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인 오사장이 오전11시쯤 전화가 왔다. 5시쯤 누리공원에서 만나
민락동 수변공원을 거쳐 광안리해변까지 산보나 하자는 것이었다. 본래 토요일은
대학동기생 산행팀의 등산 날짜였으나 이번에는 결혼식이 있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산행계획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4시쯤 집을 나서 롯데백화점 7층에 들러 2025년 다이어리를 큰 것과 수첩용 두 권
을 샀다. 탁상용 일지를 찾아보니 눈에 띄지 않아 직원에게 물어보니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몇년전에는 11월에 갔더니 다음해 다이어리가 다 팔리고 없어
센텀문구점을 다 찾아 헤매다가 겨우 한권을 구한 적이 있었기에 미리 간 것이다.
5시에 연화의 전당 앞 누리공원에서 친구를 만나 수영교를 건너 수영천 둑길에
설치돼 있는 데크길을 따라 민락 수변공원을 향해 걸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데크길
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걷고 있었고 개중에는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수변공원 뒷편에는 야트막한 백산이 있는데 그 꼭대기에는 점이대라고 새겨진 돌비석이
하나 세원져 있다. 어느 향토사학자는 그 자리가 옛날 좌수영의, 왜구가 배를 타고
침입하는지를 감시하기 위한 감시초소가 아니고 그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위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서 이조때의 지도와 왜정시대 그리고 수영비행장이 있을 때의
지도를 제시해 놓고 있다.
수변공원을 돌아 민락회센터 앞을 지났다. 왼쪽 바다 가운데로 크다란 광안대교가 위용
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근 1년만에 걸어보는 참이다. 바닷가에는 더 많은 인파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주말 나들이를 즐기는 것 같았다. 광안리 해변 끝에서 옛날
콩나물국밥을 시켜 저녁을 먹었다. 이 콩나물국밥집은 새벽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기타소리가 나서 고개를 기웃거려 보니 남여 두 사람이 남자는 기타를
치고 여자는 마이크를 잡고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 앞에 앉아 7시부터 10분간 공중에서
펼쳐지는 드론쇼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