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것들 중 우주에 관한 것과 바다 속 이야기 또는 땅속의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는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네 지구 안의 이야기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싶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해저 2만 리’와 ‘지저탐험’ 정도입니다. 참 오래된 영화들입니다. 학창시절 호기심으로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분야가 바로 죽음 후의 세계입니다. 다른 분야들은 그래도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물체가 있습니다. 우주와 이 땅덩이는 우리 눈에 항상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후세계는 전혀 차원이 다른 곳입니다. 도무지 경험할 수 없는 곳입니다.
경험할 수 없는 곳이기에 오로지 우리네 상상 속에서나 다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남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증명할 길은 없다는 것이지요. 둘 중 하나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어쩌면 종교세계와도 관련이 있기에 때로는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신의 세계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은 하지 못하지만 그에 대한 기록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잘 아는 대로 ‘성경’입니다. 그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기에 단편적으로 꺼내서 극으로 만든 경우도 많습니다. 비단 신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사람과 밀접하게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전혀 뚱딴지같은 공상만은 아니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진 사후세계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알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지요.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귀신이 되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우리네 세상에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을 동기로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위 ‘영매’라고 하지요.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시켜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그것을 소재로 한 유명한 영화가 있습니다. ‘사랑과 영혼’이라고 개봉 당시 뜨거운 인기를 누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죽은 남자와 살아있는 여자 사이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남녀 사랑 이야기를 사후세계와도 연결시켜 당시 색다른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어느 날 죽은 아내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오로지 자기에게만 보입니다. 그의 말도 자기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은 그의 언행을 보며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깁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그 행동이 전처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해 일으키고 있는 발작으로 여기는 현재의 아내 ‘루스’는 질투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아픕니다. 자신에게 와야 할 관심이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니 질투할 필요도 없겠지만 남편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향하고 있다는 자체가 짜증나는 일이지요. 그러다 깨닫습니다. 남편의 말이 사실임을. 자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전처인 ‘엘비라’가 자기네 부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글을 쓰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나 하는 고민을 안게 되면 아마도 시간이 고문이 될 것입니다. 더더구나 원고 마감시간을 지켜야 하는 경우라면 그야말로 그 지나가는 시간이 곧 피를 말리는 고통을 줍니다. 아마도 산업현장에서 납품일을 지켜야 하는 사업주의 마음과도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작가의 고충입니다. 쓰거나 말거나, 그저 취미생활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작품 활동이 곧 생계와 연결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하듯 그렇게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는 소재를 찾고 주제를 생각하고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구상하고 종이 위에 글자를 써가기 시작합니다.
소재를 찾다가 아내의 권유로 영매를 초청합니다. 그러나 짐작대로 별 일도 없습니다. 다 끝나고 사람들도 각각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밤에 작가 ‘찰스’ 앞에 죽은 아내 엘비라가 나타납니다. 전처와 후처 사이에 사랑싸움이 벌어집니다. 그러면서도 엘비라는 찰스가 그렇게도 원하는 작품의 소재를 제공합니다. 아니 직접 이야기를 불러줍니다. 찰스는 받아쓰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대단한 도움을 받고 있으니 엘비라를 내칠 수만은 없습니다. 반면 루스는 남편을 전처에게 빼앗긴 셈이니 가만둘 수만은 없습니다. 루스와 엘비라의 대결, 누가 이기겠습니까? 보이는 자와 보이지 않는 자의 대결입니다. 승패는 뻔합니다.
죽은 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몰랐던 사건이나 사람도 알게 될까요? 제한된 공간의 세계에 있지 않다고 시간의 제약도 받지 않을까요? 엘비라가 찰스에게 이야기해주어서 만든 작품은 이미 다른 사람이 작품으로 만들었던 이야기랍니다. 찰스는 죽어서도 남의 작품을 불법으로 도용한 불명예를 안게 됩니다. 죽은 뒤의 일이니 그러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마는 알고 지낸 사람들은 실망을 안고 살 것입니다. 그나저나 이 세 사람은 사후세계에서도 티격태격할까요? 영화 ‘블라이스 스피릿’(Blithe Spirit)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복된 한 주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나눠 먹으면 좋겠군요. ^&^
인간의 삶은 변함없겠죠...
^&^ 복된 하루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