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 Self-portrait.
박 기 주
인생은 노력의 텃밭이란 울 엄마 말
시멘트옹벽에 강철못 박히듯
가슴팍에 박고 살았노라.
인생은 달랑 지도 한 장과
나침반만 갖고
트레킹(trekking), 카약타기(Kayaking),
마우닌 바이크(mountain bike)¹의
극한 오지탐험 레이스(Race).
내 빌려 쓴 시간은 미다스(Midas)²라.
슬프고 괴로웠던 일. 기뻤던 일.
희로애락의 편린들을
영롱한 보석조각들로 둔갑시키니.
비록 가슴 아팠던 추상편마저도
그립고 아름답지 않은 추억 어디 있으랴!
나의 하찮은 추억의 조각들
다시 원상으로 복원. 총화하면
나의 자화상도
적어도 나에겐
아름다운 조상이 되리라.
훗날 세간 절연의 순간
숙흥야매 살아 온 나의 삶이
그래도 낙제점은 면했다고 안도하며
내가 살아온 터전인 지구가
나의 아들딸들이 사는
고운 초록 빛 영원한 별이기를
묵상할 수 있었으면 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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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註):
². 미다스(마아다스) : 그리스 신화. 손에 닿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소아시아 왕. King Midas.
³. 숙흥야매(夙興夜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남. 부지런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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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대가 머문자리 원문보기 글쓴이: 진주조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