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부분발체 - 햄버거 그중 맥도날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제목이 '햄버거의 독백'인데 햄버거를 인격화해서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거든요..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서, 참고하시라구요...
우선 햄버거용 고기. 패티라고들 하죠. 맥도날드의 경우를 볼까요? 패티 생산공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청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하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등급이 낮은 오스트레일리아산 냉동육을 수입해 써요. 고기를 간 뒤 이것저것 섞어서 맛을 내고 둥글납작하게 빚어서 냉동시킨 다음 배송센터를 거쳐 매장에 배달해요. 어떤 걸 섞느냐, 그건 ‘1급 시크리트’예요.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알려드릴 수 없어요. 맥도날드의 마케팅 담당자에게 전화해도 마찬가지일걸요? “임원들이 출장가서 공장 견학은 어렵고 패티는 순수 쇠고기 100%다”라는 이야기만 들을 거예요. 불고기버거 패티가 돼지고기로 돼 있는 건 묻기 전에는 알려주지 않죠. 납품 공장에서는 무조건 “맥도날드에 물어봐라”는 말만 반복할걸요. 육가공공장의 식품위생이나 생산공정은 지자체에서 관리·감독하니까 식약청이나 농림부가 함부러 뒤질 수도 없어요. 정말 궁금하면 경기도청 축산과에 보고된 품목제조 보고사항을 살짝 엿보는 수밖에.
? 공장쪽에서 보고한 패티 제품이 여러 가지네요. 하청공장은 맥도날드 눈치보느라 제품명도 알려주지 않아요. 심지어 담당공무원에게 영업비밀 운운하며 항의까지 했대요. 숨기는 게 없다면 왜 그럴까요? 대신 이 공장에서 만드는 다른 패티를 참고해볼까요? 가장 배합 성분종류가 적은 걸 골랐어요.
제품명: 갈비맛 패티. 원료및 성분배합비율: 돈육 30%, 우육 40%, 양파 4.9%, 대두단백 4.8%, 바비큐버거소스 3.0%, 난백액 3.0%, 정제염 0.3%, 시즈닝오일 에스엘 0.2%, 블랙페퍼SH 0.2%, 정제수 13.6%. 대체 바비큐소스에 뭐가 첨가됐는지, 시즈닝오일 에스엘이 뭔지 보통 사람은 알 수 없죠. 공무원들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마찬가지일 거예요. 게다가 맛과 향을 내는 인공첨가물들은 전혀 표시가 안 돼 있어요.
사실 순쇠고기라는 말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우지방이 10% 이상은 들어가야 해요. 안 그러면 푸석푸석해져서 모양을 낼 수 없답니다. 맥도날드의 너겟 아시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뼈없는 닭고기. 그거 닭고기로 맛 내는 게 아니에요. 옛날에는 우지로 만들다가 우지 대신 쇠고기 추출물을 넣어 맛을 유지했고 그뒤에는 줄곧 첨가제에 기대고 있죠.
배합성분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어떤 인공첨가물이 들어갔는지는 밝혀야 한다는 게 영양학자들의 주장이에요. 방부를 위한 합성보존료, 색깔과 향을 유지하는 발색제와 향료, 맛을 내기 위한 화학조미료 등은 우리 몸의 대사과정을 교란시키고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가공식품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이죠. 우리에게 화학식품이라는 딱지를 붙인 사람들도 그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은 감자튀김 갖고도 시비를 걸어요. 과거에는 우지가 포함된 동물성 기름을 썼는데, 요즘에는 식물성 기름으로 바꿨어요. 다만 맥도날드 매장 매니저 출신인 한 아저씨의 말로는 “기름은 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데 식물성하고 동물성이 섞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요. 매뉴얼에는 식물성을 쓰도록 돼 있지만, 하얗게 굳어서 오는 걸 보면 이상하대요. 하지만 식물성 기름도 ‘한번 더 거르면’ 고체상태의 쇼트닝이 된다는 게 업계 구매담당자들의 설명이에요. 식물성 기름을 섭씨 200도에서 수소화처리하면 고체상태의 포화지방산이 되거든요. 마가린이나 쇼트닝이 대부분 이 원리죠. 물론 이렇게 가공한 식물성 기름은 동물성 기름과 다를 바 없고 심지어 더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기름이 범벅됐다고 해도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식물성 식품이잖아요. 어린이용 햄버거에 어디 야채가 들어 있나요? 양상추 한 조각 안 들어 있어요.
어떤 영양학자들은 소금도 문제라고 하죠. 햄버거에는 기본적으로 맛을 내기 위한 소금말고도, 각종 첨가물에 나트륨염이 들어가거든요. 그게 과잉됐다는 거예요. 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나트륨이 많아지면 그나마 없는 칼륨을 더 없앤다는 거죠. 칼륨은 야채에 많이 들어 있거든요. 또 어릴 때부터 염분함량이 높은 음식을 자꾸 먹는 것은 고혈압성 식사습관의 원인이 된대요.
영양흡수를 방해하는 건 햄버거만이 아닌데, 왜 자꾸 우리 탓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햄버거랑 함께 먹는 콜라에는 인(P) 성분이 많아요. 이건 또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거든요. 대부분의 매장에서 콜라를 세트메뉴에 끼워넣잖아요. 싼값에 생색낼 수 있어서 요즘에는 리필까지 팍팍 시켜줘요. 어린이 건강보다 돈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나저나 애들 살찌는 걸 왜 자꾸 햄버거 탓으로 돌리는지 모르겠어요. 증거있어요? 증거없어요. 각국에서 맥도날드 가게가 늘어나는 숫자에 정확하게 비례해 아이들의 비만율이 증가한다는 통계 외에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비만율도 점점 늘어나 초등학생은 35%가 비만위험에 처해 있대요. 하지만 비만의 원인에는 운동부족도 있는 거예요. 뭐라고요? 열량과잉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지방 패스트푸드라고요?
여보세요. 학자들이 아무리 인공첨가물의 위해성이나 영양불균형을 떠들어대도 93년 미국을 발칵 뒤집은 것처럼 이름있는 햄버거에서 O-157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달라질 건 없어요. 아이들이 집단식중독에 걸려도 흐지부지 넘어가는 나라 아닙니까. 인공첨가물이나 영양불균형이 당장 사람을 알아눕게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세상에는 우리 편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대요. 30년 전 일본에 맥도날드를 들여온 한 괴짜갑부는 이런 말도 했잖아요. “우리도 햄버거 많이 먹으면 미국사람처럼 키가 크고 피부가 하얘지고 금발이 된다.” 바뀐 건 늘어난 허리둘레밖에 없지만, 아직도 이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그 꿈을 왜 짓밟으시는 건가요.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 어린이 4명 중 1명은 과다체중이나 비만상태에 있대요. 60∼70년대에 비해서 두배나 증가한 거죠. 1980년대 일본의 패스트푸드 판매량이 두배 이상 증가하니까 어린이 비만율도 두배 증가했죠. 중국에서는 맥도날드가 처음 문을 연 이래 10년간 10대 비만율이 3배나 증가했대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이러니 미국사람처럼 돼간다는 말은 일면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사실 제가 설명하기 난처한 것들도 있어요. 햄버거의 세계화가 병원균의 세계화도 가져온다고 도끼눈을 뜨고 우리를 볼 때죠. 그럴 때마다 움츠러들긴 해요. 다 고기 때문이에요. 힘있는 정육업체가 비육장을 만들어놓고 사료먹여 소 키우고, 또 자기들이 세운 도축장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소를 죽인 다음, 같은 맛을 내기 위해 특정부위를 갈고 뒤섞어 패티를 만들기 때문에 비육장 소 한 마리만 병에 걸려도 금방 그 병균이 쫙 퍼지게 된다는 말은 맞죠.
게다가 공정속도가 얼마나 빠른데요. 재료를 생산하는 과정도 패스트예요. 예를 들면 미국의 한 도축장에서 소의 목을 따는 사람은 10초에 한 마리씩 죽인대요. 안 그러면 라인이 돌아가지 않으니까 정신없이 소의 목만 따는 거죠. 내장 꺼내는 사람은 내장만 꺼내고 머리 자르는 사람은 머리만 자르고…. 끔찍하죠? 하지만 그 덕분에 하루에 5천마리씩 너끈히 해치울 수 있는 거잖아요.
물론 이런 다국적 정육업체가 시장을 독식한다고 불만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런 목소리 내는 사람이 거의 사라졌죠. 미국의 경우 도축업이 병균의 확산을 부채질하는 대신 가난한 멕시코계 이민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잖아요. 착취라고요? 왜 자꾸 이야기를 옆길로 새게 하세요. 전세계적으로 도축장 종사자들의 산재율이나 사망률이 높은 게 왜 햄버거 탓이에요. 그 사람들 팔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