문제는 도외시한 채,
허황한 귀신에 대해서 밤새도록 묻고 있는 것을 풍자한 것이다.
--------------------------------
○ 賈生(가생) : 가의(賈誼)를 말한다.
가의는 서한(西漢) 초기의 유명한 정치가로 강력한 중앙집권을 주장하고
흉노의 침략에 항거하였다. 벼슬은 태중대부(太中大夫)에 이르렀으나,
나중에 장사왕태부(長沙王太傅)로 폄적되었다.
○ 宣室求賢訪逐臣(선실구현방축신) : ‘宣室(선실)’은 한(漢)나라
미앙궁(未央宮)의 전전(前殿)인 정실(正室)을 말한다.
‘逐臣(축신)’은 쫓겨난 신하인데, 가의를 가리킨다.
가의는 장사왕태부(長沙王太傅)로 폄적되었는데,
몇 년 후 한(漢) 문제(文帝)가 다시 장안으로 불러들여
선실에서 그를 접견하였다.
○ 無倫(무륜) : 짝이 없다는 뜻으로,
견줄 대상이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 前席(전석) : 서한(西漢) 때에는 무릎을 꿇고 앉았는데,
이 말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무릎과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간 것을
형용한 것이다.
○ 蒼生(창생) : 국민(國民), 백성(百姓), 세상(世上)의 모든 사람
○ 不問蒼生問鬼神(불문창생문귀신) : 한(漢) 문제(文帝)가 제사 후
제사고기를 받고 귀신의 본질에 대해 물은 것을 가리킨다.
《史記(사기)》
〈屈賈列傳(굴가열전)〉에 “그 뒤 일 년쯤 지나 가생은 효문제(孝文帝)에게 불려갔다. 효문제가 마침 제사 지낸 고기를 받고 선실(宣室)에 앉아 있었다. 효문제는 선실(宣室)에 앉아 귀신에 대해 느낀 바가 있어 가생에게 귀신의 본질에 대해 물었다. 가생이 귀신에 관한 이치를 자세히 설명하느라 밤이 깊자, 효문제는 그 이야기에 빠져서 자기도 모르게 자리를 앞으로 당겨 바싹 다가가서 들었다. 설명을 마치자, 효문제는 ‘내가 오래도록 그대를 보지 못하여, 스스로 그대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대에게 미치지 못하는구나.’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賈生(가생):賈誼(기원전 200~168)를 가리킨다.
<史記. 屈原賈生列傳>에 의하면,
西漢 가의는 재능이 뛰어나고 뜻이 커서, 일찍이 대중대부를 지냈다.
한 문제가 그를 불러 귀신의 일을 묻고는 십분 감탄하더니,
오히려 백성의 생계지사에 관한 가르침을 청하지 않았다.
宣室(선실): 임금이 제사 지내기 위해 재계(齋戒)하는 집.
漢 未央宮의 정실.한 문제(漢文帝)가 장사(長沙)에 귀양갔던
가의(賈誼)를 불러들여 선실에서 인견(引見)한 일이 있음.
여기서는 '황제'로 풀이함
訪:묻다. 자문을 구하다.
逐臣(축신): 쫓겨난 신하. 쫓아낸 신하.
가의가 일찍이 장사로 폄적되었기에 축신이라 칭했다.
才調(재조): 才氣. 才操. 재주의 원말.
無倫(무륜): 비할(견줄) 데가 없다.(=무비(無比)). 아주 뛰어나다.
可憐(가련): 가련하다. 불쌍하다.
夜半(야반): 한밤중.
前席(전석): (이야기 듣기에 열중하여 저도 모르게) 앞으로 다가 앉음.
前席(전석):좌석을 앞으로 옮겨서 가까이 앉다.
蒼生(창생): 백성. 세상의 모든 사람
한 문제는 가의가 귀신의 일을 얘기하는 것을 듣고,
한밤중이 되자, 귀신에 홀린 듯 들으니,
이로 인해 앉은 좌석이 賈誼 근처로 움직이는 것도 알지 못했다.
【해설】이 시는 가의라는 역사적 인물을 빌려 당시의 혼란한 정치적 실태와 무능한 황제를 비판하고 시인 자신의 회재불우를 기탁한 것이다.
만당 시기는 환관의 득세와 藩鎭(번진)의 할거로 왕권이 쇠락하고
도교와 불교를 맹신하는 풍조가 만연했다.
이상은이 이 고사를 빌어 오늘날을 풍자하고,
唐王이 신선과 귀신을 숭배하는 것을 풍자하고,
현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현자를 임명하지도 못하며,
백성의 입장도 동정하지 못하는 것을 풍자했다.
*賈生(가생) 곧 가의(賈誼)
최연소 박사가 된 중국 전한 문제 때의 문인 겸 학자.
진나라 때부터 내려온 율령 ·관제 ·예악 등의 제도를 개정하고
전한의 관제를 정비하기 위한 많은 의견을 상주했다.
당시 고관들의 시기로 좌천되자 자신의 불우한 운명을
굴원(屈原)에 비유해 <복조부(鵩鳥賦)>와 <조굴원부(弔屈原賦)>를 지었다.
李商隱(이상은)
자가 의산(義山), 호는 옥계생(玉谿生)이며,
회주(懷州) 하내(河內 = 하남(河南) 심양(沁陽)) 사람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가도(家道)가 쇠락하여 불행한 날들을 보냈다.
우여곡절한 30년 동안의 막료 생활의 경험은 시의 기초를 이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시의 풍격을 형성하였다.
이상은은 괴벽스러운 전고(典故)를 많이 사용하고 함축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였다.
또 여색을 늘 가까이 하였기 때문에 시어들이 여성적이면서 섬세하다.
그의 여성시는 낭만적이고 신비로운 데가 있으며,
다른 염정시나 궁체시에 비하여 매우 높은 예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는 화려한 시어와 감춘 듯하면서 섬세한 정서 표현에 뛰어났고
많은 전고를 사용하여 난삽한 시를 지었는데
이것은 대부분 암련(暗戀)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역사따라 배우는 중국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