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일반 냉장고없이 김치냉장고만으로
충분했다
구름밭 세 동이 모두 화전민이주초기에 지어진 덕분에
황토방의 잇점을 20여년째 누리고 산다
그 불편함 역시 누린다고할까
일흔 넘은 나이에 겨울철난방을 책임지는
옆지기의 고생이야 이루 다말할수없지만
그 역시 노년의 근육저축에 꾸준히 한 몫했다
황토방의 특징중 하나가
온도변화가 적다는 점
숨쉬는 공극 덕분에 냄새 흡수력도 좋다
기둥도없이 흙으로만 지어진 황토방은
허물어도 모두 자연으로 돌아간다
바닥도 석유유래 소재도 쓰지않은
흙바닥 그대로이다
주방딸린 사랑방으로 사용하는 사랑채는
누에치던 방을 개조한 것이라
안채나 별채에 비해
단열도 허술하지만
김치냉장고 모토돌아가는 소리가
자주 돌아가지않는 걸 보면
생각보다 온도변화가 적은 편이다
이틀전 김치냉장고가 사이렌같은 경고음이 나서
서비스 점검팀을 불렀다
냉매가 새고있고 대체는 불가능하다고한다
초기제품은 정말 고장이 적었는데?
질문많은 삼순아지매질문에
친절한 기사님 답변;
냉매배선이 초기엔 구리관이었는데
지금은 알미늄소재라고한다
무엇보다 이 200리터 냉장고를
폐기물로 버려야한다니
답답하고 상실감이 크다
냉장고를 안쓰니
최소한 김치냉장고는 있어야하는데
아무튼 채식식단의 비중을 높이고
김치냉장고 의존도를 줄이자
지금도 훨씬 온도가 낮은 안채정지에
소금항아리와 숯항아리엔
사과와 들기름을 보관하고있다
이런 산골짝탐구생활이 즐겁다
문제가 생긴 냉장칸과
아직은 온전한 생동칸의 온도를 처크하며
저장먹거리는 줄이자
냉장칸에 온도계를 넣어두었다
냉매가 새는 긴장감을 잊지않고
일상 속에서 다시 점검해본다
탄소발자욱을 염두에 두고사는 산골생활
아에 구석기시절로 돌아가볼까
일상에 피어난 또다른 긴장감이 좋다
뜰안의 감나무처럼
그 자리를 항상 지키던 김치냉장고 너도
떠날때가 되었구나
20년은 안됬는데 ㅠ
장작을 아끼느라 다소 습해진
황토방여건이 배관을 녹슬게했을까?
항상 말씀없으시던 아버지
아버지를 추모하며
언젠가
뜰안의 감나무로 비유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나이드니 그간 쓰던 가구도 생활용품도
저절로 엔틱이 되어간다
갑자기 주변이 소중해진다
아끼며 절제하며
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간다
오늘도 어제같은
오래된 미래
마냥 새롭고 효율높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삼순아지매 쳇봇시대의 푸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