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정부 총리 지내고 70점 평가” 이낙연 “음주운전, 본인에도 엄격했나”
본경선 2차 TV토론서도 ‘李李충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 사옥에서 열린 본경선 2차 TV토론회를 앞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이낙연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놓고 70점이라 평가했다. 남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어온 음주운전자에 대한 승진 배제 등 엄격한 기준을) 본인에게도 연상해본 적이 있나.”(이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4일 열린 본경선 2차 TV토론에서 부동산정책과 음주운전 논란, 경기북도 설치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 설전 주고받은 이-이
이 지사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향해 “책임 총리로서 정책을 추진할 때 이런 (집값 폭등 등) 부작용을 예상한 것이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고 남 탓을 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런 문제들에 대한 의사결정은 당정청 간 관계부처 장관을 중심으로 협의한 뒤 결과를 나중에 보고받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성적을 ‘70점 정도’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꼭 남 얘기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 문 대통령과 본인은 몇 점이냐”고 했다. 이 전 대표를 겨냥해 ‘무능론’을 도마에 올린 것. 이에 이 전 대표는 “2년 7개월 13일 총리 한 사람으로서 정부에 대한 점수를 묻기에 겸양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대북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하고 그런 것은 90점 정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음주운전 논란을 언급하며 반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음주운전, 성폭력, 성희롱, 수뢰, 횡령 등 5대 비위에 연루된 공직자는 승진을 배제하고 상여금을 박탈했다”며 “혹시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해 본 적이 있느냐”고 했다. 이 지사는 “과거 제가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이 자리를 빌려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과거로 돌아가서 지워 버리고 싶은 인생의 오점으로 앞으로는 없을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양측은 이날 TV토론을 앞두고 각각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여배우 김부선 씨를 거론하며 아슬아슬한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이 전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으로 각을 세웠던 최 전 총장과 찍은 사진에 대해 “(사진 촬영)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일 때”라며 “만난 시점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캠프는 “(지난해) 총선 시기에 해당 지역 행사에서 한 번 만나 사진을 촬영한 것 말고는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지사의 음주운전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가 첫 번째 음주운전 치고는 상당히 센 징계인 150만 원 벌금을 받아서 누범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여배우(김 씨)가 그런 얘기를 또 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이 지사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김부선 씨나 다른 후보들이 또 다른 음주운전이 있지 않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전혀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 “당내 후보검증단 설치해야”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토론회에서 당내 후보검증단 설치를 거듭 제안했다. “본선에 가서 얘기가 나오면 불편하니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는 게 낫지 않냐”는 주장이다. 이에 이 지사는 “검증 대상을 제한하지 말고 측근 비리나 역량 등을 전부 점검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TV토론회 직후 정 전 총리 캠프의 조승래 대변인과 이 전 대표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각각 당 지도부를 향해 “조속한 당내 검증단 출범”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