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3월 21일 22:28:27 [스포츠 칸]
농구에는 문외한이지만, 열정만으로 정규리그 첫 우승을 일궜다.
울산 모비스 장원준 단장(55·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실 2001년 기아자동차 농구단을 인수해 출범한 울산 모비스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02~2003 시즌에는 4강진출에 실패했고, 2003~2004 시즌에는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패배주의가 감돌고 있었다.
하지만 2004년 4월 모비스의 새로운 단장으로 취임한 장원준 인사·총무 분야 전무는 개혁을 단행한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 전체에 획기적인 변화를 준 것이다. 당시 전자랜드를 4강으로 이끈 유재학 감독을 삼고초려 끝에 최고대우(3년간 연봉 2억3,000만원)에 모비스로 데려왔다.
“포인트가드 출신 감독 중 3명의 후보가 있었지요. 그런데 유 감독을 만나고 ‘이 사람이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고 끈질긴 구애를 펼쳤어요.”
그 다음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변화시켰다.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있지 않다는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직접 선수들과 식사하면서 그 원인을 분석했다. 장단장이 직접 나서자 선수들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흩어졌던 선수들은 어느새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는 입사이후 인사분야에서만 2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농구와는 관련도 없었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든 사람이 그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노하우는 결국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농구단이라면 열 일을 다 제쳐두고 달려든다.
모비스의 양동근은 “단장님이 열정을 보이시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보답해야죠”라며 장 단장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 단장은 “난 그냥 선수들이 경기를 잘 하도록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모든 공을 유 감독과 선수들에게 돌렸다.
[울산] 최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