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알게된 이태원 압사사고로 한참을 놀랐다. 재난도 아닌데,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이 그냥 길거리에서 죽어나갔다는 현실은 잠시 정신을 멍하게 만들었다. 살면서 겪는 사고들이 늘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것이라는 점이 더욱 놀라울 뿐이다.
어제 늦은 밤 그리고 오늘 새벽 세상과 이별한 이들의 명복을 빌다.
점심식사후 메가박스 홈피에 들어가 상영영화를 살피다 <가재가 우는 곳>을 봤다. 자꾸 우는 곳이라고 표현되는 것은 내가 표현의 관습을 벗어나지 못해서인것 같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이라고 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른
른데ㆍㆍㆍ
유료시사회라며 오늘 한 번 상영한다. 시사회든 상영이든, 보고 싶어 오후 일정에 넣었다. 소설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소설에서 묘사된 늪과 바다의 풍경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에 보고 싶었다.
상영시간에, 200석은 족히 되는 상영관에 들어갔다. 나 혼자 2시간이 넘는 영화를 관람했다. 후반부가 되자 직원이 자꾸 문을 열고 들어온다. 유일한 관객이 나갔거나 잠을 자거나 확인이 필요했나? 하나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영화를 상영해준 극장이 고마울 뿐이다.
영화는 늘, 소설보다 못하지만, 소설을 모르고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크게 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 하늘, 새들, 늪의 나무와 모래사장, 깊은 바다속을 가르는 수영.
가족이 모두 떠난 늪의 집에서 혼자 인생을 살아가는 카야, 그녀가 죽은 후에야, 아무도 몰랐던 그녀의 비밀을 알게된 남편 테이트. 약자가 살아남기 위해서 가끔 포식자가 죽어야한다는 그녀의 말. . .은 인상적이다.
그녀는 무죄판결이 났던 살인사건의 살인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