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묘(素描)
채린(綵璘)
28일이라는
아직은 이틀이나 사흘을 남겨두고
싹둑 잘린 2월
봄을 준비하는 마음
여전히 쌀쌀한 냉기가 가슴에 스며들기에
곧 꽃샘바람을 몰고 오기에
성급함은 금물이다
대중교통도 자가용도 안방 같은 오늘
뭐에 그리 춥지 않다
목이 긴 스웨터가 거추장스럽다
그 옛날 어머니의 어머니
등이 갈라진 손으로 물 긷고 빨래하고
얇은 무명옷에 매우 추웠으리라
해가 길어졌음이 눈에 보인다
2월
월급 받는 사람들 좋아라 하고
학원비 내는 엄마들 싫어라 한다
미리 준비하는 옷 점들
봄 마중에 겨울을 보내느라 부산하고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
봄인 줄 알면서도 슬그머니 겨울옷에 손이 간다
이사를 생각하기도 새로운 만남도 준비한다
설날과 정월 보름까지 설날이라고
못한 세배와 덕담을 하던 선조처럼
미처 챙기지 못한 사람을 돌아보는 일이다
참 여유로우며 바쁜
짧으면서도 긴
2월
첫댓글 2월을 무난히 넘기고 있네여...