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메타문학 겨울호 제7호 시2편-[푸른 새벽 서정],[But이 아니라 And로 곧은 나무]
푸른 새벽 서정
김윤자
자동차가 고양이 눈 속에 있다.
바퀴 하나로 세상과 연결되는 자동차
고양이는 그 바퀴를 붙들고 있다.
지난 밤 비둘기를 놓쳐 버리고
들쥐조차 없는 빈 들에서
쓰디쓴 방랑을 접고
자동차 가슴의 체온에 기대고 있다.
반포대교를 넘어야 하고
남산터널을 지나야 하고
소공동 고층 건물까지 달려야 하는
자동차의 하루를 계산하며
끈질긴 집념으로 매달려 있다.
동녘 태양이 어둠을 삼키고
자동차가 풍요의 시동을 켤 때
눈 먼 절름발이 현실은
웅크린 등줄기로 넘어가리라 믿는
고양이의 푸른 새벽 서정
푸른 새벽 서정-[조선문단] 무크지 2003년호,한국문협 월간문학 2007년 11월 465호,공주교대10회매거진 2010년 창간호<다시 쓰는 곰나루 일기>,서초문인협회 2016년 시낭송,보령컬처&문학관 개관식 2016년 7월 2일 시낭송,충남문학 2016년 상반기 61집,2016년 작가와문학 제10호 가을겨울호 서초문협회원 특집, 2016년 충남문학 작품상 작품,김윤자 제2시집 출간 시집제목,문학서초 2017년호,2017년 서초문학상 수상 대표시,메타문학 2024년 겨울호 제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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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이 아니라 And로 곧은 나무
김윤자
내 몸엔 마디가 없습니다.
But이 아니라 And로만 자랐음입니다.
바람님, 죄송합니다.
시리도록 등을 흔들어도
내 스스로 휘어져 활이 될지언정
바람님의 입김으로 굽어질 순 없습니다.
천둥번개님, 죄송합니다.
따갑도록 머리를 흔들어도
내 스스로 쪼개져 촉살이 될지언정
천둥번개님의 호령으로 부숴질 순 없습니다.
곁가지 한번 뻗어보지 못했습니다.
세상의 뜨거운 불 혓바닥에 데일까
내민 손 들이밀고
And로, And로 곧은 뿌리내린
외나무다리를 달려왔습니다.
*싸일러스·마아너의 오두막살이
베틀에 십오 년을 앉힌다 해도
내가 짜내는 무늬는
But이 아니라 And로 곧은
백혈무사의 정의로 빛나는 날선 검입니다.
바람은 가끔씩 But으로 몰아치지만
빛을 향한 나의 문은
언제나 And로 열려있어
화산의 불기둥이 회오리쳐도 타지 않을
파란 자존이 꼿꼿이 솟고 있습니다.
*조지·엘리어트의 소설 [싸일러스·마아너]에서 나오는 주인공 이름
울울창창 숲속 오두막에서 15년간 베틀 생활로 고독하게 살았던 대목.
But이 아니라 And로 곧은 나무-충남문학 33집 2002년도 상반기,시집<푸른 새벽 서정>,충남문학 2021년 겨울호 제72호(2021년 충남문학 대상 자선 대표작),메타문학 2024년 겨울호 제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