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동 단독주택에 살 때는 집안으로 먼지가 많이 날아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나뭇잎들도 마당으로 날아왔다. 하루도 청소를 하지 않고서는
사람 사는 집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먼지나 나뭇잎들이 수북이 쌓였다.
아파트로 이사를 오고 나니 청소하는 일이 조금 수월해졌다. 고층에 있으니
마당 쓸 일은 없지만 창문을 열어 놓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날아든다.
식구라곤 처와 달랑 둘밖에 없는데 집사람이 출근을 하고 나면 집에는 나 혼자
남으니 집안 청소는 으레 내 몫으로 남는다. 어떤 때는 급하다고 개수대 청소까지
맡기고 달아나니 음식물 쓰레기까지 내가 내다 버려야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빗자루와 쓰레바퀴를 들고 거실과 방 안을 쓸고 난 후
모프를 물에 적셨다가 짠 다음 스냅 끝에 물려 서서 밀고 다닌다.
국민학교 때는 분단별로 청소당번을 정해 교실에 있는 걸상을 책상 위로 들어
올린 다음 빗자루로 쓸고 걸레질을 하였다. 걸레질을 할 때는 물에 걸레를 빨아
교실 마룻바닥에 대고 엎드려서 두 손으로 밀고 나갔다. 한참 닦고 나면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대학 다닐 때는 기숙사생활을 했으므로 매일 청소를 해야 했고
순검 때는 상급생 간부들에게 지적을 받으면 빳다 세례를 받았다.
배를 탈 때는 살롱보이와 메살롱 보이가 있어서 편했다. 살롱보이는 살롱사관인
선, 기장과 1등 항해서 기관사, 통신국장을 담당하고 메살롱은 그 아래 사관인 2등
항해사, 기관사, 3등 항해서, 기관사 담당이었다. 방 청소뿐만 아니라 침대시트도
며칠마다 새것으로 갈아주고 매일 식사도 챙겨주었다.
하루라도 걸레질을 하지 않으면 양말이나 발바닥이 새카맣다. 그만큼 눈에는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많다는 말이다. 걸레질뿐만 아니라 화장실 청소도 내가
해야 한다. 요즘은 남자도 앉아서 오줌을 누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니만 나는
남자의 특권을 그대로 사장해 버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래서 서서 소변을
본다. 그러니까 오줌방울이 사방으로 튈 경우도 있고 해서 찌린내가 나는 수가 있다.
유한락스를 뿌려 변기청소를 한다. 화장실 청소를 하면 재수가 있다고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