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팔순 어르신의 시계는 정확하였으며
약간의 비가 내렸는데 어르신은 비 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우산도 없이 나왔습니다.
제게 우산이 있으니 걱정 없다며
가량비를 맞으며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어르신은 느닷없이 선물을 주셨는데
포장을 뜯지 않은 손수건과 안면 마스크였습니다.
붉은 색 계열인데
아주 강렬하였습니다.
늘 목과 안면을 가리고 산행하는 모습을 보고
필요할 것 같아서 선물하였습니다.
사실 제가 사용하는 손수건은
노란바탕에 붉은 축구 선수단이 그려진 2002년 월드컵 공식 손수건입니다.
벌써 22년이나 지난 손수건을 산행용 안면 마스크로 사용하고
목 보호대도 2012년 구입하였습니다.
목과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산행을 하였는데
자외선 차단 효과가 큰 지 얼굴에 검버섯과 주름이 전혀 없습니다.
얼굴 뿐만 아니라 손등과 팔, 그리고 다리의 피부도
노화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2.30대보다 더 살결이 좋습니다.
피부가 회춘한 것인지
운동의 효과로 노화순청의 경지에 오른 것 같습니다.
목살이 절반정도 빠졌는데
목의 주름이 없고 손으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탄력이 넘칩니다.
목과 안면을 완전히 감싸고 산행하였던 세월만큼 많은 땀을 흘렸고
그 땀흘린 댓가로 겨드랑이에 생긴 쥐젖도 깨끗이 제거되었습니다.
운동愛살고 청춘愛 살았던 세월의 흔적이
오늘날 보람의 꽃이 피고 그 열매를 맺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야생화와 들꽃을 사랑하는 친환경서정으로 빛나는
꽃길을 걷는 영상 작업의 삶으로 더욱 생명의 빛을 얻었습니다.
어르신이 주신 붉은 손수건과 안면 보호대는
새벽을 여는 산행으로 운동愛살고 청춘愛 사는 세월의 흔적을 수 놓을 것입니다.
어르신은 함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자고 권하였지만
코로나 19 이후 외식을 한 적이 없다며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팔순 어르신과 새벽을 여는 산행은
지난 날 산행으로 새벽에 만나 인사하였던 그 순수한 만남으로 길 위를 걷는
아름다운 삶의 동행이 되었습니다.
팔순 어르신은 새벽 산행의 레전드요, 그 전설을 만들어 가고
저는 자연의 향기를 좋아하는 같은 마음의 주파수를 가졌습니다.
새벽을 여는 산행의 두 고수는
비 오는 날의 새벽도 함께 하였습니다.
어르신을 집으로 보내고 벤치에 앉아 발지압을 하고 있는데
젊은 어르신이 산행을 같이 하자고 하여 제 산행의 루틴을 따라 디지스트 기숙자 둘레길을 산행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쌍계리의 옛 마을 지나왔는데
아직 옛날 정미소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젊은 어르신은 작은 텃밭을 일구고 있는데
왕겨를 사서 거름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였습니다.
정미소 이야기를 하면서 아름다운 정원의 꽃을 감상하고 있는데
주인 어르신이 나와 인사를 하엿습니다.
정원의 주인 어르신은 오늘 새벽에도 인사를 하였는데
어르신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동네 마을 청소하면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잔디밭을 맨발로 걷는 아주머니를 만나 인사를 하엿는데
아주머니는 매일 이른 새벽에 잔디밭을 맨발로 걸으며 나름 건강을 도모하였습니다.
젊은 어르신은 아주머니와 함께 얼마 동안 잔디밭을 걸었다며
잔디밭을 걷다가 개똥 밟은 잉기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주머니께서 직접 플랫카드를 써서 개똥을 경고하였는데
그 플랫카드는 누군가에 의해 갈갈이 찢겨져 있었습니다.
이 곳 저류시설의 운동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아침 여섯시가 되면 "어머니와 아들"이 매일 쓰레기를 줍는 모습은 훈훈한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며칠 전에도 밤에 다리에서 통닭을 시켜 먹고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갔는데
그 어머니와 아들이 아침에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ㄴ다.
아주머니와는 거의 매일 인사를 하는데
아들이 몇 학년이냐고 물었더니 6학년이라고 하였습니다.
아주머니는 아들 뿐만 아니라 가끔씩 딸도 데리고
저류 시설을 비롯하여 구슬비슬 공원을 청소하는 아름다운 삶을 인생극장으로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