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배려

[귀암(龜巖) 김재형]

  ♧공감과 배려♧ (성숙한 사회로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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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의 J변호사는
어느날 지인의 장례식장
에 가서 문상을 마치고 나오다가 다른방 빈소에 유치원생 같은 아이의 영정사진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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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은 아무도 없었고
아이의 부모같은 젊은 부부만 상복을 입은 두개
의 섬처럼 적막하게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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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변호사는 조용히 들어
가 아이의 영정 사진에 분향하고 절을한뒤 상주 인 부모에게 말했다.
"지나다가 모르지만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워
아이의 명복이라도 빌어
주려고 들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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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의 K프리랜
서는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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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친구가 항암치료 때문에 삭발을 한 다음 창피해서 외출을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자
머리 깎은 한사람은 쳐다
보지만 두 사람은 안쳐다
본다며 자신도 긴 머리카
락을 친구처럼 빡빡 깎아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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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시장이든 백화점
이든 늘 함께 다녔다.
부인이 비구니가 되는 줄 알고 매일 좌불안석 이었
던 K프리랜서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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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의 중견 출판
사의 H대표는 어느날 골목에서 남루한 행색의 걸인같은 사내를 보고
지폐를 꺼내 적선하려다
가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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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불쑥 내미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
라는 생각 때문에 잠시 고민하다가 사내의 등을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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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거 흘리고가셨
어요"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주는
척하며 적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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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의 한 장면처럼~
이 세사람의 따뜻한 일화
는 우리 주변에 흔할것 같으면서도 흔하지 않은 실제 얘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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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면부지의 빈소에 분향
하며 헌화했다는 얘기를 아직 들어 본적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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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중인 친구를 위해 같이 삭발했다는 얘기를
아직 들어 본적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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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은 하되 걸인을 주인
으로 만들어 명분을 세워
주고 자존심을 배려하는 방법까지 고민했다는 얘
기를 아직 들어본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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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공감과 배려가 크게 강조되는 시대도 드
물다.그러나 대부분 먼발
치에서 잠시 눈물짓고 잠
시 슬퍼하는 것으로 공감
과 배려를 소비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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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는게 아니라
커피 브랜드를 마시는 것과 같다.공감과 배려는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도 아니다.값싼 동정은 더욱
아니다.그것은 작은 감동
의 생산이고 그생산이 모
여 감동의 연대를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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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엄마는 낯선 조문객 하나만으로도 세상이 따뜻했을 것이고,
*암투병 환자는 삭발한
친구 하나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다 나았을것이며,
*걸인은 일부로 자신의 떨어진 자존감을 세워주
는 것 하나 만으로도 긴 터널같은 일상에 잠시나
마 빛같은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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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분의 인품과 마음이
진짜 생산적인 공감과 배려의 씨앗인 것입니다.
그 씨앗이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며
그리고 다시 따뜻한 봄이 오게 됩니다~^^♡
-<카톡으로 받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